Daily Art: 하루 한 번 예술 한 모금

벌써 몇 년 째 잘 쓰고 있는 앱이다. 앱에서 사용하는 광고 문구는 Darily Dose of Art인데, 그 말 그대로 매일 예술 작품을 하나 골라서 앱 사용자에게 소개해준다.

예술작품이라고 하지만, 주로 보여주는 것은 그림이다. 특히 1700년대에서 1900년대 초까지의 회화 작품이 많이 올라온다고 느껴진다. (세어 본것은 아니다.) 그 외에 근현대의 난해한 작품이 가끔 올라오고, 조각이나 고대의 유물 같은 것도 한 번 씩 보여주기도 한다. 그렇긴해도, 자주 볼 수 있는 것은 역시 서양 회화이다.

그림을 볼 수 있는 기본 화면은 위와 같고 좌/우 스와이프를 통해서 과거 날짜의 그림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작품의 제목 부분을 잡고 위로 스와이프하면, Daily Art 팀이 작품에 대해 해설해 준 글을 읽어볼 수도 있다. 그림 자체에 대한 해설도 나름 친절한 편이고, 일반적으로 생소하게 여겨지는 예술가이거나, 재밌는 에피소드가 있는 작가라면 그 예술가에 대해서도 간략히 설명해 주기도 한다.

물론 영어로만 써져 있다보니 자주 읽어보진 않는다.

앱은 매일 한 작품을 소개해주는 것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복잡한 기능이 많지는 않다. 이 앱의 장점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기본적으로 작품을 보고 본적 있는 그림인지 체크할 수 있고, 마음에 든다면 좋아하는 작품(Favorite)으로 등록해둘 수 있다. 위와 같은 검색화면에서 이미 소개한 적이 있는 작품을 찾아볼 수 있고, 내가 좋아한다고 체크해둔 작품을 따로 모아볼 수 있는 기능도 있다.


마지막으로 미리 시간을 정해두면 정해둔 시간에 알람을 보내준다. iOS 11에서였나 Rich Notification을 지원하기 시작한 이후에는, 알림에서도 그림을 필진의 위트있는 문구와 함께 미리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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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이어트

내성적인가, 내향적인가

어렸을 때는 내 성격이 내성적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어머니께서는 성격이 너무 내성적이니 좀 외향적으로 바꿔야한다고 하셨던 것 같고, 아버지께서는 사내 자식이 왜 그렇게 히매가리가 없냐고 종종 말씀하셨던 것 같다. 어머니는 심지어 좀더 못되 보이는게 낫다시며, — 그 때 우리 기준에서는 꽤 — 튀는 색인 주황색의 외투를 사주시기도 했다.

내 성격이 어땠기에?

내성적이라는 말을 듣는 사람의 성격이야 뻔하다. 친하게 지내는 친구들은 몇몇 있지만, 반이 갈리면 굳이 다른 반으로까지 찾아가서 어울릴 생각은 하질 않는다. 자기주장을 강하게 내세우는 사람이 있으면 한두발 물러서는 편이었고, 책을 — 지금보다도 훨씬 더 — 즐겨 읽었다. 나이가 들면서 성격이 크게 바뀐 것은 아닌데, 그래도 사람을 대하는 것이 조금은 편해졌다는 생각을 때로 한다. 여전히 서툴긴 하지만, 상대방의 주장이나 태도가 내 입자에서 불공정하다 느끼면 나도 강하게 나설 때도 있다.

나 스스로도 어느정도 인정하는 바라서, 내성적이라는 것을 크게 부정하고 살지는 않았지만, 대학에 입학하거나 직장을 잡기 위해서 지원서를 낼 때는 문제가 좀 달랐다. 그런데다가는 내성적이라고 쓸 수 없으니까. 내성적이라는 말은 부정적인 단어다. 그렇다고 거짓말하고 싶은 생각도 없으니 내향적이라고 썼다. 내향적이라는 단어는 왠지 긍정적인 뉘앙스가 있어서 내 성격을 적당히 포장하기에 괜찮았다.

위로

내 성격을 포장할 단어를 찾았다는 것과 내 성격 그대로를 인정하고 포용할 수 있다는 것은 전혀 다른 말이다. 나는 그 이후에도 여전히 내 성격을 좀더 외향적으로 바꾸기 위해서 노력해야한다고 생각했고, 그래도 어렸을 때에 비하면 많이 외향적으로 바껴보이는 것을 긍정적인 성취 중의 하나로 삼았다. 이런 식이다.

“제 성격이 조금 내향적이긴 한데요, 예전에 비하면 많이 활달해졌어요.”

활달하다는 게 뭔가 싶긴 하지만.

그러다가 Susan Cain의 The power of introverts(내향성의 힘)이라는 TED 강의를 들으면서, 내 성격이 잘못된 것이어서, 혹은 열등한 것이기 때문에 고치거나 바꿔야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그냥 다른 것 뿐이다.

다른 사람들이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힘을 얻을 때, 나는 조용히 책이나 읽으면서 에너지를 채워 나가는 것이다. 그렇다고 사람을 싫어하는 것도 아니고, 어울리는 사람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저 많은 사람과 부대낄 때 좀더 빨리 지치긴 하지만, 필요하면 어느정도는 그 자리에서 에너지가 점점 차오르는 것 같은 모습을 보일 수도 있을 거다.

꽤 오래전에 들었던 강의여서 이제는 큰 맥락 정도 밖에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어느 정도는 나에게 위안이 되었던 강의이기도 했다. 당시 유학간다고 회사를 그만두고, 새로운 환경, 새로운 사람들 사이에서 부대껴야할 때여서 내 이런 성격이 더 불편하게 여겨졌던 시기다. 그래서 강의를 들으면서 내 타고난 성격이 아니라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 (결국은 타고난 성격이 아니라 안이함과 게으름이 문제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게 되어버렸다…)

말로는 다 하기 힘들었던 이야기

강의를 잘 들었기에 굳이 책까지 읽을 필요가 있나 생각했다. 그래서 한참동안 읽지 않았다. 책 내용의 요점은 틀림없이 이해했다고 믿었으니까.

그러다가 리디북스에서 이 책, 콰이어트를 무료로 대여해주고 있는 것을 알게 되어 읽기 시작했다. 시끄러운 세상에서 조용히 세상을 움직이는 힘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데, 전체적인 맥락에서 보자면 내가 처음 생각했던대로 TED 강의의 주제와 일치했다. 하지만 생각하지 못했던 점은, 20여분의 강의로는 미처 다 담을 수 없는 이야기가 생각보다 많았다는 것이다.

책을 읽어 보고 느낀 것은 TED 강의는 커튼이 살짝 걷힌 창문을 통해서 이 집의 거실을 슬쩍 들여다 본 것 같다는 것이다. 창문을 기웃거려서는 거실조차도 자세히 살펴보기 어려울뿐더러, 집에는 거실만 있는 것도 아니다. 책은 마치 현관문을 활짝 열고 집 안으로 초대해서 방 여기저기를 둘러보라고 안내해준 것과 비슷했다.

책은 기본적으로 개인적인 — 수전 케인 본인의 이야기와 본인이 직간접적으로 전해들은 사람들의 이야기 — 경험과 전문가 등을 통해서 조사한 데이터가 교차하며 펼처져 있다. 이를테면, 본인의 경험을 먼저 말하고, 단지 자신이나 책을 읽는 당신만이 아니라 꽤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것을 경험하고 있다는 것을 통계로 알려주거나, 그러한 성격/행동의 과학적 배경을 알려주는 식이다.

1차적으로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위로가 되어 준다는 것이다. 미국은 우리나라보다도 훨씬 외향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라여서인지, 성격이 외향적이지 않다는 것에 대해서 죄의식까지 가지고 사는 사람도 꽤 많은가 보다. 그래서 이들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꽤 많은 지면을 할애해서 설득한다.

서구권 만큼은 아니겠지만, 한국에 살면서도 내향적인 성격은 꽤 부정적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고속 성장기의 따라잡기의 영향일 수도 있고, 어쨌든 내향적인 사람은 외향적인 사람보다 행동이 덜 적극적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이유가 무엇이든 나를 포함해서 아마 꽤 많은 사람들이 성격을 개조해야 한다고 믿으며 살아왔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어보면 꼭 그렇지는 않다.

일단, 사람의 성격이 내향성과 외향성이라는 어느 극단 중의 하나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이 쪽 끝과 저 쪽 끝 사이에는 꽤 많은 스펙트럼이 존재하고, 사실 나도 내향적인 성격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저자가 묘사하는 성격은 나와 많이 다르다고 느끼기도 했다. 그러니, 성격의 두 측면이 무 자르듯이 나누어 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이거 아니면 저것처럼 반대되는 두 개 중에 하나를 고르는 것도 아니다.

또한, 실제의 성격과 관계없이 자신에게 정말 중요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누구라도 그 상황에서 필요한 성격을 연기할 수 있다. 물론 처음부터 자연스럽게 행동할 수는 없겠지. 뭐가 됐든 모름지기 처음이 가장 어려운 법이다. 하지만, 내 꿈을 위해서 피할 수 없다면? 내 본질을 잃어버리지만 않는다면 상황에 따라 다른 사람이 되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어차피 사람은 여러 개의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간다.

아쉽게도 책을 끝까지 읽지는 못했다. 시간이 좀더 여유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책을 읽는 중에 대여 기간이 만료되어 버렸다. 책의 뒷부분은 내향적인 성격을 가진 자녀가 있을 때, 어떻게 소통하고 키워나가야할지에 대한 저자의 고민과 해답이다.

맺는 말

이 책은 자기계발서가 아니다. 이 책에 여러가지 팁이 나오긴 하지만, 팁 때문에 이 책을 읽지는 않을 것 같다. 이 책을 읽고나면 반드시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행동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그냥 “아, 내 성격이 나쁘거나 문제가 있는 건 아니구나..” 정도 생각할 수 있게 되면 충분하지 않은가 싶다.

사람은 종종 쉽게 할 법한 일도 ‘주변 사람이 나는 못 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만으로 못하게 되기도 한다. 이 책을 읽고 ‘아니 그건 모르는 사람들 생각이고, 실제로 나같은 사람들 많은데, 의외로 특별한 거 뭐 없이 잘 하고 살잖아?’라는 생각 하나 정도만 남겨가도 책 읽은 보람이 꽤 있을 것 같다.

블루투스 이어폰 리뷰: Beoplay E8

H5를 1년이 좀 넘게 사용하면서 아쉬웠던 점은 무엇보다도 아직 선으로 연결되는 부분이 조금 남아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선이 조금 남아 있다보니 옷을 가볍게 입어도 고개를 돌리면 선이 옷에 쓸리는 소리가 제법 나기도 했고, 특히 목도리를 하거나 마스크를 할 때면 선이 은근히 걸리적 거리는 점이 있었습니다. 대안으로 에어팟도 생각을 해보긴 했는데, 일단 음질 측면에서 약간 다운 그레이드라 조금 아쉽기도 했고, 에어팟의 특징적인 모습을 생각하면 그게 제 귀에 걸려서 잘 어울릴 것 같지 않다는 생각도 들어서 E8과 같은 모양의 이어폰을 찾아봤습니다.

일단 보스의 제품은 유닛이 너무 커서 정말 귀에 큰 볼트를 끼워 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 싶은 와중에 B&O에서 신제품이 나온다는 소식을 확인하고 기다리다가 제품을 구입했습니다.

개봉



바로 전에 구입했던 H5보다도 포장은 더 고급스럽게 되어 있었습니다. 박스 만듬새도 깔끔하고 단단했고, 내부도 짙은 색의 스펀지와 벨벳같은 소재로 점잖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박스를 열면 바로 보이는 것이 이어폰 유닛 두 개와 충전케이스가 바로 보입니다. 저는 검정이 아니라 샌드 색을 선택해서 충전케이스와 유닛 모두 각도에 따라 짙어보이는 회색으로 되어 있습니다. 유닛은 분명 플라스틱이긴 하지만 그렇게 저렴해 보이지는 않고, 충전케이스는 인조인지는 모르겠지만 가죽으로 덮여 있습니다.



충전 케이스와 유닛이 있는 판을 들어 올리면 아래층에는 케이스에 연결되는 충전 케이블과 폼팁 한 쌍을 포함한 크기별 이어팁이 세 쌍 가량 들어 있습니다. 저는 예전에 알리에서 구입해둔 폼팁이 많이 남아서 그걸 먼저 사용하고 있습니다. H5도 그랬지만 다른 구성품은 박스 안에 그대로 두고 보관해 놓고 있습니다.

연결

연결 방법은 간단한 편입니다. 유닛 두 개를 너무 멀지 않게 들고 터치부를 동시에 누르고 있으면, 하얗게 깜박이던 지시등이 파랗게 바뀌면서 아이폰의 블루투스 기기 목록에 뜹니다. 그 다음부터는 여타 블루투스 기기의 연결과 다를게 없어요. 듣다가 충전 케이스에 넣어서 충전이 시작되면 기기는 자동으로 꺼지고 연결도 끊어집니다. 한 번 연결해 두면 그 다음에는 케이스에서 꺼내서 귀에 넣으면 작게 띵동하는 소리가 나면서 바로 연결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전화기와 연결되는 주 기기는 오른쪽 유닛입니다. 그래서 왼쪽 유닛만으로는 작동을 할 수가 없어요. 반드시 오른쪽 유닛이 연결되어야 작동이 됩니다. 반대로 오른쪽 유닛 하나만 따로 사용하는 것은 당연히 가능합니다.

처음 구매했을 때는 아이폰에 최초 연결이 잘 되지 않는 편이었고, 한 번 아이폰에 연결하면 아이패드나 보조로 사용하는 다른 아이폰에 연결이 잘 되지 않았습니다. 블루투스 기기 목록에 잘 뜨지도 않고, 목록이 떠도 ⓘ 마크가 옆에 표시되지 않은 채로 떠서 연결이 도무지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혹시나 연결이 되었다해도 다시 원래의 기기로 돌아오지 않아서 30분 씩 끙끙거린 적도 있었구요.

해당 문제에 대해서 B&O 쪽에 이메일로 문의한 적이 있었는데요. B&O에서는 기기를 완전히 초기화한 다음에 다시 연결을 해보라고 하였습니다. 그 쪽에서 알려준대로 해 본 결과, 여러 기기에 문제없이 연결되기 시작했는데요. 아마 중간에 펌웨어 업그레이드가 한 번 있었는데, 그 이후로는 문제가 완화된 것 같습니다. 참고로 초기화 방법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일단 이어폰을 켠다 (저는 그냥 귀에 한 번 꽂아서 연결음이 들리면 다시 뺍니다.)
  2. 지시등에 빨간 불이 들어올 때까지 이어폰 양쪽 터치부를 계속 누르고 있는다.
  3. 빨간 불이 들어오면 기기가 초기화되면서 재부팅이 된다. 시간이 조금 지난 후 다시 연결.

에어팟처럼 매끄럽게 연결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사용하던 아이폰의 블루투스를 끄고, 아이패드에서 연결하면 문제없이 연결이 됩니다. 다른 기기로 연결을 옮기는 것도 약간 번거롭지만 어렵진 않구요. 다만, 여전히 연결이 한 번 씩 끊어지는 문제는 있습니다. 심각한 것은 아닌데, 지하철이 정차하면서 와이파이 연결이 끊어지면 한 번 씩 블루투스도 끊어지는 것 같고, 가끔 왼쪽 유닛에서 잠시동안 소리가 나지 않는 현상이 있기도 합니다. 조금 거슬리기는 하지만, 크게 신경쓰이는 정도는 아니어서 그냥 사용하고 있습니다.

조작

광고만 생각하면 미래의 조작방법처럼 보일 수도 있겠으나 현실은 그렇게 녹록하지 않은 듯합니다. 설명서에 따른 조작 방법은 아래와 같습니다.

오른쪽 유닛

  1. 한 번 터치: 재생/정지 (전화올 때는 전화받기)
  2. 두 번 터치: 앞으로 빨리감기 또는 다음 트랙 (앱 설정에 따라서)
  3. 세 번 터치: 시리 호출
  4. 누르고 있으면: 소리 크게

왼 쪽 유닛

  1. 한 번 터치: Transparency Mode 진입 (전화올 때는 전화받기)
  2. 두 번 터치: 뒤로 감기 또는 이전 트랙
  3. 세 번 터치: 시리 호출
  4. 누르고 있으면: 소리 작게

터치 조작에 좀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일단 첫 번째는 연속으로 하는 터치를 잘 구분하지 못한다는 겁니다. 일단 음악이나 팟캐스트를 듣고 있는 중에 가장 빈번하게 조작하는 기능은 앞으로 빨리감기 또는 뒤로 가기 (또는 다음 곡, 이전 곡) 정도인데요. 두 번 연속 터치를 해야할 때, 어느 정도 빠르기로 해야하는지가 참 애매합니다. 무심코 두 번 두들기면 처음 터치는 무시되어서 그냥 정지되어버리기 십상이어서 다시 재생을 시키고, 다음 곡으로 가구요. 이전 곡으로 넘어가려다 보면 트랜스패런시 모드가 작동됩니다. 여러 곡을 연속으로 뛰어넘거나 이전으로 돌아가려다 보면 5번 중에서 꼭 한 두 번 정도는 한 번의 터치만 인식이 되네요.

두 번째는 별거 아닐 수도 있긴한데 터치를 하려다 보면 툭툭 치게 되서 귀에 소리가 좀 울려요. 굳이 묘사를 하자면 어렸을 때 귀파고 나면 귓등을 접어서 귓구멍을 덮고 톡톡 두들겼을 때 나는 소리같은 게 들립니다. 어쩌면 별거 아니기도 한데 음악 듣다 통통 울리는 소리가 들리면 좀 끊기는 듯한 기분이 들긴합니다. 그래도 이런 형태의 이어폰에서는 당분간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이지 않을까 싶네요.

몇가지 상황들

Transparency Mode

E8은 인이어 형태여서 착용하면 귓구멍을 완전히 틀어막게 됩니다. 노이즈캔슬링 기능이 별도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귓구멍을 거의 틀어막다보니 외부 소리가 잘 안 들리는데요. 가끔 이어폰을 빼지 않고 외부 소리를 듣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이 순간을 위한 기능이 바로 트랜스패런시 모드입니다. 트랜스패런시 모드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Beoplay 앱에 들어가서 어떤 모드를 사용할지 선택해줘야 합니다. 아래 사진과 같이 선택할 수 있는 모드는 세 가지가 있는데, 모드를 선택하려면 이어폰이 연결된 상태에서 왼쪽 유닛을 한 번 터치해서 트랜스패런시 모드를 켠 다음에 원하는 모드를 선택하면 됩니다. 이 모드에서는 내부 음량은 줄이고 외부에서 나는 소리를 마이크로 받아다가 귀에 들려줍니다.

  • AMBIENT: 음악 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고 외부 소리가 무척 선명하게 들리는 모드
  • SOCIAL: 단어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사람하는 말을 적당히 알아들을 정도로 음악 볼륨을 낮추고 외부소리를 키워 줍니다.
  • COMMUTING: 이런 형태의 이어폰을 끼고 길을 가다보면 제일 신경쓰일 수 있는 것은 다가오는 자동차 소리를 못 듣는 것이겠죠? 이 모드에서는 차 지나가는 소리 같은 주변 소음이 느껴질 수는 있을 정도로 들려줍니다.

이 모드가 말 그대로 외부 소음이 이어폰을 투과해서 들어오게 해주는 것은 아니고, 마이크로 일단 소리를 모으면서 바로 이어폰의 스피커 부분으로 들려주는 것이기 때문에 외부 소리가 그대로 깨끗하게 들리는 것은 아닙니다. 해상도가 낮은 마이크로 조금 먼 거리에서 소리가 나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요. 그래서 목소리가 조금 낮거나 이미 조금 뭉개져서 들리면 알아듣기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저는 야근을 하고나서 택시를 타고 집에 오는 길에 이어폰으로 팟캐스트를 들으면서 오는 때가 꽤 있는데요. 택시에서 내리면서 계산을 해야할 때, 지갑들고 이어폰 빼서 들고 하면 번거롭고, 그냥 끼고 있으면 기사님 말씀이 잘 안들리니까 이 때 트랜스패런시 모드를 종종 사용합니다. 그게 아니면 편의점이나 수퍼에서 계산하면서 가끔 사용하네요. 그 외에는 크게 쓸 일은 없는 것 같습니다만 막상 없으면 아쉬울 법한 기능입니다.

운동

이전 H5는 운동할 때는 사용하지않고, 출퇴근에만 사용했습니다. 땀에 젖어도 괜찮을지 확신하기가 어려웠던 점이 하나이고, 설사 상관없다 해도 두 유닛을 연결하는 선이 패브릭 소재로 되어 있어서 땀에 젖으면 관리하기 곤란하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대신 운동할 때는 플랜트로닉스에서 나온 백비트 핏을 사용했지요. E8을 사기 전에 B&O에 이메일로 운동할 때 사용해도 문제가 없는지 문의를 했습니다. B&O에서는 E8이 _Sweat Proof_이기 때문에, 내가 이전에 사용하던 H5와 마찬가지로 운동할 때 사용해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알려줬습니다. (그러니 H5도 운동에 사용해도 문제가 없습니다.)

다른 이어팁은 사용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일단 폼팁을 사용했을 때는 의외로 귀에 잘 붙어있어서 어지간히 격렬한 움직임을 취해도 빠지거나 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일단 E8을 가지고 해본 동작은 버피테스트나 제자리 높이뛰기 같은 맨손 운동 종류와 평지/산길 달리기 최대 3.5시간여 정도였는데, 운동 끝날 때까지 귀에 잘 붙어 있었습니다. 다만, 제 귓구멍의 문제인지 왼쪽 귀는 땀이 흘러들어가서 폼팁이 축축하게 젖을 때가 있는데, 그러면 기분이 좀 찝찝해요. 그래도 빠지지는 않았어요.

전화

손이 영 없을 때 이어폰을 낀 채로 전화를 받아본 일이 몇 번 있습니다. 통화해 보면 제 귀에는 상대박 목소리가 깨끗하게 들려요. 시끄러운 지하철 안이라고 해도 상대방 목소리를 듣는데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상대방은 그게 아닌가 봐요. 특히 시끄러운 곳에 있을 때 제 목소리뿐 아니라 주변 소음도 같이 전달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하철을 타고 있는 상황처럼 주변 소음은 큰데 내 목소리는 낮춰야하는 상황에서는 거의 통화가 안된다고 보시면 되요. 길을 걷거나 개방된 곳에 있으면서 전화기를 들고 통화를 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적당한 대안이 됩니다. 목소리는 좀 높이세요.

결론

비슷한 종류의 이어폰 중에서 더 저렴한 가격대의 제품도 있습니다. 굳이 찾아보지는 않았지만 제이버드에서 나온 제품이 30만원 이내인 것 같으니, 에어팟의 모양이 부담스러워서 적당한 대체재를 찾고 있으시다면 굳이 40만원 가까이하는 E8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이 회사의 음질을 마음에 들어 하시거나, 저처럼 디자인에 꽂힌 사람이면 한 번 구입할 법 하죠. 일단 선이 전혀 없다는 점에서 무척 편하고, 배터리 케이스부터 이어폰까지 디자인이 나름 고급스러워서 보고 있으면 만족스럽기도 합니다. 구입하고 나서 지금까지 매번 운동할 때마다 착용했지만 땀 때문에 색이 변한다거나 하는 일도 없는 걸 보니 마무리도 잘 된 것 같네요.

그래도 아쉬운 점이 몇몇 있습니다.
* 터치 컨트롤은 사실 상당히 불편합니다. 다음 곡으로 넘기기 위해서 가볍게 톡톡 두드려주면 한 번에 제대로 인식하는 일이 거의 없어요. 대부분 음악이 정지되어서 다시 재생시킨 다음에 한 번 더 톡톡 쳐 줍니다. 요새는 요령이 좀 생겨서 검지를 유닛에 살짝 감싸듯이 대고, 엄지로 두르려 줍니다. 한결 낫네요.
* 오른쪽 유닛이 주이고, 왼쪽 유닛이 부인데 그래서인지 가끔 왼쪽에서 연결이 떨어졌다 붙을 때가 있습니다. 가끔이지만 확실히 거슬리긴 하죠.
* 트랜스패런시 모드를 가끔 쓰는데요. 이것도 이전 곡으로 돌아가려다 실수로 호출하는 경우가 꽤 되요. 그리고 오른쪽 유닛을 먼저 착용하면 거의 반드시 이 모드가 켜집니다. 왼쪽을 착용하려다 보면 꾹 눌러줘야 해서요.
* 연결이 지속되는 거리는 대략 20보 정도이니 10m에 살짝 못 미칠 것 같네요. 이런 식의 테스트를 H5로 해보지는 않았는데, 틀림없이 백비트 핏에는 약간 못 미칩니다. 운동할 때 전화기를 두고 정수기에 물마시러 가는데, 백비트 핏을 사용할 때는 끊김이 없다가, E8을 사용한 이후로 끊김이 생겼어요.
* 아마 애플이 만든 제품을 제외한 다른 모든 블루투스 이어폰이 그렇겠지만 다른 기기로 연결을 전환하는 게 조금 번거로워요. 블루투스를 강제로 끊고 옮겨야 하거든요. 이 부분은 차라리 백비트 핏은 자체 앱에서 연결을 다른 기기로 전환하는 기능이 있어서 오히려 더 편했던 것 같습니다.

기기 자체는 만듦새가 좋은 편입니다. 하지만 구입하고 나서 지금까지 펌웨어 업그레이드도 한 번 빡에 없었고, 가끔 있는 앱 업데이트도 죄다 새로운 기기 지원 뿐이네요. H5 구매 초기에는 Beoplay 앱도 더 못 쓸 물건이긴 했는데, 소프트웨어의 품질은 물건 값에 비해 터무니없이 낮아서 아쉬운 면이 있습니다. 그래도 준수한 음질과 착용하고 있어도 그다지 못나 보이지 않는 디자인, 제품의 품질을 생각하면 쓸만한 물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소프트웨어 지원이 꾸준하기만을 바라고 있습니다.

비트코인 버블을 넘어서

이 글은 New York Times에 개제된 Beyond the Bitcoin Bubble을 번역하였습니다. 현재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에 나타나고 있는 버블의 위험을 인정하면서도, 비트코인의 기반이 되는 Blockchain 기술이 왜 중요하고 어떤 함의가 있는지, 가상화폐와 블럭체인은 어떤 관계를 가지는지 잘 설명되어 있습니다.

layer innocent nothing argue pottery winner cotton menu task slim merge maid

이 단어의 나열은 아무 의미가 없다. 영어 단어를 어떤 알고리즘을 통해서 임의의 배열을 이루도록 느슨하게 늘어놓은 것 뿐이다. 저 문장에 특별한 점이 있다면 MetaMask라고 불리는 소프트웨어를 통해서 오직 나만을 위해서 만들어 졌다는 점이다. 암호학 용어에 따르자면 이건 씨앗문장(seed phrase)이라고 불린다. 이 문장은 마치 의식의 흐름을 그대로 적은 것 처럼 보이지만, 온라인 은행계좌에 접속하거나, 혹은 온라인에서의 정체성을 확인하는데에도 사용될 수 있다. 딱 몇 단계만 더 밟으면 된다.

화면에는 내게 이 씨앗 문장을 안전하게 보관하라는 지시가 있었다. 종이에 적어두거나, 컴퓨터 어딘가 잘 보안된 공간에 보관해 두라는 것이다. 내가 이 씨앗문장을 노트패드에 적어둔 다음에 버튼을 클릭하자, 내 문장은 예순 네개의 아무런 규칙이 없어보이는 글자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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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바로 암호의 세계에서 “개인화 키 (private key)”라고 불리는 것이다. 현실 세계에서 문을 열어야할 때 열쇠가 내 정체성을 증명하듯이 온라인에서 내 정체성을 증명하는 제한된 방법 중 하나이다. 나의 씨앗 문장은 몇 번이든 위와 똑같은 문자의 집합을 순서 그대로 만들어 낼 것이지만, 개인화 키에서 원래의 문장을 찾아내는 알려진 방법은 없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씨앗 문장을 안전한 장소에 보관해야 하는 것이다.

바로 위의 개인화 키 숫자는 이제 두 개의 추가적인 변화만 더 거치면 새로운 문자열을 생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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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자열이 바로 나의 이더리움 (Ethereum) 블럭 체인의 주소다.

이더리움은 지난 한 해 동안 가치가 1000% 이상 상승한 암호화폐 비트코인과 같은 군에 속한다. 이더리움은 이더(Ether)라고 불리는 자체 통화를 가지고 있지만, 그 플랫폼은 화폐 이상의 적용 범위를 가진다. 당신은 내 이더리움 주소가 은행 계좌뿐만 아니라, 이메일 주소와 사회보장번호 (우리나라로 치면 주민등록번호)의 요소까지 모두 가진다고 생각할 수 있다. 바로 지금은 내 컴퓨터 안에 말도 안되는 글자의 연속으로 잠들어 있지만, 내가 어떤 거래든 — 크라우드 펀딩에 돈을 지불하거나, 온라인 투표를 하는 것처럼 — 수행하는 순간, 그 주소는 그 거래를 검증하기 위해 즉각적으로 만들어진 컴퓨터들의 네트워크 전역으로 알려질 것이다. 그러한 검증의 결과는 다시 더 넓은 네트워크로 전파되고, 거기에서 더 많은 기계들이 복잡한 수학적 계산을 하기 위해서 경쟁한 다음에 승자는 그 거래를 이더리움 역사의 모든 거래가 기록되어 있는 하나의 정규화된 기록에 담을 것이다. 저러한 거래들이 바로 연속된 데이터의 블럭(blocks)에 기록되기 때문에, 이 기록을 블럭체인(blockchain)이라고 부른다.

이 모든 정보교환은 몇 분 정도면 완료가 된다. 내 관점에서는 일반적인 온라인 생활에서 그다지 다르지 않다. 그러나 기술적인 수준에서는 무언가 기적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 단지 10년 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그런 일 말이다. 나는 우리가 신뢰를 쌓기 위해 의존했던 전통적인 기관 어떤 것에도 의지하지 않고 안전한 거래를 완료해 낼 수 있었다. 어떤 중개자도 그 거래에 참여하지 았았다; 어떤 소셜 미디어 업체도 더 적절한 광고를 위해 내 거래를 포착하지 않았으며, 어떠한 신용 기관도 내 재무적 신뢰성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기 위해 내 행동을 추적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 그 플랫폼을 누구도 소유하고 있지 않다. 이더리움 주식회사에 투자하고 있는 벤쳐 투자자도 없다. 이더리움 주식회사 같은 건 없으니까말이다. 조직 형태로 봤을 때, 이더리움은 사기업보다는 민주주의에 훨씬 더 가깝다. 황제와 같은 권한을 휘두르는 최고 경영자는 없다. 이더리움을 이끄는데 도움을 주고 싶다면, 커뮤니티에 합류해서 할 일을 하면 그 뿐이다. 비트코인이나 다른 대부분의 블럭체인 플랫폼처럼, 이더리움은 정형화된 실체라기보다 집합체에 가깝다. 그 경계선엔 구멍이 숭숭 뚤려있고, 위계는 의도적으로 평평하게 되어 있다.

아, 한 가지 더. 이더 하나의 가치가 2017년 1월 1일 8달러에서 정확히 1년 후 843달러로 상승함에 따라, 그 집합체의 몇 구성원은 이미 그들의 노력으로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부를 쌓아 올렸다.

당신은 아마 이런 전환을 거부하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결국, 비트코인과 이더의 비현실적인 가치평가는 비이성적인 열광에 대한 케이스 스터디처럼 보일 것이다. 그리고 솔직히 웹사이트에 들어가서 신용카드로 결제하면서 사인하는 것과 별로 달라보이지도 않은 아는 사람도 얼마 없는 기술의 진보에 대해서 신경써야 할 이유가 무엇이란 말인가.

하지만 그런 거부는 너무 근시안적일지 모르겠다. 우리가 최근에 벌어진 인터넷의 역사에서 배운 것이 하나 있다면, 소프트웨어의 구조에 대한 소수만 신경쓰는 의사결정이, 만약 그 기술의 저변이 확대될 경우에, 깊이있는 세계적 영향력을 만들어 낼 것이라는 점이다. 만약 1970년대 도입된 이메일 표준이 공공-개인 키(key)의 암호화를 기본으로 포함하고 있었다면, 소니부터 John Podesta까지 이어지는 그 모든 이메일해킹 사고를 피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또, 아마 수백만명의 일반 사용자들도 일상화된 개인정보 도난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만약, 월드와이드웹(World Wide Web)의 창시자인 Tim Berners-Lee가 사회 신분과 연결되는 프로토콜(protocol)을 최초의 기술 범위에 포함시켰다면, 아마 우리는 페이스북을 볼 수 없었을 것이다.

이더리움과 같은 블럭체인 플랫폼의 진정한 신봉자들은 분산된 신뢰의 네트워크가, 장기적으로 그 역사적 중요성을 증명해 보일 진보된 소프트웨어 구조 중의 하나라고 주장한다. 그러한 약속은 암호화폐의 가치가 크게 뛰어오르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그러나 한 편으로, 비트코인 버블은 궁극적으로는 블럭체인의 진정한 중요성을 못보게 하고 있을 수 있다. 이러한 기술의 많은 후원자는 진정한 약속은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화폐를 대체하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인터넷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의 상당부분을 대체하면서, 동시에 온라인 세계를 더 탈집중적이고 평등한 시스템으로 되돌리려는 데 있다고 믿고 있다. 만약 당신이 그 후원자들을 믿는다면, 블럭체인이 바로 미래다. 그렇지만 동시에 인터넷의 뿌리로 돌아가는 방법이기도 하다.

한 때 무한한 지식의 전당이자 글로벌 연결성에 대한 유토피아적인 꿈에 영감이 되었지만, 지난 몇년에 걸쳐, 인터넷은 거의 모든 것에 대한 희생양이 된 듯하다. 우리가 마주하게 되는 거의 모든 사회적 문제점에 대한 원인 말이다. 러시아의 트롤이 페이스북에 가짜 뉴스를 퍼뜨리며 민주제를 파괴하였고, 혐오 발언이 트위터와 레딧에 넘쳐 난다. 또, Geek 엘리트의 거대한 부는 소득 불균형을 심화시키다. 웹의 초창기에 참여했던 우리 중 다수에게 지난 몇 년은 마치 인류 멸망 이후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웹은 소규모 잡지와 블로거, 자체적으로 조직되는 백과사전으로 잘 알려진 새로운 종류의 평등주의적인 미디어를 약속했었다. 20세기 대중문화를 지배해던 정보의 거인들은, 계층과 방송채널이 아닌 협동적인 네트워크로 정의되는 탈중앙화된 시스템에 자리를 내어줄 것이라고 생각되었던 것이다. 더 다양한 문화가 인터넷 그 자체의 개인 대 개인의 구조를 따를 것으로 생각되었다. 그 시절의 웹은, 금융 버블이나 스팸같은 수천가지 문제가 있었기에, 결코 유토피아라고 볼 수는 없었지만, 그런 결점들 아래에서 우리는 진보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지난 해 (2017년) 그런 이야기가 마침내 끝났다는 방점을 찍었다. 인터넷 회의주의자들의 존재는 물론 새로울 것이 없지만, 지금 다른 것은 그 비판적인 목소리들이 점점 더 예전에 열정을 가졌던 사람들에게서 나온다는 것이다. 스티브 잡스의 전기 작가인 월터 아이작슨(Walter Isaacson)은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나서 몇 주 뒤에 쓴 에세이에서 “우리는 인터넷을 고쳐야 한다. 40년이 지난 후에 인터넷은 그 자체와 우리 모두를 부식시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전직 구글 전략가(strategist)인 제임스 윌리엄스(James Williams)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사람의 관심을 끄는 것으로 돌아가는 경제 (attention economy)의 역학은 구조적으로 인간 의지를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설정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Union Square Ventures의 매니징 파트너인 브래드 번햄(Brad Burnham)은 그의 블로그 포스팅을 통해 “발행인들은 페이스북 뉴스피드에서 차별화되지 않는 콘테트의 바다에 상품화된 콘텐트를 공급하는 공급자가 되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웹사이트는 자기네의 운명이 구글 검색 알고리즘의 사소한 변화에 달렸다는 것을 깨달았으며, 제품 제조자들은 아마존이 제품을 중국에서 직접 떼 오는지, 제품 수요를 자사 제품으로 유도하는지에 따라 매출이 널뛰기 하는 것을 힘없이 지켜보고 있다.”며 디지털 시대의 유사 독점에 의한 총체적인 손해를 슬퍼했다. (브래드 번햄의 회사는 필자가 2006년에 설립한 회사에 투자했으며, 2011년 회사 매각이후로는 재무적 관련이 없다.) 심지어 웹의 개발자인 팀 버너스-리도 광고에 기반한 소셜 미디어 기업과 검색 엔진의 사업 모델이 놀랍거나 충격적이거나, 우리의 편견에 부합하도록 만들어진 가짜 정보와 ‘가짜 뉴스’가 확산되는 환경을 만들고 있음에 대해서 우려를 표했다.

대부분의 비판가들에게 이런 거대한 구조적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스마트폰을 끄고, 아이들을 소셜미디어에서 멀리 떨어뜨려 놓는 식으로 이런 도구에 대한 위험에 대한 새로운 마음챙기기 방법이나, 거대 IT기업들이 이전 세대 동안 공공에 필수적이었던 철도, 전화 산업을 다루는 것과 비슷한 수준의 강력한 규제와 반독점을 수단으로 삼자고 제안하는 것이다. 이런 아이디어들은 모두 추천할만하다. 우리는 우리가 어떻게 소셜 미디어를 활용하는지에 대한 새로운 습관을 계발할 필요가 있고, 또 한 편 구글이나 페이스북처럼 강력한 기업들이 예컨데 방송사와 같은 수준의 규제를 받아야한다는 것도 말이 된다. 하지만 저러한 개입이 지금 온라인 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핵심적인 문제를 고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결국, 1990년대 마이크로소프트의 독점적 능력에 맞섰던 것은 법무부의 반독점 부서만이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의 독점적 지위를 위협했던 웹,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애플 제품 같은 새로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출현도 포함된다.

이더리움과 같은 플랫폼을 지원하는 블럭체인 지지자들은 비슷한 수준의 소프트웨어, 암호화 및 분산 시스템에서의 진보가, 온라인 광고의 독성의 유인책, 페이스북, 구글, 아마존의 유사 독점, 러시아의 잘못된 정보의 유포같은, 오늘날의 디지털 문제들을 해결할 능력이 있다고 믿는다. 만약 성공한다면, 그 창조물은 어떤 반독점 규제보다도 Tech 대기업의 헤게모니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심지어 이 지지자들은 부의 불균등한 분배를 19세기 강도 남작 (Robber Baron) 시대 이후 본적 없는 수준으로 극심하게 만든 승자 독식의 자본주의에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보통의 IT 소비자들에게 유용한 어떤 제품에서도 아직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 주류의 인식에 파고들어간 블럭체인 프로젝트는 아직까지 비트코인밖에는 없는데, 이는 현재 1990년대 IPO 열풍과 유사하게 보이는 투기적인 버블의 한가운데에 있다. 그리고 바로 여기에 블럭체인을 이해해보려는 모두가 맞닥뜨리는 인지부조화가 있다: 혁명이 될 수도 있는 이 잠재적 힘이 이에 이끌리는 그 무리(돌팔이, 가짜 예언자, 돈벌래 같은 진짜 멍청이들) 때문에 낮게 평가되고 있다는 것이다. 개방되고 탈중앙화된 네트워크의 비전을 추구하는 기술자들이 일확천금을 노리는 기회주의자들에게 둘러쌓인 것이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이 버블이 터지고 난 다음에, 블럭체인에 정말 바랐던 약속이 여전히 남아있을지 여부이다.

현대 기술의 역사를 공부하는 학자들 중 몇에게 인터넷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 역사의 극본을 따라가는 것으로 보인다. Tim Wu가 2010년에 그의 책인 “Master Switch”를 통해 주장했듯이, 20세기의 모든 주요한 정보기술은 다음과 같은 비슷한 개발 양식을 보여왔다. 호기심과 커뮤니티로 동기부여된 연구자나 매니아들의 놀이로 시작되었다가, 주주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에 집착하는 다국적 기업에 인수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다. 우는 이러한 양식을 주기라고 부르는데,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인터넷이 이러한 주기를 설득력 있고 따라가고 있다. 인터넷은 정부가 자금을 댄 연구 프로젝트와 곁다리 취미활동이 뒤섞여서 시작하였다. 하지만 20년 뒤에 웹은 처음 그러한 상상의 정점에 올랐다 — 웹은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을 만들어 냈고, 간접적으로 애플을 만들었는데, 모두 자본주의의 역사에서 가장 강력하고 가치있는 회사들이다.

블록체인의 대변자들은 이 주기의 불가피함을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는다. 인터넷의 뿌리들은 사실 이전의 정보기술보다 훨씬 급진적으로 개방/탈중앙화되어 있었고, 우리가 그런 뿌리에 진정성있게 남아있었다면 그러한 개방성과 탈중앙성을 유지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온라인 세계는정보시대의 거대기업 몇 개에 지배당하지 않았을 것이고, 우리의 뉴스 플랫폼은 조장과 부정에 덜 취약했을 것이며, 개인정보의 도난은 훨씬 뜸했고, 광고에 들어가는 돈은 더 다양한 미디어 자산에 분배되었을 것이다.

그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서, 인터넷을 두 개의 근본적으로 다른 종류의 시스템 두 개가 쌓여 있는 것으로 생각해보면 도움이 된다. 예컨데, 유물을 발굴해 내려갈 때의 지층같은 것 말이다. 하나의 층은 1970년대~1980년대에 개발되고 적어도 사용자 측면에서 1990년대에 임계점을 넘긴 소프트웨어 프로토콜로 이루어져 있다. (프로토콜은 소프트웨어 버전의 국제언어로, 다수의 컴퓨터가 서로 대화하기로 동의한 방식이다. 인터넷의 원 자료의 흐름을 관리하는 프로토콜, 이메일을 보내기 위한 프로토콜, 웹페이지의 주소를 정의하는 프로토콜 등이 있다.) 그리고 그 층위 위에 페이스북, 구글, 아마존, 트위터와 같은 웹 기반 서비스인 두 번 째 층이 있고, 이후 십여년간 막강한 권한을 손에 넣었다.

첫 번 째 층위는 — 이것을 인터넷1이라고 부르자 — 개방된 프로토콜 위에 세워졌는데, 이 프로토콜은 학술 연구자들과 인터넷 표준을 관리하는 조직(누구도 소유하고 있지 않은)에 의해서 정의되고 유지된다. 사실 이 본연의 개방성은 우리가 좀처럼 의식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여전히 우리 주의에 존재한다. 이메일은 여전히 POP, SMTP 또는 IMAP 같은 개방된 프로토콜에 기반하며, 웹사이트는 여전히 HTTP라는 개방된 프로토콜을 사용해서 작동한다. 인터넷상의 정보(bit)는 여전히 TCP/IP 같은 개방된 인터넷 프로토콜을 통해 순환되고 있다. 프로토콜의 이익을 누리기 위해서 기술적인 수준에서 프로토콜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해야할 필요는 없다. 모든 프로토콜이 공유하는 중요한 특성은 아무런 비용없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웹 페이지를 만들 때 HTTP를 보유하고 있는 어떤 기업에 라이선스 수수료를 내야할 필요도 없고, SMTP를 이용해서 이메일을 보낼 때, 당신의 개인 정보 일부를 광고업체에 팔아야할 필요도 없다. 위키피디아와 마찬가지로 인터넷의 개방된 프로토콜은 인간의 역사에서 공유에 기반한 생산물 중 가장 인상적인 사례이다.

이러한 프로토콜의 유용함이 이토록 크면서도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위해서는, 이러한 핵심적인 표준 중의 하나가 개발되지 않았다고 상상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의 지리적 위치를 특정하기 위해 사용하는 개방된 표준인 GPS를 예로 들어 보자. 최초에는 미국에서 군사적 목적으로 개발되었는데, 레이건 정부 시기에 처음 민간에서 사용될 수 있도록 허가 되었다. 개인 소비자들이 자동차 네비게이션 시스템에 사용하기 이전 약 10년 동안은 대부분 항공 산업에서 사용되었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우리 머리 위를 돌고 있는 GPS 위성에서 신호를 받아오는 스마트폰을 가지고, 이 놀라운 성능을 근처 식당을 찾는데서부터, 포켓몬 고를 플레이하고, 재난 완화조치를 시행하는데까지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만약 군에서 GPS를 민간에서 사용되지 않도록 했다면 무슨 일이 있었을까. 아마도 1990년대 언젠가 실리콘 밸리의 혁신가들와 다른 기술 중심지에 소비자들이 자기네 정확한 지리 좌표를 확인해서, 그 위치가 전자 지도에 표시되기를 원한다는 시장의 신호가 닿을 것이다. 아마 라이벌 회사들 사이에서 몇년에 걸친 엄청난 경쟁이 있을 것이고, 서로가 자기들의 독자 위성을 궤도에 쏘아올리고, 독자적인 프로토콜을 발전시킬 것이다. 그러다가 시장은 위치를 검증하는 방식이 유일하고 공통적일 때의 효율성 때문에 마침내 하나의 지배적인 사업 모델에 안착하게 될 것이다. 그 상상의 회사를 지오북(GeoBook)이라고 불러보자. 처음에, 지오북을 갖게 되는 것은 소비자와 하드웨어/소프트웨어에 위치정보를 구축하고자하는 다른 기업들에게 있어 큰 발전일 것이다. 하지만, 어두운 이야기가 시나브로 전개된다. 하나의 사기업이 수십억 인구의 움직임을 추적하면서, 우리의 위치에 기반한 광고 괴물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지리정보를 이용하는 앱을 만드려는 어떤 스타트업도 강력한 지오북의 변덕에 취약할 것이다. 하늘에 떠 있는 이 빅브라더의 위해를 비난하는 적절하게 분노한 비평이 씌여질 것이다.

그렇지만 이 가운데 어떤 일도 벌어지지 않았다. 아주 단순한 이유 때문인데, 웹페이지의 위치나 이메일 주소나 도메인 명과 마찬가지로 지리 정보에 대한 문제도 개방된 프로토콜로 풀어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가 이 문제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GPS가 얼마나 멋지게 작동하는지, 얼마나 많은 앱이 GPS에 기반하고 있는지 좀처럼 생각하지 않는다.

개방되고 탈중앙화된 웹은은 인터넷1의 층위에서 존재하고 잘 작동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우리가 90년대에 월드와이드웹에 정착한 이래로 개방된 표준에 근거한 새로운 프로토콜은 거의 만들어지지 않았다. 1995년 이래로 기술자들이 해결하고자 했던 가장 큰 문제들은 — 이들 중 다수가 개인정보, 공동체, 지급 메커니즘과 관련이 있는데 — 민간 분야에 맡겨졌다. 이것이 2000년대 초반 인터넷 서비스로 이루어진 강력하고 새로운 층위를 형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 새로운 층위를 인터넷2라고 부르기로 하자.

그들의 영리함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의 형태를 만든 개방된 프로토콜을 발명한 사람들은 나중에 온라인 문화의 미래에 핵심적인 것으로 드러난 몇몇 주요 요소들을 포함하는데 실패했다. 아마 가장 중요한 것은 이들이 네트워크 상에서 개인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보안이 잘 되고, 개방된 표준을 만들지 못했다는 점이다. 정보의 단위는 페이지나 링크, 메시지 따위로 정의될 수 있지만 사람은 자신만의 프로토콜을 가질 수 없다. 당신의 실명, 위치, 취미나 (아마도 가장 중요할)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온라인에서 정의하고 공유할 방법이 없는 것이다.

신분(identity)은 모두(universally)가 인식할 수 있는 해결책(솔루션) 하나로 충분할 수도 있는 종류의 문제이기 때문에, 이는 매우 큰 실수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것이 바로 이더리움(Ethereum)의 창시자인 Vitalik Buterin이 기본 수준(base-layer)의 인프라스트럭쳐라고 묘사한 것으로, 언어, 도로, 우편 서비스, 거래와 경쟁이 실제로 도움 받을 수 있는 공적 영역의 기층을 갖는 그런 것을 의미한다. 오프라인에는 우리는 실제의 여권이나 사회보장 번호가 거래되는 개방된 시장이 없다. 우리는 몇몇의 평판이 좋은 권위있는 — 그리고 대부분 국가 권력이 지원하는 — 기관을 가지는데, 이를 통해서 우리가 누구인지 다른 사람에게 말하는 것을 검증하기 위해 사용한다. 하지만 온라인에서는 민간 영역이 그 공백상태를 채우기 위해 들이닥쳤다. 그리고 온라인에서의 신분 증명은 모든 상황에 통용될 수 있어야 한다는 그 문제 때문에, 당신과 당신이 아는 사람을 정의하는 공통의 표준 하나을 시장이 받아들이도록 강한 유인이 발생하게 된다.

경제학자들이 “수확체증” 혹은 “네트워크 효과”라고 부르는 자기 강화적 피드백의 순환이 발생하고, 우리가 마이스페이스(Myspace)나 프렌스터(Friendster) 같은 소셜미디어 스타트업을 두리번거리며 실험해보고 나서, 시장은 내가 누구이고, 누구를 알고 있는지 결정하는 본질적으로 사유화된 표준에 정착하게 되었다. 그 표준은 바로 페이스북이다. 페이스북의 사용자는 20억명이 넘어서, 1990년대 후반 닷컴버블이 정점을 쳤던 시기의 인터넷 전체보다도 훨씬 거대하다. 그리고 바로 이 사용자 증가세가 페이스북을 설립된지 단지 14년 만에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가치있는 회사로 만들었다. 페이스북은 인터넷1과 인터넷2의 경제를 가르는 틈의 궁극적인 구현이다. 이제껏 어떤 회사도 이메일, GPS, 또는 열린 웹을 정의하는 프로토콜을 보유하지 않았다. 그런데, 단 하나의 기업이 20억명의 사회적 정체성을 정의하는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단 한 사람,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가 그 회사의 지배적인 의결권을 쥐고 있다.

만약 당신이 집중화된 웹의 부상을 순환의 필수불가결한 전환으로 보고, 웹 초기 시대의 개방된 프로토콜의 이상을 사춘기 시절의 잘못된 자의식 같은 것으로 생각한다면, 우리가 포기해버린 인터넷1의 비전에 대해서 초조해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우리는 타락한 세상에 살고 있고, 낙원으로 돌아갈 방법이 없는 것이거나, 낙원이란 것은 집중된 힘에 의해 더럽혀질 수 밖에 없는 환상의 하나인 것일 수도 있다. 무엇이 되었든, 인터넷1의 구조를 복원하려는 것은 의미가 없다. 우리의 유일한 희망은 규제나 반독점 절차 등을 통해서 국가의 힘으로 이런 거대기업을 제어하는 것이다. 이것은 오드레 로드(Audre Lorde)의 원리의 변형 중 하나다. “주인의 도구로 주인의 집을 헤체할 순 없다.” (가까운 속담을 생각해 보면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 ) 당신은 기술이 우리 삶에 던져 넣은 문제들을 더 많은 기술적 해법들을 이용한다고 고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당신이 이만한 힘의 카르텔을 부수기 위해서는소프트웨어와 서버의 영역 바깥의 힘이 필요하다.

그런데 위의 은유(analogy)에서 주인의 집은 양면성을 가진다. 위 층은 분명, 위 층을 다시 부술 수는 없는 도구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그 아래의 개방된 프로토콜은 여전히 더 나은 것을 만들 잠재력이 있다.

개방 프로토콜 부활의 가정 설득력 있는 대변자 중 하나는 멕시코에서 태어난 프로그래머인 후안 베넷 (Juan Benet)인데, 그는 지금은 캘리포니아 팔로 알토의 교외 갓길의 방 세 개 짜리 집을 빌려서 여자친구와 다른 프로그래머 한 명, 그리고 베넷이 속한 조직인 Protocol Labs 사람 몇몇을 포함한 자주 들르는 손님들과 함께 지내고 있다. 어느 따뜻한 9월 하루 베넷은 검은 색 프로토콜 랩스 후드티를 입고 나를 맞아 주었다. 거실 인테리어는 HBO의 드라마 “실리콘 밸리”의 인큐베이터/기숙사를 떠올리게 했고, 한 무더기의 검은색 컴퓨터 모니터가 공간을 차지하고 있었다. 입구의 복도에는 “리벤델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써진 화이트 보드가 걸려 있었는데, 리븐델은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엘프들의 도시이다. 베넷이 쭈뼛거리며 “우리는 이 집을 리벤델이라고 불러요. 아주 좋은 리벤델이라고 할 순 없지만요. 책도 많이 없고, 폭포도 없고, 엘프도…”

만 29살인 베넷은 스스로를 상당부분 미디어 파일들을 종종 불법적으로 공유했던 비트토렌트와 같은 네트워크에 의해서 촉발되어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확산된, 첫 번째 P2P (Peer-to-Peer, 개인간 공유) 혁명의 세대(a child of the first peer-to-peer revolution)라고 생각한다. 저러한 초기의 번성은 인터넷의 탈중앙화되고, 열린 프로토콜의 뿌리를 생각해보면 여러 측면에서 논리적인 귀결이었다. 웹은 당신이 신뢰할 수 있는 공유 기반의 네트워크에서 문서를 발행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비트토렌트나 스카이프 같은 서비스는 그러한 논리를 다음 단계로 끌어올려서, 보통의 사용자들도 인터넷에 새로운 기능을 덧붙일 수 있도록 해주었다. 예를 들어, 비트토렌트로 (대부분 해적판이지만) 미디어 파일이 배포되는 목록(Library)을 만들거나, 스카이프를 통해서 사람들이 인터넷으로 전화를 하도록 도울 수 있었다.

베넷은 리벤델의 거실/사무실에 앉아서 2000년대초는 스카이프와 비트토렌트의 발흥과 함께, P2P의 여름같은 날, 전성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다 그 때 P2P는 벽에 부딪쳤어요. 왜냐면 사람들이 중앙화된 구조를 선호하기 시작했거든요. 또 부분적으로는 P2P 사업 모델이 불법복제에 기댄 측면도 있었구요.” 스탠포드 대학의 컴퓨터 공학 졸업생인 베넷은 일론 머스크를 연상시키는 태도로 말했다. 말하는 동안, 그의 눈은 마치 단어를 찾기 위해 보이지 않는 텔레프롬프터를 읽는 것처럼, 당신 머리 위의 텅빈 공간을 향한다. 그는 프로토콜 랩스에서 개발하고 있는 기술에 열정적이면서, 또 그 기술을 좀 더 넓은 맥락에 두는 것에도 관심이 많다. 베넷에게 있어서, 분산된 시스템에서 더 집중화된 접근법으로의 변화는 거의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것이다. “게임의 규칙, 그 모든 기술을 관리할 규칙이 정말 중요해요. 우리가 지금 만드는 것의 구조가 5년에서 10년 뒤 미래에는 매우 다른 그림을 그릴 수 있거든요.” 베넷이 계속 말했다. “P2P가 정말 특별한 것이라는 사실은 당시 내게 분명했어요. 그 때 내게 분명하지 않았던 건, P2P가 어떤 위험에 처해 있느냐는 것이었어요. 그 때 내가 바통을 이어받아야 한다는 게 분명하게 느껴지지 않았어요. 이제는 제가 그걸 지켜야 돼요.”

프로토콜 랩스는 그 바통을 이어받기 위한 베넷의 시도이다. 이 회사의 첫 프로젝트는 인터넷의 파일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인데, 웹에 있는 어느 페이지의 위치를 특정하기 위한 기본적인 방식을 포함한다. 베넷은 그의 시스템을 InterPlanetary File System을 줄여서 IPFS라고 부른다. 현재의 프로토콜인 HTTP는 한 번의 하나의 위치에서 웹페이지를 불러오고, 온라인 페이지를 보관(Archive)할 내재된(Built-in) 방법(Mechanism)이 없다. IPFS는 사용자들이 여러 장소에서 동시에 불러올 수 있게 해줄뿐만 아니라, 프로그래머들이 “이력관리 (historic versioning)”라고 부르는 것을 할 수 있게 해줘서, 과거의 다른 버전이 사라지지 않고, 기록에 남을 수 있도록 해준다. 이 프로토콜을 지원하기 위해서, 베넷은 Filecoin이라고 불리는 시스템을 만들어 내고 있다. Filecoin을 통해서 사용자들은 사용하지 않는 하드드라이브 공간을 효과적으로 대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걸 데이터를 위한 Airbnb 같은 것으로 생각해도 된다.) 베넷은 “바로 지금, 지구에는 아무 것도 안한거나 거의 아무것도 안하는 하드드라이브가 엄청나게 많아요. 그 주인들이 돈을 잃고 있는 거죠. 그러니까 그 엄청난 저장공간을 온라인에 공급할 수 있을 것이고, 그러면 저장장치의 가격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이름이 의미하는 것처럼, 프로토콜 랩스는 이 프로젝트 너머로 확장하려는 야망이 있다. 베넷의 더 큰 미션은 다가올 미래에 수많은 새로운 오픈소스 프로토콜을 지원하는 것이다.

왜 인터넷은 개방에서 폐쇄로 이어지는 길을 택하게 되었을까? 그 설명의 한 대목은 누락의 죄이다. 프로그래머의 새로운 세대가 인터넷1에서 미처 풀리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달려들었을 때, 그러한 노력에 쏟아부을 거의 무진장의 자원이 있었다. 그들의 시스템을 폐쇄한채 유지하기만 하면 말이다. 인터넷 1의 개방된 프로토콜이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개방된 프로토콜들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온라인 네트워크에 무관심할 때 개발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 프로토콜은 돈 많은 재벌기업(Conglomerates)이나 벤처 캐피탈과 싸울 필요없이 조용히 변곡점을 넘어설 수 있었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이 되면, 페이스북 같은 전망이 밝은 스타트업은 누구나 다 아는 브랜드가 되기 전에도 수백만 달러를 유치할 수 있게 되었고, 민간 부문의 자본은 그 회사의 핵심 소프트웨어는 폐쇄된 채로 남아 있게 만들었다. 최대의 주주가치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벤처 캐피탈리스트인 Chris Dixon이 지적한 것처럼 또 다른 요소가 있다. 내재적으로 재무적이라기보다는 기술적인 이유이다. 자신이 General Partner로 있는 Andreessen Horowitz의 회의실에 앉아서 설명을 이어갔다. “만약 당신이 개방된 트위터를 만든다고 생각해 봅시다. 트위터에서 나는 @cdixon이거든요. 당신은 그걸 어디 저장해둘 건가요? 데이터베이스가 필요한거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의 폐쇄된 구조에서는 자료 처리방식이나 좋아요, 사진, 네트워크 상에서 다른 개인과 연결되는 매핑(map)같은 사용자에 대한 모든 정보를 각 회사에서 관리하는 별도의 DB에 보관한다. 당신이 자신의 페이스북 뉴스피드를 볼 때마다, 당신은 그 데이터베이스의 아주아주 작은 부분 — 당신과 관련된 정보만 볼 수 있는 — 에 대한 접근 권한을 받는 것이다.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수백, 수천 대의 서버와 지구상에서 가장 똑똑한 개발자들에 의해 돌아가는 페이스북의 데이터베이스를 운용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을만큼 복잡한 일이다. 페이스북의 관점에서 볼 때, 이들은 지구상의 거의 모든 사람이 공유할 수 있는 사회적 도구(social graph)를 창출해냄으로써 인류에게 가치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서비스를 운영하기 위한 비용을 대기 위해서 광고를 팔아야한다는 사실, 그리고 그들의 네트워크의 규모가 전세계 20억명의 사람들의 마음에 깜짝 놀랄만한 위력을 행사한다는 사실은 안타깝지만 이 공공의 사회적 도구에 대한 피할 수 없는 대가일 뿐이다. 그리고 이 거래(trade-off)는 사실 2000년대 중반에는 그럴 듯 했다. 그 당시 20억명보다는 훨씬 적은 수억명의 상호작용을 추적할 수 있는 하나의 데이터베이스를 만드는 일은 어느 하나의 조직에 의해서만 해결될 수 있는 그런 문제였다. 그러나 베넷과 그의 블럭체인을 지지하는 동료들은 이제 그것이 더는 진실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 보이고자 한다.

그렇다면 거대한 테크 기업들이 이미 수십억의 사용자를 매료시키고, 수천억 달러의 현금을 깔고 앉아 있는 시대에 당신은 어떻게 하면 기본 층위의 프로토콜을 의미있게 도입해낼 수 있을까? 만약 당신이 지금 모습의 인터넷이 사회에 상당히 해를 끼치고 있고, 그 피해가 증가하고 있다고 믿게 된다면, 사람들이 새로운 오픈 소스 기술 표준을 받아들인다는 꽤 난해해 보이는 문제는 중대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만약 우리가 새롭고 경쟁할 수 있는 기반 인프라스트럭쳐를 도입할 방법을 찾지 못하면, 우리는 지금의 인터넷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이 때 우리가 꿈꿔볼 수 있는 최선은 정부가 개입해서 페이스북이나 구글의 힘을 줄여놓거나, 어떤 종류의 소비자 운동을 통해서 헤게모니가 덜한 온라인 서비스(아마 지역 농산물 시장에서 거대 농업 회사들의 거짓 맹세의 디지털 버전이 될 거다)로 시장이 옮겨가는 것이다. 어떤 접근 방법도 인터넷2의 역학을 뒤집어 놓지는 못할 것이다.

폐쇄된 프로토콜 시대에 대해 처음 있었던 의미있는 도전은 저커버그가 그의 성장 중인 회사를 위한 첫 번 째 국제 본부를 설립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2008년에 있었다. Satoshi Nakamoto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비밀에 쌓인 프로그래머(혹은 한 무리의 프로그래머)가 암호학 메일링 리스트로 논문 한 편을 공개했다. 논문의 제목은 “Bitcoin: A Peer-to-Peer Electronic Cash System(비트코인: 개인간 전자 화폐 시스템)”이었는데, 여기서 나카모토는 거래를 검증하기 위해서 집중화되고 신뢰받는 권위있는 기관을 필요로 하지 않는 독창적인 디지털 화폐 시스템의 윤곽을 그렸다. 당시에 페이스북과 비트코인은 완전히 서로 다른 차원에 있는 것처럼 보였다. 하나는 크게 성장하는 벤처 자금의 지원을 받는 소셜미디어 스타트업으로 당신이 생일 축하를 공유하거나, 옛 친구와 연결될 수 있게 해주는 것인데 반해, 다른 하나는 미심쩍은 이메일 리스트에서 나온 암호화된 화폐에 대한 이해하기 어려운 구조에 대한 것이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나카모토가 그 논문으로 풀어놓은 생각들이 페이스북 같은 인터넷2의 거대 기업들이 가진 헤게모니에 대한 중대한 도전을 만들어 내고 있다.

비트코인의 역설은, 이것이 진정으로 혁명적인 돌파구라는 점이 밝혀졌으며, 이와 동시에 화폐로서는 터무니없이 실패했다는 점이다. 내(필자)가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 비트코인은 지난 5년간 100,000%가 올라서 초기 투자자들이 한 몫 단단히 잡게 해주었지만, 한 편으로 비트코인이 매우 불안정한 투기성의 지급 수단으로 낙인 찍히게 만들었다. 새로운 비트코인을 만들어 내는 과정도 엄청나게 에너지를 낭비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역사는 처음 적용될 때와는 거의 관련이 없는 방식으로 사용되게 된 새로운 기술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지급 시스템으로서의 비트코인에 대해 집중하는 것들도 아마 이와 비슷하게 별 관련 없는 것(technological red herring)에 주의가 분산되었던 것으로 증명될 수 있다. 나카모토는 최초의 선언에서 비트코인을 “개인간 전자 화폐 시스템”이라고 주장 했지만, 본질적인 면에 있어서 그(들)가 제시한 혁신은 두 개의 주요 특성과 함께 더욱 일반적인 구조를 갖는다.

첫 째, 비트코인은 당신이 블록체인이라는 안전한 데이터베이스를 그 데이터의 신뢰성을 보증하고 관리할 하나의 권위체 없이, 수백, 수천 대의 컴퓨터에 분산해서 만들 수 있다는 증거를 제공한다.

둘째, 나카모토는 분산된 원장을 관리하는 작업 자체가 점점 희소해져 가는 비트코인을 소량 받는 것으로 보상받을 수 있도록 비트코인을 설계하였다. 만약 당신이 컴퓨터 처리 성능의 절반 정도로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계산을 바르게 할 수 있게 — 그래서 해커와 사기꾼이 끼어들지 못하게 — 돕는다면, 당신은 비트코인 약간(small silver)을 받게 될 것이다. 나카모토는 비트코인을 받는 일이 시간이 갈 수록 어려워지게 시스템을 설계함으로써, 시스템 내에 특정 수준의 희소성을 확보했다. 만약 당신이 초기에 데이터베이스가 안전하도록 비트코인을 도왔다면 나중에 시작한 사람들 보다 더 많은 비트코인을 받았을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채굴”이라고 부른다.

우리의 목적을 위해서 비트코인 광풍에 대해서 다른 모든 것을 잊고, 이 두 개만 기억하자. 나카모토가 이 세계에 소개한 것은 데이터베이스에 대한 책임자 없이 데이터베이스의 내용에 대해서 동의하는 방식이며, 공식적인 급여를 지급하거나 회사 지분을 소유하지 않고서도 데이터베이스가 더 가치있어지도록 도움을 주는 사람들에게 보상을 하는 방식이다. 이 두 아이디어는 함께 분산된 데이터베이스가 가지는 문제와 자금 조달 문제를 해결했다. 갑작스레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초창기에는 가능하지 않았던, 개방된 프로토콜을 지원하는 방법이 존재하게 되었다.

이 두 특성은 이제 비트코인에 영감을 받은 여러 새로운 시스템에 복제되었다. 그러한 시스템 중의 하나가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이 19살에 백서로 제안한 이더리움(Ethereum)이다. 이더리움이 자체 화폐를 가지긴 하지만, 본질적으로 이더리움은 전자 지급 수단으로서가 아니라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바탕으로 앱을 구동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현재는 시장 예측에서 페이스북의 카피캣이나 크라우드펀딩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수백 개의 앱이 개발되고 있다. 이들 거의 대부분이 알파 이전 단계여서 소비자가 사용할 준비는 되어 있지 않다. 이에 기반한 앱이 아직 배아기에 있는 것과 달리, 암호화폐인 이더(Ether)는 비트코인과 유사한 — 하지만 규모는 작은 — 버블이 일어나서 부테린에게 어마어마한 부를 안겨주었다.

암호화폐는 여러 방식으로 영리하게 사용될 수 있다. 후안 베넷의 파일코인 시스템은 이더리움 기술 기반이며, IPFS 프로토콜을 도입하거나 IPFS가 필요로 하는 공유 데이터베이스를 관리하는데 도움을 주는 사용자와 개발자에게 보상한다. 프로토콜 랩스는 역시 파일코인이라고 불리는 자체적인 암호화폐도 만들고 있는데, 향후 몇 달 이내에 공개된 시장에 이 코인 중 일부를 매각할 계획이다. ( 2017년 여름, 이 회사는 베넷이 인가된 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파일코인의 “사전 판매(presale)”라고 부른 것의 처음 60분 동안 1억 3,500만 달러를 조달했다.) 많은 암호화폐는 최초 코인 공개(Initial Coin Offering, ICO)라고 알려진 절차를 통해서 처음 일반에 공개된다.

ICO라는 약어는 1990년대 최초의 인터넷 버블을 정의했던 최초기업공개(Initial Public Offering, IPO)를 흉내낸 것이다. 하지만 이 둘 사이에는 중요한 차이가 있다. 투기꾼들은 ICO 동안 매수를 할 수는 있지만, 전통적인 IPO에서처럼 사기업과 그 회사의 자산인 소프트웨어의 지분을 매입할 수는 없다. 곧 이어, 코인은 노동을 통해서 계속 만들어지게 된다 — 파일코인의 경우에는 누구든 파일코인 네트워크의 유지를 돕는 사람들의 노력이 된다. 소프트웨어 개선을 돕는 개발자들이 코인을 얻을 수 있을 것이고, 일반 사용자의 경우에는 하드드라이브의 여유 공간을 대여해서 네트워크의 저장 능력을 확장하는데 기여함으로써 코인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파일코인은 어디선가, 누군가가 네트워크에 가치를 더했다고 신호하는 수단이다.

크리스 딕슨 같은 사람들은 등식의 보상에 해당하는 것을 코인이 아니라 “토큰”이라고 표현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이 기술이 기존의 화폐 시스템을 반드시 대체할 목적이 아니란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이다. 그는 “나는 토큰이란 은유를 좋아하는데, 왜냐면 이것(토큰)이 비트코인이 쇼핑몰같은 것이라는 점을 확실히 해주기 때문이다. 가게가 모인 거리에 가서 이 토큰을 쓸 수도 있을 거다. 하지만 우리는 미국 정부를 대신할 생각은 없다. 이것은 진짜 돈으로 사용될 의도는 없었고, 바로 이 세계 내부에서 유사화폐로서 의미가 있다.” MetaMask의 창립자인 Dan Finlay도 딕슨의 주장에 동의했다. “나에게, 이에 대해서 흥미로운 것은 우리가 새로운 가치 체계를 프로그램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것들이 반드시 돈과 비슷할 필요는 없다.”

유사화폐이든 아니든, ICO라는 아이디어는 불투명한 코인 공개를 주도한 사람들을 자극하였는데, 이들 중 일부는 블록체인에 그다지 열정이 없어보이는 유명인사(예컨대, DJ Khaled, Paris Hilton, Floyd Mayweather같은)의 지지를 받기도 했다. 2017년 10월의 블로그 포스트를 통해서, Union Square Ventures의 창립자이자 초기부터 블록체인 혁명의 지지자인 Fred Wilson은 ICO의 확산에 경종을 울렸다. “나는 이게 싫다.”고 썼는데, 대부분의 ICO는 “사기이다. 그리고 스스로를 더 부유하게 만들기 위해서 소셜미디어를 통해 ICO를 홍보하는 유명인사와 다른 사람들은 부도덕하게 행동하는 것이고, 증권법을 어겼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논쟁의 여지는 있지만, ICO에 대한 — 그리고 비트코인이나 이더같은 기존 통화에 대한 — 관심이 급증한 것에 대해 가장 놀라운 점은, 일반 사용자는 실제로 거의 사용하지도 않는 플랫폼에 얼마나 많은 금융 투기가 뿌리 내렸나 하는 점이다. 최소한 1990년대 후반의 인터넷 버블 시기에는 보통 사람들이 아마존에서 책을 샀고, 온라인에서 뉴스를 읽었다. 웹이 주류 플랫폼이 될 것이라는 명확한 증거가 있었다. 오늘날 흥분(hype)의 주기가 너무 가속되어서 암호화폐 커뮤니티 밖에서는 거의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고, 쓰는 사람은 더 적은 기술을 수십억 달러가 쫓아다니고 있다.

논의를 진행하기 위해서, 그 과장광고(hype)가 실현되어서 이더리움같은 블록체인 플랫폼이 우리의 디지털 인프라스트럭쳐에서 기반의 일부가 되었다고 가정해 보자. 분산된 원장과 토큰에 기반한 경제가 어떻게 거대 기술기업 중 하나에 도전할 수 있을까? 유니온 스퀘어 벤처에서 프레드 윌슨의 동료 중 하나인 Brad Burnham은 지난 해에 규제 기관 및 여론과 충돌한 또다른 기술 대기업인 우버와 관련한 시나리오를 제안했다. “우버는 기본적으로는 단지 운전자와 승객 사이를 조정해주는 플랫폼일 뿐이에요. 네 물론 대단히 혁신적이었죠. 초반에 운전자가 오는지 안오는지에 대한 짜증을 줄이기 위한 그 많은 일들과 지도, 그리고 신용을 위해서 당신이 우버에게 엄청나게 제공해야했던 그 모든 것들.” 그러나 우버와 같은 새로운 서비스가 시작될 때, 시장에는 하나의 리더를 중심으로 통합되려는 강한 유인이 존재한다. 더 많은 승객이 우버를 사용하기 시작한다는 사실은 더 많은 운전자를 이 서비스로 이끈다. 그리고 이건 다시 더 많은 승객을 유혹한다. 사람들은 자신의 신용카드를 우버에 저장해 놓았고, 앱은 이미 깔려 있다. 우버 운전자도 길 위에 훨씬 더 많이 있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심지어 회사의 CEO가 또라이거나, 다른 여러 개의 우버로 시장이 더 경쟁적이기를 소비자들이 선호한다 하더라도, 다른 라이벌 서비스를 사용해 보고자 하는 전환 비용은 실제로 그렇게 하기에는 너무 높아지게 된다. 번햄은 ” 어떤 점에서 이러한 중개(coordination)를 둘러싼 혁신은 갈수록 덜 혁신적이게 된다.”고 말한다.

블록체인의 세계는 조금 다른 모습을 제시한다. 프로토콜 랩스같은 어떤 집단이 새로운 “기층(base layer)”을 스택에 추가해야겠다고 결정했다고 상상해보자. GPS가 우리의 위치를 파악하고, 그 위치를 공유할 수 있는 방법을 우리에게 제공했던 것처럼, 이 새로운 프로토콜이 내가 지금 여기 있고, 저기로 가고 싶다.는 단순한 요청을 정의한다. 분산된 원장은 사용자의 과거 탑승, 신용카드, 자주가는 위치처럼, 우버나 아마존 같은 서비스가 사용자를 자사 서비스 내에 묶어두기 위해 사용하는 모든 메타데이터를 기록할 것이다. 논의를 진행하기 위해서 이것을 탑승(Transit) 프로토콜이라 부르자. 탑승(Transit) 요청을 인터넷을 통해 보내는 표준은 완전히 공개되어 있고, 누구든 그러한 요청에 대응하는 앱을 만들고자 하는 사람은 얼마든지 그렇게 할 수 있다. 도시는 탑승앱을 마들어서 택시 기사가 요청을 수행하게 할 수도 있지만, 자전거 공유 모임이나, 릭쇼 운전자들도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이다. 개발자들은 공유시장 앱을 만들어서 탑승 프로토콜을 사용하는 잠재적인 운전자들이 경쟁하도록 할 수도 있다. 보도 밖으로 나가서 차를 잡으려고 할 때, 꼭 어느 한 운전자에게 목을 멜 필요는 없을 것이다. 단순히 당신이 을지로에 있고, 잠실에 가려고 한다는 것만 알리면, 경쟁적인 제안이 몰려 올 것이다. 이론적으로는 지하철에서 오퍼를 받을 수도 있다. 지하철공사에서 탑승 프로토콜 이용자에게 지하철 2호선을 타면 더 빠르고 저렴하게 갈 수 있다는 것을 환기시켜 주는 것이다.

우버와 리프트(Lyft)가 탑승 공유 시장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탑승 프로토콜은 어떻게 변곡점에 이를 수 있을까? 토큰이 필요한 것이 지금이다. 탑승 프로토콜 초기 수용자는 탑승 토큰으로 보상을 받게 될 것이고, 탑승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교환소에서 현금과 교환하는데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비트코인 모델에서 처럼, 토큰은 탑승 프로토콜이 점점 더 유명해질 수록 더 적게 분배될 것이다. 초기에는, 탑승 프로토콜을 사용하는 아이폰 앱을 개발한 개발자는 토큰을 한 무더기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탑승 프로토콜을 승객을 찾는 보조수단으로 쓰기 시작한 우버 운전자도 시스템을 수용하는 데 대한 보상으로 토큰을 모을 수 있을 것이고, 우버나 리프트와 비교했을 때 운전자가 훨씬 적은 초기에 탑승프로토콜을 사용한 모험심이 있는 소비자도 토큰을 보상으로 받을 것이다.

탑승프로토콜이 자리를 잡아감에 따라, 이는 토큰에 화폐 가치를 담으려는 투기꾼을 끌어들일 것이고, 토큰의 가격이 상승하면서 더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킬 것이다. 그 결과 더 많은 개발자, 운전자, 소비자를 매료시킬 것이다. 만약 전체 시스템이 블럭체인의 대변자들이 말한 것처럼 작동하게 된다면, 결과는 더욱 경쟁적이면서도 동시에 더 공정한 시장으로 나타날 것이다. 모든 경제적인 가치가 시장을 지배하는 한 두개 회사의 주주에게 귀속되는 대신에, 앱을 만들어서 프로토콜이 사용자 친화적으로 작동할 수 있게 만든 초기 개발자, 초기 단계의 운전자와 승객, 첫 번 째 투기자의 더 넓은 그룹으로 경제적 가치가 분산될 것이다. 토큰 기반의 경제는 전통적인 모델에는 잘 들어맞지 않는 낯설고 새로운 요소들을 소개할 것이다. 주주 모형에서처럼 무언 가를 소유하여 가치를 창출하는 대신, 원장을 유지관리하는 것을 돕거나(비트코인 채굴처럼), 기반한 앱을 만들거나, 단순히 서비스를 사용하는 것처럼 기반이 되는 프로토콜을 개선함으로써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전통적인 기업 모형에서 설립자와 투자자와 소비자 사이에 있던 선이 훨씬 흐릿해진다. 모든 경제적 유인(incentive)은 명시적으로 승자독식의 결과에서 멀어지도록 설계되고, 그와 동시에 전체 시스템은 외부인들이 토큰의 가치가 오르는 것에 거는 최초의 투기 페이스에 의존하게 된다.

딕슨은 “90년대의 인터넷 버블과 거기서 나온 그 모든 엄청난 인프라에 대해서 생각해 봐요. 기본적으로 그 효과를 누리면서 어플리케이션 하나 정도로 크기를 줄이는 거에요.”라고 말한다.

심지어 탈집중화된 암호화 움직임이라 하더라도 자기네의 주요 거점(node)은 있다. 이더리움의 경우에, 초기 이더리움 개척자 중 하나인 Joseph Lubin이 설립한 ConsenSys라고 불리는 조직의 브루클린 본부가 이것들 중 하나이다. 11월에 ConsenSys의 CMO(Chief Marketing Officer)인 26살의 Amanda Gutterman이 그 곳을 구경시켜 주었다. 우리가 만난지 몇 분 지나지 않아, 커피를 꼭 마시고 싶었는데, 회사 부엌의 드립커피 기계는 다 말라 있었다. 거터맨은 “커피도 못 만드는데, 우리가 어떻게 인터넷을 고치겠어요.”라며 웃었다.

피자의 메카인 로베르타에서 엎어지면 코닿을 만한 거리의 Bushwick에 세워져 있어서, “본부”라는 것은 그럴 듯해 보이지 않았다. 그라피티와 스티커로 장식된 정문을 지나면, 쿨리지 정부 시절에나 마지막으로 손봤을 법한 계단실이 있다. 이제 막 3년이 지난 ConsenSys 네트워크는 28개국에서 550명 이상의 직원을 거느리고 있고, 운영을 위해 벤처캐피털에서 자금을 한 푼도 조달한 적도 없다. 조직 측면에서 컨센시스는 어떤 분류에도 잘 들어맞지 않는다. 기술적으로는 주식회사이지만, 비영리기구와 작업자들의 협동조합을 닮은 요소도 있다. 컨센시스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목표는 이더리움 블럭체인을 강화하고 확장하는 것이다. 이들은 개발자들이 이더리움 플랫폼을 위해서 새로운 앱과 도구를 만드는 것을 지원하고 있다. 이 중 하나가 MetaMask인데, 필자의 이더리움 주소를 만든 소프트웨어이다. 하지만, 그 외에도 이더리움의 스마트 계약을 자체 시스템과 통합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기업, 비영리기구, 정부 기관에 컨설팅 스타일의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지난 몇 년간 온라인 상에 있었던 그 많은 위기들처럼, 블록체인에 대한 진정한 시험도 개인정보 문제를 둘러싸고 발생할 것이다. 오늘날 당신의 개인 정보는 수십개의, 어쩌면 수백개의, 다른 사이트에 분산되어 있을 것이다. 아마존은 당신의 신용카드 정보와 구매이력을 가지고 있고, 페이스북은 당신의 친구와 가족을 안다. Equifax는 당신의 신용 이력을 관리하고 있다. 당신이 이런 서비스 중 하나를 사용할 때, 실제로 당신은 어떤 일을 완료하기 위해서 당신 자신에 대한 정보를 빌려달라고 이들 사이트에 허락을 구하는 것이다. 이러한 일은 삼촌을 위해서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문하거나, 지난 밤 사무실에서 있었던 파티 사진을 인스타그램에서 보는 것따위일 것이다. 그런데 이들 개인정보의 조각들은 당신에게 속한 것이 아니다. 이것들은 페이스북, 아마존, 구글에 속한 것이고, 이들은 당신과 상의할 필요없이 광고주들에게 이러한 정보의 일부를 마음대로 팔 수 있다. 물론 당신은 언제든지 계정을 삭제할 수 있고, 당신이 페이스북을 사용하지 않게되면, 저커버그와 페이스북 주주들은 페이스북의 고객들에게 당신의 관심사를 팔아서 돈을 벌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당신의 페이스북이나 구글에서의 개인정보(정체성)는 옮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만약 러시아에서 만든 봇의 영향을 적게 받는 새롭게 잘 나가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 가입하고 싶다고 해서, 트위터에서 사회적 관계를 추출한 다음에 새로운 서비스에 입력할 수는 없다. 당신은 밑바닥부터 다시 관계를 만들어 가야한다. (그리고 당신 친구들도 똑같이 하도록 설득해야 한다.)

블럭체인의 지지자들은 이런 전체적인 접근방식이 거꾸로라고 생각한다. 당신이 — 생일에서부터, 친구관계 구매이력에 이르는 모든 것을 포함하는 — 당신의 디지털 정체성을 보유하고 있어야하고, 당신이 보기에 적당해 보이는 서비스에 그 개인 정보를 자의로 빌려줄 수 있어야한다. 이러한 정체성에 대한 것이 최초의 인터넷 프로토콜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과, 비트코인 이전에 분산된 데이터베이스의 관리가 어려웠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러한 형태의 “주권이 있는(self-sovereign)” 정체성은 — 어조에서 드러나듯 —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했다. 지금은 달성가능한 목표이다. 블럭체인에 기반한 상당수의 서비스가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이 중에는 컨센시스에서 분리되어 나온 uPort라 불리는 새로운 개인정보 시스템과 비트코인 플랫폼에 기반하고 있는 Blockstack이라 불리는 것이 있다. (팀 버너스-리는 Solid라 불리는 비교할만한 시스템의 개발을 이끌고 있는데, Solid 또한 사용자들에게 본인의 데이터에 대한 통제권을 주려한다.) 이 경쟁하는 프로토콜은 약간씩 다른 프레임워크를 가지고 있지만, 모두 진정으로 탈중앙화된 인터넷에서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에 대한 일반적인 비전을 공유하고 있다.

무엇이 블럭체인에 기반한 개인정보의 표준이, 페이스북을 지금 같은 지배적인 위치에 오르게 한 팀 우의 주기를 따르지 않게 할 수 있을까? 아마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 주기가 현실에서 어떻게 이루어질 지 상상해보자. 몇몇은 당신의 사회적 관계를 정의하는 새로운 프로토콜을 이더리움을 통해서 만들 것이다. 이것은 다른 이더리움 주소의 목록만큼 간단할 수 있다. 달리 표현하자면 여기에 내가 좋아하고 신뢰하는 사람들의 공적인 주소가 있다.이런 식으로 당신의 사회 관계를 정의하는 것이 시작될 수 있고, 궁극적으로 페이스북에서 당신의 관계를 정의하는 폐쇄된 시스템을 대체할 수 있다. 아마도 언젠가 이 행성의 모든 개인들은 마치 인터넷 사용자가 데이터를 공유하기 위해서 TCP/IP를 사용하듯이, 자신의 사회적 연결을 표시하기 위해서 이 표준을 사용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런 새로운 형식의 정체성이 만연하게 되어도, 지금 사실상 표준이 된 닫힌 시스템에서 찾아볼 수 있는 남용(abuse)이나 왜곡의 기회는 없을 것이다. 아마도 나는 페이스북 스타일에 나의 사회적 연결지도를 사용하도록 허락하고, 내 친구들의 활동에 근거해서 뉴스, 가십거리, 음악을 필터링해 주도록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다 서비스가 짜증스러워지면, 나는 얼마든지 교체 비용에 대한 걱정없이 대안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개인의 정체성에 대한 열린 표준은 보통 사람에게 자신들의 관심(attention)을 가장 가격을 높게 부르는 사람에게 팔거나, 시장에는 내놓지 않도록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이다.

거터맨은 똑같은 종류의 시스템이 건강 정보와 같은 더 핵심적인 형태의 개인정보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말한다. 예컨데, 당신의 게놈 정보를 사설 기업에 속한 서버에 저장해 두는 대신, 개인의 데이터 보관소에 저장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는 “제가 그 정보를 보여주기 싫은 기업이 많이 있을 수 있잖아요. 그래도 의학 연구를 위해서 그 정보를 기부하고 싶을 수는 있죠. 블럭체인에 기반한 주권적인(self-sovereign) 개인정보를 한 무리는 쓸 수 있게 하면서 다른 집단은 못 쓰게 할 수 있는 거에요. 아니면 여기서는 판매하고, 저기서는 기부할 수도 있겠죠.”라고 말했다.

토큰 기반의 구조는 페이스북 같은 닫힌 표준에 비해서 블럭체인에 기반한 개인정보 표준에 추가적인 이점을 제공한다. 많은 비판자들이 관찰했듯이, 일반적인 사용자들은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거의 모든 컨텐츠를 대가 없이 만들어 주고, 그 회사가 그 컨텐츠를 통해서 광고를 팔아 얻을 수 있는 모든 수익을 독점한다. 토큰에 기반한 사회 관계망 서비스는 최소한 초기 참여자들에게는 무언가를 한다. 플랫폼이 더 매력있어 보이도록 만든 그들의 노동에 대해서 보상을 하는 것이다. 딕슨은 “만약 누군가 사용자들이 네트워크의 일부를 보유하고 보상을 받을 수 있는 페이스북 같은 서비스를 정말로 만든다면, 그건 정말 끝내줄 거에요.”라고 말했다.

정보는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거대기업의 정교한 방화벽 뒤에 있는 것보다 분산된 블럭체인 안에서 더 안전할 수 있을까? 이 한 가지 측면에서 보면 비트코인의 이야기는 실제로 유익하다. 블럭체인은 화폐로 기능할 수 있을만큼 안정적이진 않겠지만, 분산된 원장이 얼마나 보안이 잘 될 수 있을지에 대한 믿을 수 있는 증거를 제공한다. 딕슨은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의 시가총액을 보세요. 각각 800억 달러, 250억 달러 정도에요. 그 말인즉,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공격할 수만 있다면, 10억 달라 이상을 챙겨서 떠날 수 있다는 거죠. 당신 ‘버그 사냥’이 뭔지 알아요? 누군가 ‘만약 내 시스템을 뚫으면 백만달러 줄게.’라는 거에요. 그러니까 비트코인은 9년이나된 수십억 달러짜리 버그 사냥이고, 아직 아무도 뚫지 못했어요. 정말 괜찮은 증거 같은데요.”라고 말한다.

추가적인 보안은 이 새로운 개인정보 프로토콜의 분산화라는 본성에서 나온다. 블럭스택이 제안한 개인 정보 시스템에서, 사회 연결망, 구매이력 같은 당신의 정체성에 관한 실제 정보는 온라인으로 연결된 곳 어디에든 저장될 수 있다. 블럭체인은 그 정보를 열어서 다른 신뢰할 수 있는 서비스 제공자와 공유하기 위해 필요한 암호화된 보안 키를 제공하는 것 뿐이다. 수억명의 사용자에 대한 데이터가 있는 중앙화된 보관소가 — 보안전문가들은 이것을 “꿀단지(honey pots)”라고 부른다. — 해커들에게 훨씬 매력적이다. 당신이라면 무엇을 할텐가. 수억대의 개인용 컴퓨터를 해킹해서 수억명의 신용이력을 훔친 다음에, 각각의 컴퓨터에 맞는 데이터를 찾을 때까지 훌쩍거리고 있을건가? 아니라면 에퀴팩스에 있는 꿀단지 하나를 털어서 같은 양의 데이터를 몇 시간 내에 들고 나갈까? 거터맨이 말했듯이, “집 하나를 터는 것과 마을을 통째로 도둑질하는 것의 차이다.”

블럭체인 구조의 상당부분은 더 넓은 사용자층을 가지게 되었을 때, 그 구조가 어떻게 남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예측에 기반하여 형성되었다. 그것이 블럭체인의 매력이자 힘의 일부이다. 블럭체인은 토큰이 플랫폼의 진정한 지지자들 사이에서 넓게 공유되도록 함으로써 투기적 버블의 에너지를 이용(channel)한다. 블럭체인은 어느 개인이나 작은 집단이 전체 데이터베이스에 대한 지배권을 얻을 수 없도록 보호한다. 블럭체인의 암호는 감식국가가 개인정보 탈취자로부터 보호되도록 설계되었다. 이런 측면에서 블럭체인은 헌법(political constitutions)과 가족처럼 닮아있다. 이것의 규칙은 이 규칙이 어떻게 완전히 활용될 수 있는지를 감안하여 설계된 것이다.

많은 것이 비트코인과 다른 정부의 인가가 없는 화폐의 무정부주의적 자유주의에 바탕을 두고 만들어 졌다. 커뮤니티는 몬타나의 어느 군벌의 슬로건으로 들릴법한 단어와 문장(“자기 주권(self-sovereign)”)으로 가득하다. 그럼에도 거대한 힘의 집중을 부수고 소유권이 덜 사유화된 모델을 탐구할 수 있다는 잠재성을 통해서, 블럭체인 아이디어는 부를 더욱 공평하게 분배하고, 디지털 시대의 카르텔을 부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실낱같은 가능성을 주고 있다.

블럭체인의 세계관은 블럭체인이 정보 독점과 같은 자본 과잉에 대해서 국가를 고려하지 않는 해결책을 제안한다는 점에서 자유주의로 들리기도 한다. 그렇지만 블럭체인을 믿는다는 것이 꼭 규칙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그 규칙이 포괄적인 목표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 지기만 했다면 말이다. 예를 들어, 브래드 번햄은 규제 당국이 모든 사람은 “개인화된 데이터 저장소에 대한 권리”를 가진다고 주장해야하며, 그 저장소에서 사람들의 온라인 정체성에 대한 모든 다양한 측면이 유지관리되어야 한다고 제안한다.그러나 정부가 그러한 개인정보 프로토콜을 설계할 필요는 없다. 그것은 블럭체인을 통해 오픈 소스로 개발될 수 있을 것이다. 이상적으로 말하자면, 개인화된 데이터 저장소는 진정한 팀 단위의 노력이 될 것이다. 지적 공유재로서 수립되고, 토큰 투기꾼들이 돈을 대며, 규제 기관이 지지하는 것이다.

최초의 인터넷 그 자체가 그랬던 것처럼, 블럭체인은 거의 공산주의 같은 급진적인 가능성을 지닌 아이디어임과 동시에 자본주의의 가장 시시하고 뒤떨어진 취향을 가진 사람들까지 매료할 수 있는 아이디어이다. 우리는 우리 온라인의 처음 몇 년을 개방된 프로토콜과 지적 공유자원에 의해 정의되는 세계에서 보냈다. 우리는 그 다음 시기를 닫힌 구조와 사유화된 데이터베이스가 점점 더 지배적이 되어가는 세계에서 보냈다. 우리는 개방이 폐쇄보다 더 잘 작동한다는 것을, 최소한 기층 구조의 문제가 염려되는 곳에서는 그렇다는 것을, 역사를 통해 배워왔다. 그러나 우리에게 개방된 프로토콜의 시대로 돌아가는 쉬운 길은 없다. 메시아적인 다음 세대의 인터넷 프로토콜이 50년 전 첫 세대의 인터넷이 그랬던 것처럼 국방부 연구소에서 튀어나올 일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 지금 블럭체인은 아마 투기적 자본주의의 최악의 산물처럼 보일 것이다. 그리고 극악하리만큼 이해하기 어려운 것도 맞다. 하지만 개방된 프로토콜의 아름다운 점은 이들 프로토콜이 아주 초기에 발견하고 보호한 사람들에 의해서 놀랍고 새로운 방향으로 향해 갈 수 있다는 것이다. 바로 지금, 개방된 프로토콜의 정신이 부활할 수 있는 유일한 진정한 희망은 블럭체인에 있다. 블럭체인이 마지막에 그 평등주의적 약속을 실현할 수 있을지는 이 플랫폼을 포용하는 사람들, 후안 베넷이 말한 것처럼, 초기의 온라인 개척자들에게서 바통을 이어 받는 사람들에 달려 있다. 만약 당신이 인터넷이 현재의 모습으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 고민이나 FCC 규제만으로는 시스템을 바꿀 수 없다. 새로운 코드가 필요하다.


또는 웹을 구할 수 있는 조금 다른 방법을 제안하는 사람도 있다. 웹이 위기에 봉착한 원인에 대한 진단은 비슷하다. IT 거대기업의 독과점이 주요한 원인이다. 특히, 넷 중립성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ISP가 더 많은 대가를 지불하는 페이스북, 구글 등에 치우쳐서 접근성을 제공하거나, 자본을 지닌 그러한 대기업이 직접 연결망을 깔게되면, 다른 작은 서비스는 접근성을 더욱 제한 받게 될 것이다.

그에 대한 대답은 위에서 말한 IPFS 같은 분산화된 시스템을 활용하는 것일 수 있다. 또는 통신 케이블에 의존하지 않는 인터넷을 만드는 것이다. 이 사람에 따르면 아이폰의 airdrop 처럼 블루투스나 다이렉트 와이파이 같은 기능을 이용해서 기기들이 서로서로 연결되게 해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아마 몇 대 정도의 스마트 기기는 누군가가 접속하고자하는 웹서비스에 직접 연결되어 있을 것이고, 각 기기로 연결되어 전송되는 속도에 대한 문제만 어느정도 해결되면 통신선에 연결되지 않고 기기를 통해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당연히 현재로서는 속도가 느릴테니 먼저 개발도상국에 적용되고,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도 텍스트 기반의 뉴스나 사회관계망 서비스가 우선순위에 놓일 수 있을 것이다.

Omni Group에서 발표한 Omni Roadmap 2018

OmniGroup에서 매년 발표하는 로드맵을 발표했습니다. 옴니그룹에서 출시하는 여러 제품에 대한 새 해 계획들을 발표하는데, 올해 특히 힘을 준 제품은 OmniFocus의 차세대 앱이네요. 현재는 디자인과 Today 보기의 편리성 때문에 Things 3를 사용하고 있는데, 옴니포커스의 새 버전이 나오면 한 번 써봐야 겠습니다.

좀더 유연한 반복일정 관리와 Rich Notification을 이용해서 알림을 좀더 자세하고 보기 쉽게 한 것, 컨텍스트를 포기하고 태그를 도입한 것들이 중요한 내용이고, 디자인 변화도 기대가 되는데요. 로드맵에서 발표한 것 중에 역시 가장 기대되는 것 중 하나는 Web 인터페이스를 도입한 다는 것입니다. 일단, 기초적인 기능과 화면만 도입한다고는 하지만, Windows 사용자 입장에서는 꽤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되기도 하고, 옴니그룹 창업자인 Ken의 트윗에 따르면 이를 바탕으로 좀더 유연한 자동화 기능도 도입될 가능성이 보이네요.

For all our customers in that situation, I have good news to share: we’re building OmniFocus for the Web. It will be greatly simplified from the OmniFocus you know: it won’t have custom perspectives or notifications or maps. It won’t have Review. It won’t let you set up new repeating tasks (though it will correctly handle repeating tasks that are already set up). Its capabilities will be a lot more like what we shipped in our very first iPhone app: you’ll be able to see the lists of tasks in your Inbox, Projects, and Tags, with their associated notes and due dates. You’ll be able to edit basic information about those tasks (checking them off, assigning a due date, changing a title or note) and of course you’ll be able to add new tasks.

웹 기능은 유지를 위해서 구독 형식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합니다. 구독료가 어느정도일지가 관건이네요.

많은 노동자들이 독립계약자로 잘못 분류되고 있습니다. 이 사실이 왜 중요할까요?

글의 기본적인 논리와 배경은 Havard Budiness Review에 기고된 Lots of Employees Get Misclassified as Contractors. Here’s Why It Matters를 참고 했습니다.

공유경제, 혹은 약탈경제

저는 Uber나 AirBnB로 대표되는 공유 경제라는 것에 대해서 어느정도 의구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공유겅제를 통해서 소비자들이 많은 혜택을 얻게된 것이 사실이고, Uber나 AirBnB가 택시조합이나 대형 숙박업계 외부의 사람들에게 부가적인 수익창출의 기회를 준 것 또한 사실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노동자들을 더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하기도 했습니다. 기존에는 정규직의 테두리 안에서 법적인 보호를 받을 수도 있었던 사람들이 법의 보호 밖으로 뛰쳐나오게 만들었습니다. 사람들을 그 테두리 밖으로 밀쳐내는 것은 부가수입의 유혹이고, — 다른 한 편으로 노동자이기도 한 — 소비자들의 효용 증대가 정당화의 도구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물론 시작은 그랬을지도 모르지만, 어느새 우버 운전자는 전업 비정규직 택시 운전자가 되었고, 이렇게 만들어진 극도의 노동 유연성은 플랫폼 기업들의 수익을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공유경제에서도 자본의 힘은 강합니다. 예를 들어, 우버나 리프트의 운전자는 차 한 대만 있으면 뛰어들 수 있지만, Airbnb를 하려면 집이 있어야겠죠. 에어비앤비 참가자는 기본적으로 — 소규모일지언정 — 자본가라는 뜻이 됩니다. 2017년 6월말 Fortune의 기사를 보면 리프트 운전자가 월 평균 $377, 우버 운전자가 월평균 $364를 버는 동안 에어비앤비 임대인은 $926을 벌어들였습니다. 결국 공유 경제의 세계에서도 노동의 가치는 상대적으로 더 헐값에 거래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문제의 가장 중요한 원인 중 하나는 이들이 일종의 독립계약자로 노동하기 때문입니다.

독립하지 못하는 독립계약자

미국의 경우, 독립계약자의 비율은 2005년 6.9%에서 2015년에는 9.6%였으나 최근에는 전체 피고용인의 40%까지 증가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중 상당 비율의 사람들은 그래선 안될 사람들이 잘못 분류된 것인데, 예를 들어 미국 남부의 건설 노동자 중 1/3이 잘못분류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마 우리나라도 더 심하면 심했지 덜 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예를 들어, 택배 기사의 상당수는 대부분 특정 택배사에 종속되어 일하지만, 독립계약자로서 본인트럭을 유지하면서 연료 등 각종 비용을 직접 부담하며 배송업무를 하는 것으로 압니다. 그리고 쓰레기 수거의 경우에도 기사 각자가 차를 보유 운영해야하고, 몇 년에 한번 새로운 차종으로 (자비로) 업그레이드 해야한다고 들은 기억이 있습니다.

대부분은 자영업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파리바게트나 뚜레주르와 같은 프랜차이즈의 경우에도, 점주들의 월 수입은 거의 정해져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나가야하는 임대료나 알바 급여 외에, 주요 재료를 가맹본사에서 구매해야하고, 정기적으로 인테리어를 새롭게 해야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자영업으로 생각하고 가게를 운영하더라도, 본사와의 계약관계로 자기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이 제한되어 있고, 매달 들어오는 수입 수준이 일정하다면 오히려 고용 관계에 더 가깝지 않을까요?

무엇이 문제인가

일차적으로는 잘못 분류되어 있는 노동자의 소득이 낮아지고 삶이 불안정해지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단순히 시간당 급여가 낮은 것뿐만 아니라, 연장근무를 해도 추가노동 수당을 받을 수 없고, 최저시급을 보장 받지도 못하게 되죠. 독립계약자로 분류되어 있으면, 갑자기 일이 끊긴다 해서 실업 급여를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여기에 더해, 위에서도 잠시 언급했듯이, 업무에 필요한 장비를 노동자가 직접 구해야하는 문제가 생깁니다. 우버 운전자여서 자동차 한 대가 필요하다? 어차피 차 한 대 정도는 있으면 쓸모가 많으니까 괜찮을 수 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특수 용도의 트럭이라면? 다른 프랜차이즈나 업종에서는 도저히 쓸 수 없는 인테리어와 가구를 구입해야한다면? 심지어 몇 년 주기로 업그레이드해야하고, 그 비용을 모두 내가 부담해야한다면?

아무리 열심히 일해서 차곡차곡 돈을 모은들 미래를 대비할 수 있을까요?

어느 개인의 문제이기만 한 것도 아닙니다. 사회도 그 비용을 지불하고 있습니다. 독립계약자로 분류되는 사람들은 일반적인 월급 생활자들이 내는 것 만큼의 세금을 내지는 않지요. 그리고, 고용보험이나 건강보험 같은 것을 생각해보면 그 만큼 부담액이 더 적게 됩니다. 그리고 고용보험이나 건강보험은 고용주가 나누어서 내도록 되어 있으니, 실제로는 기업이 부담해야할 비용 상당부분을 국가가 떠 안게 되는 효과도 있습니다.

앞으로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노동환경은 점차 더 빠르게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아마 어떤 기술은 노동자들의 삶을 좀더 윤택하게 해줄 수 있겠지만, 사실 대부분의 경우에 기술과 시장의 규칙은 노동자보다는 고용인에게 좀더 호의적인 경향이 있습니다.

this doesn’t mean we should forget or dismiss the underlying reason for our workplace laws going back to the turn of the last century: the recognition that workers need protections because the power to bargain is almost always skewed toward the employer

그리고 실질임금은 벌써 아주 오랫동안 거의 오르지 않고 있고, 소득 불균형은 더 심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우리가 우리의 노동현실을 좀더 세밀하게 살펴야 할 이유가 여기 있다고 생각합니다.

  1. 공유 경제로 대표되는 기술은 소비자의 효용을 크게 늘려주었지만, 노동자를 더 취약한 지위로 내몰았습니다. 노동자로서의 지위를 확보하기 위한 외국 우버 운전자들의 소송도 있었지만, 국내에서는 새로운 거대 사업자의 등장으로 기존에도 취약했던 독립 계약자의 지위가 더 어려움에 처하고 있습니다. (수도권 대리기사 ‘공포의 숙제’는?)
  2. 프랜차이즈 점주들은 과연 개인사업자 일까요? 장사가 잘 되면 그 만큼 많이 벌 수 있다고 하지만, 월급쟁이들도 실적 좋으면 보너스 받습니다. 오히려 생각해보면 정말 목이 좋은 위치에는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직영으로 들어가는 경우도 꽤 있고, 대부분 체인점 (편의점/빵집 등) 들은 매월 규칙적인 수입을 얻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과연 이들 대부분이 독립 계약자라 말할 수 있을만큼 독립되어 있을까요? 아마 위험의 측면에서는 위험 대부분을 독립적으로 부담하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수입과 권한 측면에서는 그러지 못하는 경우가 많을 것 같습니다. 체인점이되면 작은 빵집이라도, 정해진 곳에서 인테리어를 해야하고, 정해진 곳에서 정해진 원료를 정해진 가격으로 사와야 하니 독립성은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실질을 살펴서 필요하다면, 이들을 일종의 급여 노동자로 생각해서 정책을 세우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Chelsea Manning이 국회의원 출마를 위해 서류를 접수했다

Chelsea Manning(이하 매닝)은 관타나모 수용소와 관련하여 위키리크스에 기밀자료를 누설한 내부고발자로,매닝이 제출한 자료는 세계적으로 상당한 영향을 끼치기도 했고, 위키리크스 초기에 그 이름을 널리알리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뉴욕타임즈의 기사를 봤을 때, 매닝은 엄청나게 힘들고 위험할 수 있는 일을 했지만 어떤 면에서는 우리 모두와 크게 다르지 않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적당히 소심해 보이고, 그냥 자기 일 열심히하고. 동시에 우리 대부분과 조금 다른 면이 있기도 해요. 시작이 자의였든 타의였든, 힘든 길을 꿋꿋이 걸어온 사람이기에 꽤 호감이 가기도 합니다.

이런 매닝이 최근 (2018년 1월 11일) 매리랜드 주의 상원의원(senator)에 출마하기 위해 서류를 접수했다고 합니다. 7년간의 옥살이 후에 투명성 및 시민 자유에 대한 활동가로서 활약하고 있다고 합니다. 서면 질의에 대한 답변이 없어서 구체적인 내용을 알 수는 없지만, 서류 제출만큼은 사실이라고 하네요. 매닝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기에 그가 훌륭한 정치인이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마 많은 사람들이 잘 듣지 못하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사람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Chelsea Manning has fought for freedom and sacrificed for it in ways that few others have,” Fight for the Future campaign director Evan Greer told the Post. “The world is a better place with her as a free woman, and this latest news makes it clear she is only beginning to make her mark on 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