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plication 사업모델

지난 1년 쯤 전부터 팓캐스트를 즐겨듣고 있습니다. 아주 여러 프로그램을 청취하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전혀 모르던 것을 배우는 새로운 방식이고, 왜 진작 안 들어봤을까 싶은 생각도 들기도 합니다. 팓캐스트를 본격적으로 듣기 시작하면서 쓸만한 팓캐스트 앱을 찾았었는데요. 처음에 Castro를 받아서 쓰다가 얼마전부터는 Overcast를 유료 결제하고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유료 결제 전이긴 했으나 두 개 앱을 비교해보는 글을 써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Overcast를 유료 구매하고 얼마되지 않아서, 앱이 완전 무료화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꽤 재미있는 수익모델을 도입했는데, 바로 후원자 모델입니다. 유명 개발자인 Marco Arment는 새로운 버전의 Overcast를 소개하는 글에서 새로운 사업모델을 소개하는 이유도 밝힙니다.

80% of my customers were using an inferior app. The limited, locked version of Overcast without the purchase sure wasn’t the version I used, it wasn’t a great experience, and it wasn’t my best work.

With Overcast 2.0, I’ve changed that by unlocking everything, for everyone, for free. I’d rather have you using Overcast for free than not using it at all, and I want everyone to be using the good version of Overcast.

정리하자면, 기존의 in-app 구매에 의존하는 모델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고 대략 20% 정도의 사람들이 유료 결제를 했다고 합니다. 여기서 Arment가 느끼는 딜레마는 자신이 야심차게 개발한 제대로된 앱은 오직 그 20%만 경험할 수 있고, 80%의 이용자에겐 열등한 경험만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건 자기가 앱 사용자에게 제공하려고 의도한, 그리고 자기 스스로 만족하고 있는 바로 그 경험이 아니라는 것이죠.

여기에 더해서 경쟁이 심해지다 보니 유료 애플리케이션으로는 사용자 층을 의미있게 확장하기 어렵다는 문제도 있긴했습니다. 그렇다고 그냥 무료로 제공해 버릴 수 는 없을 겁니다. 생계 수단이니 향후의 수익모델은 필요한데, 팓캐스트 앱 자체로는 차별화된 기능 외에 돈을 지불하도록 어필할 수 있는 수단이 별로 없으니까요.

그래서 이러한 후원자 모델을 실험해 보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모든 사람에게 앱의 모든 기능을 제공해서 제대로된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주되, 그만한 가치를 느낀다면 대가를 지불해 달라는 것이지요. 무료화를 통해 사용자층을 두텁게 하면서 선의를 가진 일부의 이용자가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Arment의 생각으로는 단 5%의 이용자만 후원자가 되어주면 그 전 부분 유료 모델일 때와 유사한 수준의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생각보다 크지 않은 숫자네요.

그리고 최근엔 Castro도 동일한 수익모델을 도입했습니다. 카스트로의 경우에는 처음부터 유료로만 앱을 판매했고, 구매하면 모든 기능을 쓸 수 있도록 되어 있었으니, Overcast보다 더 극적인 변화일 수 있겠습니다. 일단 제가 사용 중이던 앱 중에서는 이 두 개 뿐인데, 다른 사례가 더 있는 지는 모르겠습니다.

이 두앱을 모두 구매하고 얼마 있지도 않아서 이렇게 무료가 되어버리니 개인적으로는 속이 좀 쓰리지만, 조금 흥미로운 시도라는 생각도 듭니다. 처음 제가 아이폰을 샀을 때가 대략 5년 전인데요. 그 때 앱 개발자(사)의 수익모델은 유료로 판매하거나, 일단 무료 또는 유료로 앱을 제공한 뒤에 추가 기능은 월간 구독, 일회성의 in-app 구매, 혹은 광고 정도 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게임은 물론 아이템을 추가로 팔 수 있지만 이 경우는 별개로)

사람들의 반응도 다양합니다. 그냥 유료로 사서 그대로 돈 더 안들이고 쓰는 것이 좋다는 사람도 있고, 안 써보고는 모르니 무료로 받아서 인앱구매로 추가기능을 구매하는게 더 좋다는 경우도 있지요. 또 클라우드 동기화처럼 유지 비용이 발생하는 기능은 — 썩 달갑진 않지만 — 구독 모델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도 합니다. 광고의 경우에도 별 신경 안 쓰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극도로 싫어하는 사람도 있구요.

이런 모든 판매 방식은 당연하지만 대가를 지불한 사람에게만 합당한 기능을 제공하겠다는 것입니다. 무료 후 인앱 구매 방식의 앱도 대부분 그 앱의 장점을 제대로 활용해 보려면 결국, 그 기능을 써보기 전에 돈을 지불해야만 합니다.

후원자 모델을 시도하는 개발자는 틀림없이 좋은 사람일 것 같습니다.

  1. 스스로 멋진 제품을 개발했다는 자부심에 더해서, 앱을 일단 사용하는 사람은 그 멋진 제품을 100% 즐겨야 한다는 믿음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2. 이 모델은 본질적으로 사람들의 선의에 기댈 수 밖에 없으니, 앱을 사용하는 사람들 중 단 5% 만이라도 훌륭한 제품에 대해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려 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야 되지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한계는 있고 기업 입장에서는 도입하기 어려운 모델이라고 생각합니다.

  1. 불확실한 면이 많아서 아마 책임질 람이 많은 규모가 되는 회사라면 이러한 모델에 의존하기는 너무 위험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2. 1회성의 유료 구매인 경우에는 지출을 결정할 때, “이건 한 번 나가는 돈이니까 이 정도는 괜찮아. 가치에 비하면 싼거지.”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작은 돈이라도 매달 고정적인 지출이 생기게 되면 고민이 깊어지죠. 이 하나는 적은 돈일 수 도 있지만, 이런게 몇 개만 모이면 부담이 꽤 되니까요.
  3. 기존의 인앱 구매의 경우에는 돈을 지불하는데 대한 반대급부가 확실했습니다. 더 좋은 기능. 그런데, 이렇게 모델이 바뀌면 돈을 매달 지출하면서도 내가 무슨 가치를 얻는지 불확실 해집니다. 이 지출을 유지해야할지 의사결정하는 순간에 스스로에게 이 지출을 지속해야할 합리적인 근거를 제시하기 어렵지요. 어차피 그 돈을 안 들여도 난 기능을 100% 이용하고 있으니까.
  4. 마지막으로, 아마 주변의 대부분은 무료로 이미 온전하게 이용가능한 앱을 그냥 공짜로 사용하는 와중에 나 혼자 대가를 매달 지불하겠다고 마음먹는 건 꽤 바보같다고 생각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더구나 내가 아니어도 누군가는 돈을 대신 내주고 있을거라고 생각할테니까요.

물론 충분히 많은 사람들이 선의를 가지고 살고 있고, 앱이나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정말 만족한다면 후원자가 되어달라는 요청을 거절하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제가 위에 써본 한계도 회의주의자의 불평일 뿐일 수도 있습니다. 결과는 당장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나중에 개발자가 모델 도입의 결과 같은 것을 올려주면 좋겠다는 생각은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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