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ub Mens Core Full Sleeve Tri Suit 착용기

Sportpursuit.com이라는 사이트에서 트라이애슬론 용 운동복 (이하 trisuit) 을 구매했습니다. 이전까지 자주 입던 Skins의 trisuit는 민소매로 되어 있어서 늦은 가을이나 초겨울에 이것만 입고 달리기나 다른 운동을 하러 나가기가 애매해서 혹시 긴팔로 된 것은 없나 찾아 봤는데요. 꽤 오래 찾아봤지만, 찾을 수 있었던 것은 딱 이거 하나였습니다.

huub full sleeve

브랜드에 대해서도 좀 찾아봤는데, 주로 트라이애슬론 운동복을 만드는 회사인 것 같습니다. trisuit 외에 wetsuit도 파고 있었고, 가격대는 꽤 높은 편이었습니다.

이 제품은 원가는 약 200달러이고, 할인 후 기준으로 184달러 정도에 구매했습니다. 영국에 소재한 회사로 미국을 배송지로 할 경우에 배송비가 9.99달러 추가됩니다. 설명에 한국 직배가 된다고 써져있지만 선택이 되지 않았고, 유럽으로 받아서 배송대행지를 쓰는 것보다는 차라리 미국으로 배송받는 것이 전체적인 배송비는 더 저렴했습니다.

저는 이것과 70%가량 할인해서 팔던 SLS 제품을 같이 구매했는데요… 직구는 몇 번 하면서도 전화기 외에는 200달러를 넘겨본 적이 없는 바람에 관세 계산 방법에 무지해서 관세는 꽤 많이 나와 버렸습니다. (더해서 240달러 정도가 되버리는 바람에…)

주문한 제품은 모두 잘 왔습니다. 다만, 이 사이트의 경우에는 비용 — 특히 재고 관리비용 — 을 절감하려는 목적에서 따로 창고를 두지 않고, 주문이 들어오면 그 때 각 제조사에 주문을 넣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배대지에 물건을 받는데만 거의 한 달이 걸렸네요. 그 외에는 만족합니다.

일단 제품의 질은 무척 만족스럽습니다. 같은 xs 사이즈인 Skins와 비교를 해봤을 때, 전체 높이는 조금 짧은 편이고, 바지통은 아주 살짝 더 넓습니다. 그리고 팔목 부분과 바지 끝단에 마치 질긴 고무줄처럼 얇고 탄탄한 줄이 덧데어져 있어서 그 부분이 꽈 조여서 잡아주는 느낌입니다.

다리나 허리 부분이 Skins에 비해 더 넓지만, 탄성은 약한 편입니다. Skins는 입으면서도 어느정도 늘어나서 입는데 아무 어려움이 없었는데, huub 제품은 늘어난다는 느낌이 거의 없습니다. 조금 작다고 바느질이 터지거나 하는 일은 전혀 없을 것 같지만, 입을 때 — 특히 팔과 어깨를 넣을 때 — 조금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도 skins 중 지퍼가 없는 a400 상의를 입을 때 보다는 훨씬 편하고 빨라요.) 아마 한 치수 정도는 괜찮겠지만, 두 치수 정도 작게 고르면 아예 들어가지도 않을 수 있겠네요.

trisuit 자체가 한 번 입으면 수영, 사이클, 달리기 모두를 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옷이다보니, 일단 입고나면 불편한 점은 없었습니다. 요새는 달리기도 거의 안하고 runtastic result 앱으로 근력 운동 위주로 하는데, 팔을 크게 휘저어 보거나 몸을 웬만큼 격렬하게 움직여봐도 무리는 없었습니다.


일반 운동복 대용으로 trisuit을 몇 개 사다보니 트라이애슬론을 해보고 싶은 생각이 점점 많이 드네요. 일단 자전거를 사려면 여건 상 좀 멀었으니, 내년에는 아쿠애슬론 정도라도 한 번 도전해 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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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ylor Swift의 경제학

대개 콘서트 티켓의 판매는 선착순으로 이루어집니다. 공연 입장권 등을 유통하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모월모일 모시부터 입장권을 판매한다고 공시하면, 전세계의 팬들은 그 시간이 되기 벌써 몇십분 전부터 준비하고 있다가, 시간이 되는 바로 그 순간에 사이트에 접속해서 티켓을 사려고 하죠.

당연히 쉬운 일이 아닙니다. 유명한 아이돌 같은 경우에는 워낙 인기가 좋다보니 컴퓨터 매크로따위로 티켓을 최대한 구매해서 암표로 팔려는 사람들이 많아서, 입장권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오르기도 하고, 어떤 팬들은 인터넷 구매의 예행연습을 한답시고 전혀 다른 가수의 콘서트를 잔뜩 예매했다가 그냥 무더기로 취소해 버리기도 합니다.

테일러 스위프트는 새로운 시도를 시작했습니다. (이후 대부분의 내용은 해당 기사를 참조했습니다.) 표를 선착순으로 팔지 않는 것인데요. 그렇다면 기준을 무엇으로 했을까요. 바로 본인에 대한 팬들의 관여 정도를 표를 살 수 있는 기회의 척도로 삼았습니다. 결론적으로는 경매와 비슷한 거에요. 하지만 단순히 비싼 가격을 제시하면 표를 살 수 있는 경매와 다르게 평소에 테일러에게 많은 관심을 보여야 합니다.

어떻게?

테일러 스위프트가 콘서트 티켓을 판매하는 Ticketmaster라는 사이트는 Verified Fan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합니다. 일단 사용자 등록을 한다음에 여러 활동을 하는 거죠. 앨범을 사는 것뿐 아니라 테일러 스위프트의 SNS 글을 공유하고, 뮤직비디오를 여러번 시청하고 공유하는 등의 일들이 점수에 영향을 미칩니다.

바로 어제 (2017년 12월 16일)에는 팬들을 위한 전용 앱인 Swift Life라는 앱을 출시하기도 했습니다. 앱을 열어보면 전화번호나 페이스북을 통해서 회원가입을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전화번호는 미국 번호만 지원) 앱 안으로 들어가보면, 테일러 스위프트가 자기 이야기를 올리는 공간이 있고, 다른 사용자의 글을 모아볼 수 있는 공간 등. 메뉴 중에서는 단계별로 일종의 미션을 앱 사용자에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기본 화면 캡쳐

어떤 의미가 있나.

사람마다 어떤 물건에 대해 느끼는 가치가 다릅니다. 그러니까 같은 물건이라도 누구는 비싸도 살 용의가 있고, 어떤 사람은 참 저렴해 보이는 가격에도 지갑을 열기 망설일 겁니다. 만약 판매자가 각가의 구매자가 자기 물건에 두는 가치를 정확하게 알 수 있다면, 모든 구매자에게 다른 가격을 매겨서 자기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가격 차별 정책이라고 하죠.

현재 대부분의 콘서트 티켓 판매에서 이런 식의 가격 차별은 암표상들이 도맡아 하고 있습니다. 우르르 달려들어 표를 잔뜩 구매한 다음에 처음에 비싼 값으로 올렸다가 팔만큼 팔고 나면 가격을 조금씩 낮추는 방식이고, 구매자가 제품으로 느낄 수 있는 가치의 대부분을 판매자도 구매자도 아닌 암표상이 훔쳐가게 됩니다.

티켓 판매점에서 공식적으로 경매를 하면, 분명 암표상이 설자리를 없어지고, 팬 입장에서도 자기가 낸 돈이 어느정도 정직하게 자신의 스타에게 간다는 측면에서는 만족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모든 표를 이런 식으로 팔 수 있을까요? 결국 시장화를 어느정도 받아들이냐의 문제이지만, 아마 테일러 스위프트가 높은 인기를 누리는 한, 아무리 열정적인 팬이어도 돈이 충분치 않다면 결코 그의 콘서트를 볼 수 없을 것입니다.

스위프트의 새로운 방식은 그런 의미에서 더 열렬한 팬에게 테일러 스위프트를 가까이에서 생생하게 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아직 AI로는 비디오를 보게 할 수는 없다고 하니, 아직 열정적인 사람이 장사꾼의 인프라에 밀릴 것 같지도 않구요. 열렬한 팬들은 특별히 무언가를 더 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냥 하던대로 하면 되니까요.

물론 단점이 있습니다. 여기서 아무리 열심히 한들 표를 주지는 않습니다. 표를 살 기회를 주는 것이죠. 그리고 나처럼 특별히 열렬한 팬은 아니지만 그의 음악에 호감이 있고, 때때로 찾아보는 수준의 사람이라면,,, 아마 콘서트는 포기해야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처럼 팬 사인회를 위해서 수십장의 앨범을 사는 사람이 있는 곳에서는 이런 방식이 팬에게 기회를 주는 방식이 아니라, 팬에게서 경제적이익을 짜내는 방식으로 사용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듭니다.

아무튼 이제 첫 시도니까요. 앞으로 어떤 일이 있을지 한 번 기대해 봅니다.

주취 감경이 정말 필요할까?

지난 주 쯤인가 주취 감경 폐지 청원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왔다. 주취 감경이란 술에 취해서 범죄를 저질렀을 때, 심신미약을 인정해서 형량을 줄여주는 것을 말한다. 최근에는 흉악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주취 감경으로 형량을 적게 받은 조두순의 출소가 많이 남지 않았다는 사실이 이슈가 되면서 다시 사람들의 입에 오르고 있다.

나도 주취 감경 폐지 청원에 서명을 했기 때문에, 추이를 약간의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20만이 넘었기 때문에 청와대에서는 12월 6일 입장을 밝혔습니다.

조 수석은 “현행법상 주취감형이라는 규정은 없으나 형법 제10조 심신장애인 조항 등이 음주 범죄에 적용될 수 있다”며 “조두순 사건 이후 성폭력특례법이 강화돼 음주 성범죄에는 감경 규정을 적용하지 않을 수 있도록 했다. 성범죄의 경우 ‘술을 먹고 범행을 한다고 해서 봐주는 일’은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이어 성범죄 외의 다른 범죄에 대해서도 일괄적으로 ‘주취감경’을 적용하지 않는 문제와 관련해서는 “이 조항은 음주로 인한 감경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감경 사항에 관한 규정이어서 그 규정 자체를 삭제하는 것은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아예 음주를 심신장애 범주에서 제외하는 입법 논의도 시작될 전망”이라며 “자의로 음주 등 심신장애를 야기한 자의 범죄행위에 대해 감형할 수 없도록 한 형법 개정안이 발의됐고, 관련 공청회 등을 통해 사회적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내용상으로 보았을 때, 현재 주취감경에 쓰이고 있는 법 규정은 주취 감경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고 일반적인 심신미약 상태에 대한 것을 다루는 내용으로 보입니다. 다만, 심신미약 상태에 이르게하는 작용 중의 하나로 음주도 인정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이 됩니다.

주취 감경에 대해서 신중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주취 감경이 특히 성범죄에서는 폐지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합니다. 2013년 6월 성폭력 특례법이 개정되면서 성범죄에 관한 한 판사가 재량에 따라 음주나 약물로 인한 심신미약 주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 이외의 범죄에서는 여전히 술에 취했다는 것이 중요한 고려 사항이라는 점입니다.

지난해 3월 창원지법 전주지원은 만취 상태에서 단독 주택에 침입해 잠자던 60대 남성을 이유 없이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20대 강모씨에게 심신미약을 이유로 형을 감경해 징역 15년 형을 선고했다.

그리고 제가 생각하는 다른 문제하나는 주취 감경 고려의 기본값(default)이 주취 감경을 적용한다는 것이고, 필요에 따라 하지 않을 수 있다라고 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기본값을 그대로 사용하는 경향이 있고, 판사라고 해서 특별히 다르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한 마디로 주취 감경을 적용하지 않는 것에 추가적인 고민과 노력과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이고, 결국은 크게 이슈가 될 만한 문제가 없다면 주취 감경을 기본으로 적용하려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주취 감경을 없애자는 것이 심신미약 규정을 아예 없애버리자는 것은 아닙니다. 기사에도 나온 것처럼 음주를 심신미약 인정 사유에서 배제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것입니다. 일단 술은 여타 약물에 비해 구하기가 쉬워서 추후 법적 책임을 줄이기 위해 마시기가 쉽고, 본인의 주량을 잘 파악하고 있다면, 의학적으로는 사리분별이 어려울 만큼 취한 것으로 보이지만, 당사자는 여러 예리한 판단을 어느 정도 할 수 있는 수준을 유지하기가 아주 어렵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음주를 심신미약 사유에서 배제한다고 하더라도, 이미 초범이거나 죄를 충분히 뉘우치고 있다고 판단되면 형을 어느정도 감해 주기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음주로 인한 심신미약으로 인한 감형을 기본으로 인정해주지 말고, 기본적으로는 형량을 모두 인정하되, 초범 여부와 죄를 뉘우치는 정도에 따라 감형을 특별히 해주는 정도 만으로도 말그대로 술 먹고한 실수에 대한 배려는 충분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