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랫집 청년

대략 5년 전의 일이다.

짧은 유학을 나갔다가 5월의 마지막 날에 한국에 돌아왔다. 아직 집을 구하지는 못한 이유로 잠깐씩 고향에 내려가 있을 때를 제외하고, 서울에 머무를 때는 계속해서 한 친구의 집에 신세를 졌다. 그렇게 신세를 진 시간도 어느새 꽉 채운 여섯 달에 가까워 오고 있었다. 나 스스로도 약간의 불편을 감수하고, 또 오래된 친구에게도 약간 — 부디 약간이길 바란다 — 의 불편을 끼치며 생활하고 있었다. 친구의 집은 오르막길에 있어서, 마치 3층 같은 높이의 2층이었는데, 그 아랫집에는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젊은 사내 하나와 어머니가 같이 살고 있다. 그리 오래 지내보지 않더라도 그저 일, 이주 정도만 그 아랫집 창문 앞을 지나다녀 보면 금새 눈살을 찌푸리게 된다. 나도 백수생활을 좀 길게 하게 되어 지원서를 내거나 하러 나가면 점심 때 쯤이 되어서야 나가고, 또 들어오는 것도 저녁 시간이 늦어서 들어오는데, 그 앞을 오가다 보면 그 청년은 항상 티비 앞에 앉아서 게임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친구에게 듣기로도 그 아랫집 사내는 군대를 제대한지도 1~2년은 지난 것 같은데, 어디 공부를 하러 나가지도 않고 일을 알아보는 기색도 없이 꿋꿋하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그 어머니는 — 어쩌면 홀어머니이실지도 — 매일 나가서 폐지를 주워모아서 생활비를 버는 것 같으니, 그런 아들의 모습에 더 열불이 나지 않을까 짐작한다. 사실 가끔 지나다보면 그 아줌마가 제발 그것 좀 그만하라고 아들에게 소리지르는 것을 가끔 들을 수 있었다.

나 스스로는 회사를 알아보는 중이었고, 또 금방 일 할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자주 그 모습을 보면서 한심스럽다고 생각했다. 아마 무의식에는 나는 그래도 최소한의 노력은 한다, 나는 너보다 낫다는 그런 우월감이 있었던 것 아닐까. 생각이 그렇게까지 진행되고 보면, 사실 이 몇 달을 놀며 시간을 흘려보낸 내가 그걸 그렇게 한심하게 생각할만한 자격이 있는지도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결국 내가 보는 것은 점심 쯤의 모습과 저녁 늦은 시간의 모습일 뿐이다. 그 모습이 마치 연속된 것으로 보일지라도, 그 사내가 낮에 어떤 생활을 하는지 나는 전혀 모르고 있지 않은가. 사실은 그 어머니는 그렇게 오락을 하는 것 자체가 싫은 것이고, 그 친구는 그 맘 때쯤의 짧은 시간에만 휴식을 취하는 것뿐일지도 모른다. 다른 시간에는 제 나름대로는 생산적인 일들을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나는 확실히 그러한 사정들을 전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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