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ple Watch Series 2 Review

시작: Fitbit에서 건너오다

언젠가 내 생활에 대한 여러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에 대해서 글을 쓴 적이 있었다. 거기서 내 건강에 대한 정보는 Fitbit Charge HR로 수집을 하고 있다고 썼는데, 개인적으로 신체 활동 측정을 위한 기기로는 충분히 훌륭하다는 생각을 한다. 이제 얼마 전에 Pebble도 인수 했으니, 소프트 웨어적 측면에서도 더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원래 배터리가 오래간다는 이유로 애플 워치 대신에 Pebble Time 2를 사려고 했는데, 이 인수 건으로 출시조차 되지 않았다)

어쨋든 핏빗을 1년 이상 쓰면서 다른 부분은 모두 만족했으나, 전화기와 연동한 알림 기능이 워낙 약해서 스마트 워치 종류를 고민했었고, 고민 끝에 애플워치를 구매하게 되었다. 구매한 날짜는 지난 해 12월 9일 이니, 이제 대략 5개월 정도를 사용해 본 것같다. 지난 몇 달간 사용해본 경험을 나눠 보고자 한다.

이런 종류의 악세서리에서 내가 가장 중요하게 봤던 요인은 건강 정보의 습득이었기 때문에 먼저 그 부분부터 다루고자 한다.

건강 정보의 측정

Apple Watch의 첫 모델에서도 건강에 대한 정보를 중요하게 생각했듯이, 그 두 번 째 모델에서도 건강에 대한 정보를 측정하고, 사용자가 좀더 많이 움직이고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 하는 것을 한 가지 중요한 기능으로 강조하고 있다고 느꼈다. 애플은 두 번 째 모델을 내면서 Series 1과 2로 전작도 마이너 업데이트를 통해 두 모델을 한 번에 출시하였는데, 나는 공식적으로 수영을 지원한다는 점 때문에 Series 2를 구매했다.

Series 2는 공식적으로 방수를 지원하고, 간단한 통신을 위한 Wifi와 Bluetooth 4.0 외에 GPS를 내장해서 아이폰을 들고 나가지 않아도 달리기 경로를 기록할 수 있고, 심박계 외에 자이로스코프와 가속계 등을 통해서 몸의 움직임을 다각도 측정한다. (자세한 재원은 여기)

포함된 센서 자체는 어지간한 스마트 워치나 스마트 밴드 제품에 거의 포함되는 것들이니 더 특별할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애플에서 이러한 센서들이 가져오는 데이터를 얼마나 정확하게 해석해서 우리에게 의미있는 정보로 만들어 주느냐일 것이다.

애플워치만으로는 조금 부족

스마트 밴드 관점에서 보자면 애플워치는 몇 가지 단점을 가진다. 개인적으로 단점을 꼽아보자면, 1. 상대적으로 짧은 배터리 시간, 2. 운동의 자동인식이 되지 않는 점, 3. 자체적으로 수면 측정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짧은 배터리 시간

핏빗은 일반적으로 사용하면 4일 정도, 때때로 5일 정도까지 배터리가 유지되었다. 그래서 보통은 월요일이나 화요일 쯤에 한 번 충전하고 금요일에 한 번 – 이렇게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충전해 부면 그 중간에는 걱정할 일이 없었고, 원래 사려고 했던 페블도 배터리가 길면 2주 정도까지도 간다고 해서 애플워치보다 우선순위에 놓았던 것이다. 쓰다보니 일주일에 두 번 충전하는 것도 꽤 번거로웠고, 가끔씩은 충전을 까먹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애플워치는 공식적으로는 하루 정도밖에는 배터리가 유지되지 않는다. 제조사에서는 18시간까지 유지되는 것으로 표시해 두었다. 일단 시계로 출시한 것이니 낮에 차고 다니고, 밤에는 충전하라는 뜻이겠지만, 애플워치로 더 많은 것을 하길 원하는 입장에서는 꽤나 불만스러운 스펙이다. 다행히 WatchOS 3에 들어서는 전력을 꽤 효율적으로 관리하는지 구 모델에서도 하루 이상은 충분히 유지된다는 이야기가 많고, Series 2는 이틀에 한 번 충전한다는 사람도 꽤 많아서 이 정도면 적응 되겠지라는 생각에 구매해 보았다.

실제로 내가 시계로 뭔가를 하는 일이 별로 없어서 그런지 배터리는 충분히 오래간다. 보통 내 생활 패턴은 샤워를 하면서 시계를 충전시키고 (대부분은 100%가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자기전에 시계를 찬다) 아침에 일어나면 또 샤워하면서 충전하고 회사로 들고 나간다. 일반적으로는 이런패턴으로 생활하면 집에 들어왔을 때, 대부분은 75% 이상 배터리가 충전되어 있다. 만약 원한다면 이틀에 한 번 충전으로도 사용에 지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구입 초기에 고향에 다녀오면서 충전 케이블을 두고 가서 이틀 이상 충전을 못했는데, 거의 이틀 꽉 채워서 사용했던 것 같다. 마지막에도 저전력 모드로 빠져서 일반적인 사용은 불가능 했지만, 시계는 켜진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저전력 모드에 들어가면 완충하거나 껐다 켜는 것 외에는 빠져나올 방법이 없다. 불편한 점이다) 다만, 무선 충전 기술의 문제인지, 배터리 용량이 그리 크지 않음에도 방전 상태에서 완충을 하려면 꽤 긴 시간이 걸린다. 나는 하루 중 시계를 차고 있는 시간이 고르게 유지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매일 충전하는 패턴을 유지하고자 한다.

그리고 의외로 매일 충전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버리니 핏빗처럼 가끔 충전을 까먹어서 밴드의 전원이 꺼져버리는 일은 오히려 없어졌다. 핏빗은 샤워할 때를 포함해 언제나 차고다니다가 충전이 필요할 때는 내가 신경써서 배터리 수준을 확인해 봐야하는데, 애플워치는 거의 매일 충전해야되다 보니, 그냥 당연히 충전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운동이 자동으로 인식되지 않는다

핏빗의 좋은 점 중의 하나는 버튼을 길게 눌러서 수동으로 조깅을 시작할 수도 있지만, 일정 시간 이상 걸으면 걷는 것으로, 달리기를 하면 달리기를 자동으로 인식해서 달리기를 했다는 것을 자동으로 알려준다는 것이다. 만약 요가처럼 제 자리에서 하는 운동을 하면 심박수 증가를 인지해서 내가 걷기와 달리기가 아닌 무언가를 했다고 기록을 남겨주기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에 반해서 애플워치는 자동으로 인식해줄 수 있는 운동이 없다. 물론 심박수가 증가하고 몸을 열심히 움직이고 나면, 활동앱에는 그 시간에 운동을 했고, 칼로리도 소모되었다고 나오지만, 정확히 무엇을 했는지는 알 수 없다. 걷기면 걷기, 달리기면 달리기 워치의 운동앱을 켜고, 시작을 눌러줘야만 한다.


활동앱에서 운동 인식

위 그림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그림에서도 보면 몇몇 시간 운동을 많이 한 것으로 나오지만, 실제 운동 내역에서는 내가 수동으로 시작한 운동이 아니면 포함되지도 않고, 운동의 종류를 사후적으로 수정할 수도 없다.

수면 측정의 문제

애플워치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가장 고민스러웠던 것은 앞으로 수면측정을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하는 문제였다. 핏빗으로 수면측정을 한다고 해서 특별히 엄청나게 건강해지는 것은 아니었지만, 나름의 도움은 충분히 되었다고 생각한다. 지난 며칠을 돌아봤을 때, 수면 시간 자체가 짧다면 당분간은 좀더 일찍 잠자리에 들려고 노력했고, 잠을 자도 깊이 잠든 것으로 나오는 시간의 비율이 너무 적으면 커피를 줄이거나, 자기 전에 휴대폰 보는 시간을 줄이거나 하는 식으로 약간의 조정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애플워치는 시계를 표방해서인지 자체적으로 수면 측정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다. 아마 낮 시간에 잘 차고 다니고 자기전에는 충전기에 꽂아두라는 배려인 것 같은데, 그러다 보니 수면 측정을 위해서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봐야했다. 처음에는 핏빗과 혼용을 생각하기도 했다. 낮에는 시계를 차고 다니고, 자기 전에는 핏빗을 찬다거나 하는 식으로. 그러나 이렇게 했을 때의 문제는 매번 잊지말고두 기기의 배터리를 같이 확인해줘야 한다는 점과, 정확한 측정을 위해서는 잊지말고 자기전에 밴드를 갈아차야 한다는 점이다.

다음 장에서 자세히 쓰겠지만, 처음 애플워치를 샀을 당시에는 시계를 통해 수면을 측정하는 앱도 자기 전에 Sleep 버튼을 눌러주고, 일어나면 일어났다고 시계에 알려줘야했다. 수면측정 기능은 앞으로 애플이 시계의 사용 시간을 충분히 확보했다고 생각한다면 추가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애플워치가 핏빗보다 태생적으로 좋은 점들이 있다. 물론 애플에서 나와서 아이폰과 긴밀하게 연결된 덕분인데, 그 중 하나는 하루 종일의 심박수를 개인적으로, 더 상세하게 기록해 둘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핏빗도 하루종일 심박수 측정이 되고, 측정주기는 오히려 애플워치보다 더 촘촘한 편이다. 다만, 문제는 핏빗앱에서는 심박수가 최대, 휴식기, 현재 심박 정도만 숫자로 보여주고 나머지는 그래프로 보여준다는 점이다. 그리고 핏빗과 연동된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서 핏빗에 기록된 심박 수치를 추출하고 싶어도 핏빗의 API 한계 때문에 하루에 한 번의 심박수만 가져올 수 있었다. (내가 연동을 위해 사용한 앱에서는 휴식기의 최저 심박수 수치를 가져왔다)

이에 반해, 애플워치에서는 측정된 모든 심박 수치를 그래프 뿐만 아니라 숫자로도 확인해 볼 수 있다. 또한, 심박수 뿐만 아니라 걸음수, 소모 칼로리, 오른 계단 수 등 모든 수치의 시간별 기록을 확인해 보고, 필요하면 별도로 추출할 수도 있다는 점은 데이터 유실을 걱정하는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유용한 점이다.

여러 종류의 앱을 통한 단점의 보완

그 자체로는 기능이 조금 부족해 보일 수 있지만, 애플 처럼 자체적인 플랫폼을 갖추고 있고, 여러 시장 참여자들(예컨데, 독립개발자)을 잘 활용할 줄 아는 회사의 “스마트” 제품이라면 역시 앱 생태계를 통한 기능의 확장이 뛰어나다. 애플 워치는 출시 초기부터 iOS의 앱 개발자들이 시계용 앱을 함께 만들어서 아이폰 앱과 함께 배포할 수 있도록 지원하였다. 초기에는 휴대폰에서 연산을 하고 블루투스를 통해서 결과값을 전달받는 성격상 시계에서 앱으로 뭔가를 하기엔 너무 느리다는 평이 많았지만, 시리즈 2가 출시되어 능력이 개선되고, 시계에 앱의 직접 설치를 지원하면서 속도 문제로 못 쓸 정도는 아니라는 생각이다. 여기 더해서 시계 기본 화면(Face)에 바로 표시되는 Complication 기능을 통해서 바로바로 필요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은 확실히 편리하다.

나는 몇 개의 추가적인 시계용 앱과 기본 화면의 컴플리케이션을 통해서 핏빗을 쓸 때의 유용함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몇 가지 편리함을 얻어냈다.

Fitbit의 대체제

글을 쓰면서 스마트밴드와 스마트워치로 분명 용도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핏빗과 비교를 많이 했는데, 이는 내가 중요성을 두는 지점이 하루 동안의 심박수나 운동량, 수면 시간 같은 건강 정보의 수집이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핏빗은 이제껏 자기 역할을 훌륭히 수행해 왔다고 볼 수 있는데, 핏빗을 쓰면서 조금 아쉬웠던 것이 폰의 알림을 받는 것 정도이다.

처음 애플워치를 샀을 때 더 불편해졌다고 느낀 것이 두 가지였는데, 하나는 수면 기록을 측정하기가 불가능했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시계에서 바로 심박수를 확인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심박수를 확인하려면, 하던 일을 멈추고 심박수 앱으로 들어가서 측정이 끝나길 기다려야한다. 그냥 워치 페이스에서 바로 확인할 방법은 없었다.

수면기록

애플에서는 애플워치로 수면측정할 수 있는 방법을 기본으로 제공하지 않는다. 수면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제3자가 개발한 앱을 사용해야 하는데, 처음에는 이것도 불편하기는 마찬가지여서 잘 때만 핏빗을 계속 사용해 볼지도 고민해봤다.

내가 처음 사용했던 앱은 sleep++이었는데, 아이폰 화면에서 광고가 나오지만 무료로 출시되어 있고, 수면 측정도 내 생각에는 정확하게 보여서 몇 번 사용해보았다. 측정방식은 시계에 앱을 설치하면 잠들어 있는 동안 움직임을 감지해서 잠이 깊이 들었는지, 얕은 상태인지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대부분 기기의 수면측정 방식과 유사하다. 측정 품질에는 불만이 없었지만 자기 전에 워치 앱을 켜서 버튼을 눌러줘야하고, 일어나면 또 일어났다고 버튼을 눌러줘야한다는 점이 단점으로 번거로운 동작이 붙게 되니 잘 사용을 안 하게 되었다. 그래서 잘 때는 핏빗을 쓰는 것을 고민했지만, 자기 전에 시계 갈아 차는 정성이면 버튼 하나 누르고 말지 싶어 관뒀다.

그러다가 찾은 앱이 바로 Tantsissa에서 제작한 autosleep이다. 이름부터가 무미건조하고, 디자인도 디자이너 따로 안쓰고 개발자가 뚝닥뚝닥 만든 듯한 느낌이 강하지만, 수면의 측정이란 관점에서는 가장 훌륭한 앱이라는 생각이다. 이 녀석은 수면 측정방식이 위에 언급한 Sleep++과 다른데, 일단 시계에는 별도의 앱을 설치할 필요가 없다. 밤에 자는 동안 애플워치에서 측정한 심박수와 움직임 등을 불러와서 아이폰 앱에서 수면기록을 분석해서 보여주는 방식이다. 그렇다보니 밤에 충전을 못한다는 점을 제외하면 배터리에도 큰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자기 전에 만충전하고 아침에 일어나서 확인해보면 대개 98%이상은 남아있다. 아침에 운동을 하며 워치앱을 한 시간 가량 쓴 후에도 90% 이상은 남아 있는 것을 보면, 배터리 소모는 아주 적은 수준으로 짐작된다.

가장 좋은 점 하나는 자기 전에 뭘 따로 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그냥 시계를 차고 잠들면된다. 또한, 업데이트를 통해서 하루 중 여러 번의 수면도 모두 인식하게 되었다. 아침이 되어 정해진 시간 이후 전화기의 잠금을 해제하면 지난 밤 몇 시간을 잤는지가 알림으로 온다.

앱을 열어보면 수면 기록에 대한 여러가지 정보가 표시되어 있다. 잠든 시간과 7시간 기준으로 몇 %에 해당되는지, 깊이 잠든 시간과 잠들어 있는 동안과 일어나는 순간의 심박수 등이 하나의 화면에 표시된다.

그리고 아래의 메뉴를 탭해서 다른 화면을 보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느정도 깊은 잠이 들었는지, 그 시간에 심박수는 어떠했는지 표시된다. 그리고 몇 번의 업데이트를 거치면서 여러가지가 편리해 졌는데, 그 중하나로 왼쪽 위 귀퉁이의 달력 그림을 누르면 지난 시간 동안의 수면 기록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달력에서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정보들은 수면시간, 잠든 동안의 심박수, 잠자리에 든 시간, 깊은 잠이 든 시간 등이다.

심박수 확인

내가 알기로 애플워치는 대략 3~4분에 한 번 꼴로 심박수를 재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핏빗처럼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하루 중 내 상태가 어떤 식으로 달라졌는지 보기에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한 가진 단점이라면 시계의 페이스에서 바로 확인이 어렵다는 점. 건강 앱에 들어가면 시간 별로 기록되어 있고, 그래프도 볼 수 있지만, 문득 시계를 들어서 확인해 볼 방법은 없다. 시계로 내 심박수를 보려면 그 시점에 반드시 측정을 해야만 한다.

AutoSleep과 같은 개발자가 출시한 HeartWatch는 이 문제를 해결해 준다. AutoSleep과 달리 워치앱 설치가 필수적인데, 이를 통해서 최근 심박수 측정치를 컴플리케이션을 통해 실시간으로 워치페이스에 띄워 둘 수 있다.

시계 앱을 열어보면 기본화면에서는 현재 심박수를 측정할 수 있는 화면이 나온다. 실제 이 앱을 통해서 심박수를 재 보면 다섯 번 가량 심박수를 잰다음에 평균을 내거나 하는 방식으로 결과값을 내는 것으로 보인다. 그 외에 현재와 하루 중 최저, 최고 심박수를 보여주는 화면과, 운동, 수면 시 심박수 등을 측정하는 화면이 나타나 있다. (사실 딱히 쓸 일은 없다)

아이폰에서 앱을 켜보면 AutoSleep과 유사한 화면을 볼 수 있다. 가장 왼쪽 메뉴에서는 일반적인 상황에서의 심박수와 운동/수면/일어는 순간으로 나누어 심박수를 보여준다. 가장 위의 달력 부분 역시 AutoSleep과 똑같이 과거 기록을 보여주는 월화면으로 전환된다. Dashboard에서는 활동앱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여러가지 측정치를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대쉬보드까지 볼일도 별로 없었고, 대부분은 Vitals 화면을 한 번씩 살펴보는 것으로 이 앱의 용도는 충분하다고 본다.

애플워치와 운동하기

애플이 자기들만의 시계를 출시하면서 강조했던 쓰임새 중의 하나는 건강을 위한 도구라는 점이었다. 당연히 애플워치를 통해서 내가 어떤 운동을 했고, 얼마나 열심히 잘 했는지 보여주는 것이 애플워치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일 것이다.

애플은 이를 위해서 워치용 운동앱을 만들어서 제공하고 있다. 운동앱을 통해서는 실내/외 달리기, 자전거, 수영, 로잉, 걷기, 스텝퍼 등 다양한 운동을 측정할 수 있도록 해두었다. 앱을 통해서 운동을 시작하면 목표를 정할 수 있게 되어 있는데, 칼로리를 기준으로 삼거나, 얼마나 오래 달리거나 수영할지를 목표로 삼을 수도 있다. 굳이 목표를 정하고 싶지 않다면 그냥 자유운동을 선택해서 하고 싶은 만큼하고 그만둬도 좋다. 운동 중에서 걷기, 달리기, 사이클링 같은 것은 실외 운동을 선택하면 GPS를 통해서 경로도 기록해 준다.

애플의 기본 운동앱도 충분히 훌륭해서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이 들지만 (이제 달리기는 기본적으로 운동앱으로 측정한다. 약간의 재미를 위해서 달리기를 할 때, Zomebies, Run!을 이용하고, 이 앱도 물론 워치앱이 있기는 하지만, 달릴 때는 아이폰으로만 켜서 보고, 워치로는 기본앱을 통해 달리기를 기록하고 있다). 표준적이지 않은 운동을 하고 그것을 측정하고 싶을 때도 있다.

Runtastic Result

Runtastic은 예전 달리기를 할 때 몇 번 사용했던 앱이다. 태생은 달리기 앱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팔굽혀펴기, 스쿼트, 턱걸이 운동 앱을 출시하였고, 요새 내개 사용하고 있는 Result라는 맨몸 운동 앱도 몇 해 전에 나온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런타스틱은 나름대로 운동에 관한 모든 분야를 아우르려는 것으로 보이는데, 최근에는 식이요법을 위한 레시피 앱도 출시하였다.

사실 이런 종류의 앱은 대부분 제대로 이용을 하려면 연간 구독을 해야하는 경우가 많다. 런타스틱 리절트도 예외가 아닌데, 인기 인앱구매 목록을 보면 연간 $60에 달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실 나 자신을 위해서라고는 해도 직접 수업을 듣는 것도 아닌데 구독료를 내야한다는 것은 나로서도 꽤 높은 벽으로 작용하는데, 우연히 런타스틱의 회원권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되어서 현재 주력 운동앱으로 사용하고 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리절트는 맨손운동을 체계적으로 할 수 있게 해주는 앱인데, 앱을 열고 회원가입을 하고 보면 가장 먼저 피트니스 테스트를 받도록 하고 있다. 테스트는 정해진 시간 동안 (30초) 할 수 있는 스쿼트의 횟수, 버피의 회수, 팔굽혀 펴기의 횟수 등을 측정해서 내 체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유료 회원은 테스트를 거친다음에 12주 운동 프로그래을 시작할 수 있다. 운동은 무조건 일주일 안에 끝내도록 강제가 되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일주일을 기준으로 며칠이 남았거나, 며칠이 지났는지를 보여주며 가급적 한 주 내에 끝내도록 동기부여를 해주고 있고, 아래 플랜이라고 써진 기본 화면에서 내가 몇 주차에 있으며, 다음에 할 운동 프로그램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준다.

매번 운동이 끝나면 운동 후의 기분과 운동 장소에 대해 질문하고, 운동의 강도가 어떠했는지를 확인한다. 그렇게 일주일 치 운동을 다하고 나면 지난 한 주간의 운동 강도가 어떠했는지 묻고, 다음 주에는 일주일 동안 몇 번의 운동을 할지 3번에서 5번 사이에서 고를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운동이 내 체력 수준에 잘 맞게 나온다는 생각이다. 매번 할 때마다 어떻게 끝은 낼 수 있겠는데, 하고 나면 정말 힘들다.

워크아웃 탭에 들어가보면 별도 운동이라는 것을 해 볼 수 있다. 이 중에서 준비운동과 스트레칭을 포함해 위부터 세 개의 프로그램은 무료 회원도 할 수 있으나 그 아래의 운동들은 프리미엄 회원만 시도해 볼 수 있다. 최근 정규 프로그램이 끝나고 – 20분 내외로 걸린다 – 한 시간을 채워볼까 싶어 30분 내외의 별도 프로그램을 해 보고 있는데, 체력적으로는 확실히 끝까지 짜내서 운동을 한다는 느낌이 든다.

애플워치는 이런 여러 종류의 운동 프로그램을 실제로 수행할 때 도움을 준다. 워치앱을 통해서 직접 운동을 시작하거나 아이폰에서 시작 버튼을 누르고 보면, 워치에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오른 쪽 위 귀퉁이에서는 현재 시간과 운동을 실제로 진행한 시간이 표시되고, 화면 한 가운데에는 이번에 해야할 운동의 이름과 횟수, 또는 남은 시간(플랭크처럼 일정시간 버티는 운동)을 표시해준다. 하나의 운동이 끝나면 전화기를 만질 필요 없이 바로 시계에서 다음 운동으로 넘어갈 수 있다. 이게 끝이다.

운동의 보조 역할이긴 하지만, 운동을 하면서 다른 것을 신경 쓸 필요없도록 해주는 것이 워치를 이용해서 리절트 앱을 사용하는 것의 장점이다.

그리고 화면에서와 같이 리절트 앱을 이용해서 운동을 한 부분을 운동앱을 통해서 확인해 볼 수 있다.

그 밖의 운동

당연히 그 밖의 여러 운동을 워치와 함께 할 수 있다. 너무 뻣뻣한 몸을 좀 고쳐보고자 집에서 요가도 간간히 하는 편인데, 비록 대부분의 경우 좀더 화면이 커다란 아이패드를 켜 놓고 요가 동작을 따라하긴 하지만, 내가 즐겨사용하는 요가 앱 중 하나인 Pocket Yoga에서도 워치앱을 지원해서 전화기 화면을 볼 필요없이 시계만 가지고, 남은 시간과 동작을 확인하고, 요가를 하는 동안의 칼로리와 심박수도 쉽게 확인해 볼 수 있다.

그리고 MySwimPro는 연간 $100이라는 구독료가 부담되어 유료 기능을 사용해보지는 못했지만, 시계를 차고 수영함으로써 수영 동작을 정확하게 측정하고, 자체적인 수영 레슨 프로그램도 지원하는 것으로 보인다. 수영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여건 상 한 달에 두어번 겨우 하는 편이라서 수영 장비를 준비하는 것 외에는 아직 돈을 충분히 투자할 엄두는 내지 못하고 있다.

더 똑똑한 “시계”

차고 운동하고, 내 활동 수준을 체크하려는 정도만을 필요로 했다면, 아마 계속 핏빗을 써도 되었을 것이다. 물론 지금 쓰다보니 애플워치를 지원하는 운동앱이 많아져서 애플워치를 함께 사용하는 것이 훨씬 편리하게 느껴지고, 예전으로 돌아가기가 좀더 망설여지지만, 계속 그것만 써왔다면 이런 것도 몰랐을 테니 아마 불편하다고 생각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처음부터 핏빗이 아쉽다고 여겨온 것 중 하나는 단순하게 휴대전화에서 오는 알림을 잘 받지 못한 다는 점이었다. 지금은 시간이 좀 지나서 어떤 상황인지 정확히 알지는 못하고, 또 Fitbit Blaze처럼 새로나온 스마트워치 스타일의 제품은 사용해보질 못해서 알기 어렵지만, Fitbit Charge HR의 경우에는 알림을 받는 것이 무척 제한적이었다.

Fitbit은 받을 수 있는 알림도 전화알림밖에 없었을 뿐더러, 한글을 지원하지 않아서 전화기에 한글로 이름이 저장된 사람에게서 전화가 오면 그저 전화기 아이콘만 덩그라니 띄울 뿐이었다. 그러니 전화가 와도 전화가 왔다는 것만 알 수 있을 뿐 누구에게서 온지는 알기가 어려웠고, 문자나 다른 메시지 정도는 알림을 받았으면 좋았겠지만, 그것도 가능하지 않았다. 물론 이에 대한 대안으로 미밴드처럼 좀더 저렴한 제품도 있었고, 삼성의 기어 같은 제품도 있었지만, 아이폰과의 통합/연결성이나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서 애플워치를 구매하기로 결심했다.

알림 기능: iOS와의 통합

휴대전화의 알림을 시계로 잘 받는 것은 이제 특별한 기능이라기 보다는 못하면 점수가 깎이는 기본기가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굳이 스마트워치를 사는 이유 중의 하나가 휴대전화로 오는 중요한 알림을 놓지지 않고 잘 받기 위해서라는 점을 생각했을 때, 다른 스마트워치 뿐아니라 스마트 밴드 제품군에서도 중요하게 지원하는 기능이고, 그래서 휴대전화의 알림을 전달 받는 다는 것으로는 특별한 차이를 만들어 내기는 어려워 졌다는 생각이다.

아이폰의 알림

그런 가운데 애플워치가 알림기능 측면에서 돋보일 수 있는 것은 아이폰과 같은 핏줄이라는 점에서 기인할 것이다. 더 이상 자신의 OS를 라이선스하지 않고 OS에 맡는 제품을 자체개발하는 애플의 특성을 생각해보면, 자신이 직접 만들어 낸 아이폰과 애플워치가 다른 어떤 종류의 스마트워치와 스마트폰의 조합보다 궁합이 좋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다 보니 다른 스마트워치로보다 알림을 받는 동작이 더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준다. 먼저, 사용자가 전화를 사용하고 있을 때와 사용하지 않을 때를 구분하여 알림을 준다. 폰을 꺼둔 상태라면 알림은 휴대전화에서는 울리지 않고 바로 시계에서 톡톡 두드리는 듯한 진동을 준다. 지금 알림을 확인하지 않는다면 워치 페이스 윗부분에 붉은 점으로 남아서 보지 않은 알림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만약 손목을 들어서 시계를 보면 알림의 내용을 전화기에서 보이는 것과 유사한 수준으로 보여준다. 하지만, 만약 전화기가 켜져 있다면? 사람이 전화기를 쓰고 있고, 화면을 쳐다보고 있다는 뜻이니까 알림은 휴대전화에서만 울린다. 이미 휴대전화로 본 것을 시계로 다시 주의를 분산시킬 이유가 없다. (한 가지 예외는 전화가 왔을 때이다. 아마 전화가 왔을 때는 좀 시끄러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두 번째는 아이폰의 풍부한 알림 기능을 그대로 애플워치로 잘 옮겨와서 보여준다는 점이다. IOS 10에서 도입된 풍부한 알림 기능은 한 편으로는 애플워치를 충분히 의도하고 만들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알림이 왔을 때, 한 번의 탭으로 자세한 내용을 해당 앱에 들어가지 않고도 바로 확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아래 나오는 버튼을 통해서 어떤 대응을 할 지도 바로 선택할 수 있다.

이를 통하면, 알림이 왔을 때 굳이 휴대전화를 건드릴 필요도 없이 간단한 처리는 바로 손목 위에서 끝내 버릴 수 있다. 내가 개인적으로 가장 자주하는 것 중 하나는 메일이 왔을 때, 제목과 간단한 내용만 보고 바로 알림 상태에서 메일을 지워버리는 것이다.

시계의 알림

애플워치는 자체적으로도 알림도 몇 가지 보내는데, 지금까지 겪어온 바로는 모두 활동/건강과 관련된 것이다. 알림을 받는 주기는 아이폰의 워치 앱에서 조정할 수 있고, 필요하면 꺼둘 수도 있다. 지금까지 받아 본 것은 두 가지로 활동 목표에 대한 알림과 심호흡에 대한 알림이다. 활동은 아이폰으로도 앱이 존재하는데, 아이폰으로 별도 알림이 오지는 않고, 워치로만 알림이 온다. 주요 내용은 알림을 받는 현 시각 기준으로 활동 목표는 어느 정도 달성했는지는 알려주고, 세 가지 (움직이기, 운동하기, 일어나기) 목표 중에서 달성하는 목표가 있으면 달성 여부를 알려준다. 여기서 움직이기 목표는 칼로리를 기준으로 하는데 개인 성향에 맞춰서 조정할 수가 있다. 운동하기는 하루 중 일정 시간 이상 운동을 한 시간을 알려준다. 일어서기는 매 시간 1~2분 정도 일어나 있는지를 측정한다. 운동하기의 목표는 30분, 일어서기는 12시간으로 되어 있는데 따로 조정하는 방법은 찾을 수 없었다. 움직이기의 목표는 아이폰이 아닌 시계의 활동앱에서 조정하거나 매주 오는 주간 요약 알림을 통해서 수정할 수 있다.

심호흡은 아이폰에는 따로 앱이 없고, 애플 워치에만 있다. 애플워치 시리즈 2와 함께 발표한 심호흡은 최근 많이 유행하고 있는 마음챙기기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시간은 1분에서 최장 5분까지, 분당 호흡수는 4번에서 10번까지 할 수 있습니다. 심호흡 알림을 주는 주기와 분당 호흡수 등은 워치앱의 심호흡 설정에서 조정할 수 있다. 시간은 심호흡을 시작할 때 설정할 수 있고, 워치앱에서의 설정을 통해서 이전 심호흡 시간을 기본으로 사용할 수 있다. 심호흡이 종료되고 나면 몇 분 간 했는지, 심호흡을 하는 동안의 심박수를 알려준다. 심호흡을 하는 동안 들이쉴 때와 내쉴 때의 타이밍을 햅틱을 통해서 알려주기 때문에 호흡법에 익숙하지 않아도 쉽게 깊은 숨을 쉴 수 있습니다.

App을 통한 기능의 확장

내가 생각하기에 애플워치가 다른 스마트 워치 제품들과 다르다고 생각하는 점 중 하나는 제조사가 만든 앱 뿐 아니라 독립 개발자(사)가 만든 앱을 시계에 설치해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아이폰의 워치앱을 열어보면 기본으로 열리게 되어 있는 나의 시계 탭에서 아랫부분으로 스크롤을 조금 내려보면 워치 앱의 여러가지를 설정할 수 있는 기본 앱 목록이 나타나고 조금 더 내리면 그 아래에 독립 개발자가 만든 앱 중에서 워치앱이 존재하는 앱의 목록이 나타난다.

목록 중에서 설치하고자 하는 앱에 들어가서 Apple Watch에서 앱 보기 부분의 스위치를 켜면 해당앱을 애플워치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준비가 된다. (블루투스 전송이다보니 설치는 조금 느린 편이다)

호기심에 꽤 여러 종류의 앱을 시계에 설치해 두기는 했지만, 실제로 자주 사용하는 것은 제한되어 있다. 사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은 운동용으로 사용하는 Runtastic의 Result와 지금은 인기가 조금 식은 Pokemon 앱이다. 직접 앱을 실행시켜서 사용하는 것은 거의 이 두 개 앱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초반에는 몇 가지 유용한 앱을 사용해 보려고 했는데, 많은 이들이 지적했듯이 시계의 작은 화면 (현재 사용 중인 42mm 애플워치: 1.5인치, 312×390, 38mm 애플워치: 1.32인치, 272×340)으로는 분명 복잡한 작업을 하기가 어렵다. (반면에 큼지막한 다음 동작 버튼을 누르거나, 그도 아니면 한 번 씩 시계를 보며 체크하면서 소리로 다음 운동을 알려주는 정도의 용도로는 충분히 괜찮다. 거기에 심박수 같은 여러가지 정보도 기록해 줘서 아주 편리하다보니 이제 운동 관련 앱을 살펴볼 때도 워치앱을 지원하는지 눈여겨 보게 된다.)

애플워치 사용 초기에는 Workflow앱을 통해 그 때 그 때 마신 커피의 카페인을 기록하는 용도로 쓰거나, 갑자기 필요한 순간을 위해서 drafts 앱을 사용해 보려고도 했다. 일단 workflow앱을 통한 카페인 기록은 나쁘지는 않았지만, 문득 아이폰을 거의 항상 함께 들고다니는 입장에서 굳이 작은 화면을 또 두들기고 있을 필요는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렇다고, 아이폰을 쓰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대부분 시계를 빤히 쳐다보면 만지작거리는 것도 그다지 좋은 모습은 아니다(그런 상황에서의 시계는 단순 알림 확인용이다)보니 쓸 일이 많지 않았다. Drafts의 경우에도 사용성이 꽤 좋지는 않았다. IOS의 받아쓰기 기능은 꽤 쓸만한 편이긴 하지만 혼자 있을 때가 아니라면 허공에 대고 중얼거리는 것을 그다지 선호하지는 않고, 아직 scribble은 영어와 중국어만 가능해서 시계를 이용해서 텍스트를 편하게 입력할 좋은 방법은 아직 생각나지 않았다.

결국 정착한 사용법은 컴플리케이션이다. 기본적으로 시계는 시간을 확인하는 도구인데, 평상시 사용에 시간 외에 내 스케줄(Fantastical)과 남은 할일의 확인(Todoist)이라는 기능을 추가한 것이다. 현재 사용중인 워치페이스에 컴플리케이션으로 등록된 워치앱은 앱이 램에 올려져 있는 상태를 유지해서 실행하면 별다른 로딩없이 바로 최신의 정보를 보여준다. 디지털보다는 아날로그 스타일의 워치페이스를 더 좋아해서 컴플리케이션은 모듈 형과 다르게 다음 일정의 시간 또는 남은 할일의 갯수같은 간단한 정보만 보여준다. 그날 무슨 일정이 있는지는 기억하고 있어서 시간이 따로 표시되어 있는 것만 봐도 환기가 되지만 그 다음 일정까지 확인이 필요할 때는 Fantastical의 아이콘을 눌러서 앱을 열고 일정을 확인해 본다. Todoist의 경우에도 남은 일이 뭐가 있는지 간단히 체크하고 싶을 때 한 번 씩 열어본다. (다만 최근에는 워치앱이 자꾸 죽어서 사용이 안된다.)

평상 시에는 잘 사용하지 않지만 환경이 달라지면 사용하는 워치 페이스와 자주 쓰게 되는 앱이 있다.

타지로 여행을 가게 되면 꼭 여행 경로를 기록해두는 버릇이 있다. 몇 해 전에 Geotag Photos Pro라는 앱을 접하고 나름 만족스럽게 사용해서 두 번 째 버전으로 유료 업그레이드를 했다. 두 번째 버전은 새로운 앱으로 출시해버려서 기존 앱에서 기록해둔 로그가 직접 통합되어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gpx 양식으로 별도 보관이 되고 있어서 그건 크게 문제는 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실내에 들어가서 잠시 머물렀다 나오거나, 저녁에 숙소로 돌아가게 되면 아이폰에서 해당앱을 열고 종료를 눌러줘야 했다. 두 번째 버전이 나오고 위젯을 지원하게 되면서는 아이폰의 위젯을 띄워뒀다가 종료를 눌러주면 되었는데, 이제는 잘 쓰지 않는 위젯을 굳이 꺼냇다 넣었다 할 필요없이 시계에서 로그 스위치를 켜고 끌 수 있게 되어 상당히 편해 졌다.

그 외에 가끔 쓰는 것으로는 1password가 있다. 1password는 시계에 저장할 데이터를 미리 아이폰 앱에서 지정해 두어야 한다. 나는 1password에 입력해둔 내 여권정보를 워치에 저장해 두었다. 때때로 비행기를 타면 내릴 때마다 입국서류를 작성하는 것이 꽤 번거로운 일 중의 하나이다. 가방에 넣어뒀던 여권을 꺼내어 보고 다시 처리하는 것은 번거로운 것이 당연하고, 매번 손에 들고 있는 아이폰도 비행기 좌석의 좁은 탁자위 다른 음료와 책 같은 것들과 함께 올려두고, 볼펜으로 글씨까지 쓰려면 생각보다 번거로워지게 된다. 워치앱을 통해서 정보를 확인하면 편하다. 조그만 화면이 손목위에 딱 붙어있으니까

여전히 애플워치의 용도는 제한적이라는 생각은 든다. 다른 스마트워치는 아직 써보지 못해서 함부로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내 생각에 이런 한계는 작은 화면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이패드가 출시되기 전에는 화면만 커진 아이폰이라는 소리를 들었지만, 정작 출시되고 나서 바로 그 화면 크기의 차이 때문에 전혀 다른 용도로 포지셔닝이 된 것처럼 애플워치는 대각선 기준 아이폰의 반의 반정도 밖에 안되는 화면 크기 때문에 우리가 전화기를 사용할 때와 같은 용도로는 사용이 어려운 것이다. 그렇기에 당분간은 기능적으로 조금더 확장된 시계이되 거의 언제나 손목에 차고 있다는 특성으로 보완적인 보안 기능이나 건강/운동 측정 도구로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는 VR이나 AR 기술이 획기적으로 발전해서 스마트 기기의 사용이 물리적인 화면 크기의 한계를 벗어나게 되었을 때 지금 스마트폰이 차지하고 있는 위상에 도전해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패션 아이템?

그런데, 기능만으로는 충분한 수요를 만들어 내기 어렵지 않았을까?

애플워치가 시장에 진입하기 전인 2014년 스마트워치 제품의 판매량은 글로벌 기준 500만대였다. 500만대의 매출 수량은 물론 그 자체로만 봐서는 적은 숫자가 아니지만, 전세계 스마트폰 사용자 수가 15억 7천만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0.3% 정도 밖에 되지 않는 매우 낮은 비율의 스마트폰 사용자만이 스마트워치를 사용했다. 여기에 스마트 밴드 판매량 1,500만대를 더한다 하더라도 사용자 비율은 1.3%로 미미하다.

기능이 부족해서 사용자가 적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물론 지금보다는 부족했겠지만 내가 사용했던 Fitbit만 해도 심박수 측정까지 가능했고, 다른 여러가지 센서를 활용해서 수면 추적부터 운동 측정까지 해줬을 뿐 아니라, 전화/문자/이메일 같은 몇 가지 주요 알림은 충분히 전달해 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주변 사람들을 봤을 때, 사람들이 이러한 기기의 착용을 망설인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이러한 기기를 손목에 차고 다니는 것이 IT기기 매니아(또는 덕후?)같이 보이게 만들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비슷한 생각은 애플에서도 당연히 했으리라고 본다. 애플워치는 분명 기존에 나온 스마트워치/밴드 제품들에 비해서 기능적으로 확장된 측면이 있긴했지만, 성능적으로 특별히 더 발전된 부분은 찾기 어려웠다. 특히, 아이폰 출시 이후로 성능보다는 경험을 강조해온 애플로서도 초기모델을 통해서는 특별히 마케팅에 써먹을 경험이 부족하지 않았을까.

나는 그러한 측면에서 애플이 애플워치를 단순한 스마트워치가 아니라 패션 아이템으로 포지셔닝 해오고 있었다고 생각하고, 그 전략은 충분히 성공적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예쁘기 때문에 스마트워치를 사지는 않는다. 하지만, 스마트워치라는 것을 사볼까 고민할 때, 기왕이면 평소 자신의 스타일과 본인 취향에 좀더 잘 어울리는 것을 고르고 싶을 것이다. 그리고 호기심은 있었지만 너무 튀어 보일까봐 망설이던 사람에게 무난하게 잘 어울려 보이는 디자인은 꽤 높았던 벽 하나를 허무는 효과도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에르메스와 같은 명품 브랜드와의 협업은 패션아이템으로서의 애플워치에 더 힘을 실어주는 역할을 하였다. 에르메스와의 협업은 시리즈 2에도 이어지고 있고, 에르메스에 더해 나이키와의 협업을 통해서 좀더 활동적인 이미지도 추가하고 있다.


애플워치는 악세서리 측면에서도 확장성을 어느정도 고려해서 만들어졌다. 애플워치는 2015년 4월 출시 이후, 2015년 한 해 동안에만 1,200만 개의 시계를 팔아서 스마트워치 판매량의 2/3을 차지했으며, 스마트워치 시장을 확대하는 역할을 하였다. 애플워치는 처음 출시될 때부터 시계줄을 쉽게 교체할 수 있게 디자인되었고, 지난 해 시리즈 2가 출시되었을 때도 몇 가지 성능적인 개선은 이루어졌지만 디자인은 동일하게 유지되어 모든 제품이 시계줄이 호환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이를 통해서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같은 다른 제품의 액세서리 시장과 마찬가지로 애플워치에서도 다양한 액세서리가 출시되고 호환될 수 있었다.

애플에서 출시한 시계줄은 품질은 당연히 좋겠지만, 가격이 시계줄치고는 상당히 비싸다는 생각이 들고, 내 취향에 딱 맞지는 않는 제품도 있었다. 그래서 일단 시계는 스포츠밴드로 주문하고 내 취향에 맞는 줄들로 따로 샀다. 특히, 링크브레이슬릿은 애플 제품은 두터운 비늘느낌인데, 개인적으로는 각진 체인 느낌을 선호해서 별도 구매했다. 전반적으로 디자인도 무난하고 가격도 저렴한 편이었다.

마치며

길지는 않은 시간이지만 애플워치를 처음으로 구매해서 사용해 보며 드는 생각들을 정리해보았다. 요약해서 말하자면, 독립적인 도구로서의 역할은 많이 멀었다고 본다. 애플워치만으로 무언가를 해보겠다고 생각하면 실망하기 십상이다. 아이폰의 기능 일부를 대신하고 조금 더 편하게 보조해주는 도구로서 보자면 아직 부족하지만 꽤 쓸만하다. 알림을 받는 용도로는 특별히 더 말할 필요없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운동할 때의 보조기구로서 매우 훌륭하다는 생각이다. 단순히 운동 중의 신체 상태를 측정해줄 뿐 아니라, 운동용 앱의 확장 기능을 통해서 운동 과정 자체를 보조해 줄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어떤 상황보다 애플워치가 더 필수적이라는 생각이 들게 해준다.

Big Fish: 아버지의 환상

나이먹고 보면 과장이 5할은 넘어가는 것 같다고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래도 어렸을 적에는 아버지가 젊으셨을 적 겪으셨다는 경험담 하나하나를 빨려들어갈 듯 집중해서 들었던 적도 있지 않았었나.

나이를 먹어가면서 그 많은 일들이 아버지 말씀처럼 짠하고 풀리지는 않는다는 것을 깨달아 가는 것 같다. 많이 시도해보고 잘 안되니까 아마 꽤 많은 과장이 아버지 이야기 속에 스며들어 있으려니 생각해 버리곤 한다.

그러다보니, 요즘에는… 으레 이 정도는 과장이시겠거니 하고 걸러듣게 된다. 그리고 예전에 하셨던 이야기를 꽤 자주 반복하신 다는 것을 어느 순간 문득 깨달았다. 가끔은 반농담삼아 아버지 지금 하신 말씀 두어번만 더 하시면 백번은 채울 것같다고 말씀드린다.

영화 속의 아들

내가 한 이 모든 생각과 행동을 이 영화의 젋은 아들은 똑같이 보여주고 있다. 아 물론, 조금 더 과장된 측면은 있다. 영화니까. 사실 우리아버지는 마녀를 보신 적 없으시고, 유령 마을로 모험을 떠나 보지는 않으셨다. 키가 몇 미터 쯤 되는 거인, 믿을 수 없이 커다란 물고기에 대해서 말씀하지 않으신 것도 당연하다.

그렇다 보니 오히려 주인공의 심정은 더 이해가 갔다. 어렸을 때 들었던 아버지의 환상적인 이야기는 나이먹은 자식에게는 그냥 우스갯소리일 뿐이니까. 결국 나이먹고 나면 “아버지는 왜 항상 농담만 늘어놓고 사실은 말해주지 않으실까.” 생각할 수 밖에는 없다.

그래서 결국 이 영화는 아버지의 모험담임과 동시에 아버지의 진실을 찾아나서는 아들의 모험담이기도 하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팀 버튼에 대한 편견에 사로잡혀서) 이 영화가 아버지가 겪을 모험의 진실을 향한 아들의 모험이고, 그래서 정말 큰 물고기를 찾았다 따위의 이야기인 줄알았다.

아버지의 모험

사실 따지고 보면 모험은 아버지 혼자 했다. 시대상으로 보면 아버지인 에드워드 블룸은 대략 1920년대말이나 30년대 초쯤 태어난 사람인 것 같다. 그가 어렸을 때는 아직 가까운 지역에 대해서도 모든 것을 알지는 못하는 시기였고, 약간의 신비 같은 것이 남아 있던 시기였을 것이다.

에드워드는 젊어서 본인이 나고자란 마을을 거인과 함께 떠나서, 숲 속 깊이 숨겨진 신비로운 마을을 방문하고, 마침내는 사랑을 찾아서, 결혼한다. 결혼과 동시에 군대에 징집되어 죽을 위기를 넘기고 고향으로 돌아온다.

아들의 입장

아버지의 입에서 나온 이 모험담은 어린 윌에게는 놀랍고 신기한 이야기였지만, 나이들은 아들에게는 도무지 사실에 대해서는 알려줄 생각없는 거짓말쟁이 이야기꾼의 허풍으로 들릴 뿐이다.

심지어 이 문제로 두 부자의 대화도 거의 단절되다시피한다. 사실 철없는 두 남자가 다시 연결될 계기를 찾아주는 것은 두 여자다. 아버지의 아내와 아들의 아내. 특히 아들의 프랑스인 아내는 (편견에 바탕한 것일 수도 있지만) 특유의 낭만주의적인 성향으로 아버지의 이야기를 이끌어 낸다.

그리고 아버지의 진실을 찾는 일에 거의 절망하는 아들에게 어머니는 아버지의 이야기의 모든 부분이 거짓은 아니라는 귀뜸을 준다.

이야기

아버지의 모든 이야기가 거짓은 아니다. 사실 어떤 의미에서 이야기의 전체적인 얼개는 사실이다. 실제로 거인을 만났고, 유령마을을 방문했으며, 사랑을 찾기 위해 몇 년을 투자했고, 전쟁터에서 죽은 사람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단지, 거인은 그렇게 거대한 사람인 것은 아니었고, 유령마을은 마을이름이 유령마을이었을 뿐 어떤 신비로운 환상의 장소는 아니었으며, 전쟁터에서 목숨을 구해준 쌍둥이 자매는 정말 쌍둥이일 뿐이었던 것이다. 그저 그토록 환상적인 이야기는 아니었을 뿐이다.

사실

아들인 윌은 환상적으로 덧칠해진 아버지의 이야기에서 약간씩의 사실의 조각을 찾고, 그걸 바탕으로 아버지를 이해해보려고 한다. 아버지의 모험은 그 자체로 멋진 이야기이다. 다만, 에드워드는 타고난 이야기꾼이었고, 조금 건조할 수 있는 부분들을 그냥 그대로 말해버리기엔 상상력이 너무 풍부했던 것 뿐인지도 모른다.

영화 마지막에 아버지의 장례식에서 아버지의 지인을 만나면서 비로소 윌은 에드워드의 환상과 화해한다. 병원에서 나이든 의사가 말해준대로, 사실 그대로는 너무 건조하니까. 우리는 어떤 이야기가 거짓인 것을 몰라서 재미있어 하는 것은 아닌 것 처럼

화해

타고난 이야기꾼이었던 아버지는 마침내 이야기의 한 부분으로 죽는다.
아버지는 타고난 이야기꾼이었고, 마침내 이야기의 한 부분으로 죽는다. 그 이야기는 아들의 이야기. 아들이 전해준 그 이야기가 정말 에드워드 블룸이 어렸을 적 마녀의 유리눈에서 본 것인지, 아버지가 아직 젊었던 시절 아들에게 꾸며서 말해준 것인지, 아들이 꾸며낸 이야기인지 도저히 알 수 없다. 단지 알 수 있는 것은 아들이 이제 아버지의 이야기를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아버지의 장례식에서 아들은 아버지의 이야기들을 한 자리에서 모두 만난다. 등장인물들이 아버지의 이야기처럼 과장된 것은 아니지만, 동화의 조금은 현실적인 버전으로 그 사람들이 모두 그 자리에 있다.

이제 나의 이야기

나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 아직 잘 모르겠다. 다른 여러 가족도 나의 경우와 많이 다르지는 않을거라 지레짐작하면서 아버지와의 약간의 거리를 어쩔 수 없는 것으로 받아들이곤 한다. 가끔 대화를 나누면 아버지가 내 이야기에는 관심이 별로 없으신 것 아닌가 의심스러워 하면서, 정작 나 스스로도 아버지의 이야기를 마치 벽 너머로 듣듯이한다.

정작 생각해보면 나도 아버지도 부디 내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호소하고 있었던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사실은, 내가 먼저 정말 끝까지 제대로 들었다면 아마 아버지도 내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셨을 지도 모르겠다. 결국 중간에서 서로 거리를 두게 하는 것은 서로의 마음이 아니라 서툰 말솜씨이지 않을까.

에드워드 블룸은 탁월한 이야기꾼이었지만, 아들에게 맞는 방식으로 대화를 나누지는 못했다. 아마 그가 살아온 방식을 갑자기 바꿀 수 없었을 것이다. 윌 블룸은 신문사 기자로 나온다. 분명 실력있는 글쟁이였겠지만, 아버지처럼 세상을 이야기로 이해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하지만 아버지가 된 윌은 마침내 그냥 말이 아닌 이야기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