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읽고

신영복 선생과 그 책의 유래에 대해서 알게 된 후로 선생의 책을 읽어보아야겠다고 계속 생각은 했지만, 이런저런 핑계로 차일피일 미루기만 했다. 그러다가 선생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이미 많이 늦었지만, 더 늦진 말아야겠다는 생각에 선생의 책 몇 권을 샀다. 그중에서 가장 먼저 읽기 시작한 것이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전자책,종이책)이다.

이미 대부분 잘 알고 있겠지만,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은 신영복 선생이 가족에게 보낸 편지를 지인들이 묶어서 책처럼 만든 것이 시작이다. 나중에 서간을 더 모으고 따로따로 출간되었던 것들을 다시 묶어서 현재의 개정판이 나왔다. 내가 먼저 산 전자책 세 권은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강의 (나의 동양고전 독법), 담론이고, 최근에 나온 마지막 강의는 책으로 사려고 마음먹고 있다. 구매한 책 중에서 이 책을 가장 먼저 보기 시작한 것은 물론 시기적으로 가장 앞서 있기도 하지만, 편지를 묶은 수필이다 보니 가장 읽기 쉬울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편한 마음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지만, 뜻밖에 책은 읽기가 쉽지 않았다. 문장 자체가 어렵진 않다. 신영복 선생은 어렵게 씀 직한 글도 쉽게 잘 풀어서 썼고, 쓸데없는 미사여구도 없어서 눈이 어지럽지도 않았다. 다만 책을 읽어나가기가 어려운 것은 그 편지에 녹아 있는 경험이나 생각의 깊이를 내가 도무지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인 듯했다. 읽으면서 느껴지는 것은 선생이 참 맑으신 분이란 것이었고, 흔히 같은 물을 마셔도 소는 우유로 나오고 뱀은 독으로 나온다는 것처럼 나 같은 사람이 겪기엔 좌절과 증오만 더했을 법한 길고 긴 감옥 생활을 스스로 대학으로 만들고 깊은 성취를 이루었다.

책에 소개된 실물 편지의 글과 그림을 보면 그 성격이 그대로 드러나 보이기도 하고, 매우 사소하거나 아니면 오히려 기분 상할 법한 경험에서 아주 오래 남을 교훈을 찾아내기도 한다. 하지만 한 번 만 읽어서는 도저히 그걸 다 이해하기 어려울 것 같다. 다만 인상 깊었던 글 한 토막을 소개하자면, 책 초반의 청구회의 추억이란 제목의 편지글이다. 청구회는 대학 소풍 가는 길에 우연히 동행하게 된 어린 친구들과 친해지고, 몇 년에 걸쳐 교류한 것에 대한 추억을 적은 글인데, 읽어보면 선생이 원래 이렇게 맑은 사람이었구나 하는 것과 난 애초에 이 발끝에도 미치지 못하는 사람이면서 자존심과 옹고집은 몇 배 크지 않나 하는 반성도 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좀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 책을 읽다 보면 한 편으로 일종의 수필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서간체 소설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루이제 린저가 쓴 생의 한가운데가 문득 떠올라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물론 생의 한가운데는 두 사람이 편지를 주고받고, 이 책은 선생이 보낸 편지만을 모은 것이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라 편지로 이야기가 진행된다는 점에서 그런 인상을 받은 것 같다. 편지 하나하나 별개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하나의 큰 흐름을 따라 진행되는 느낌. 어쩌면 그 끝을 이미 알고 있어서 인지도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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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dcast Apps: Castro v. OverCast

처음에는 애플의 공식 Podcast 앱을 사용하다가, 조금 불편함을 느끼고 InstaCast를 다운 받아서 한참 사용하였습니다. 인스타캐스트도 분명 잘 만든 앱이라고 생각하지만, 쓰다보니 약간씩 불편함이 느껴져서 새로운 팓캐스트 앱을 찾아보기로 마음을 먹고 선택한 것이 CastroOverCast입니다. PocketCast 같은 다른 앱에 대한 추천 글도 많이 있었지만, 디자인도 고민해보다 보니 결국은 위 두개를 사용해 보기로 마음먹게 되었습니다.

일단 둘다 유료앱다지만, OverCast는 기본 기능을 사용해 보고 추가기능을 IAP로 구매하는 것이라서 일단 무료버전으로 사용 중이고, Castro만 구매해서 사용해보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디자인은 두 앱 모두 말끔하기 때문에 몇 가지 기능적인 면을 위주로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이어듣기

Castro는 아주 단순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으며 별도의 Playlist 편집 기능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설정 화면을 제외하고는 크게 두 개의 화면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내가 구독하는 팓캐스트의 목록이 있는 화면으로 팓캐스트를 탭하면 해당 팓캐스트의 에피소드 목록을 볼 수 있는 상세화면으로 들어가고, 여기서 에피소드를 한 번 더 탭하면 에피소드 상세 화면으로 넘어갑니다. 다른 하나는 시간 순서에 따른 에피소드 목록 화면으로 구독 팓캐스트에 관계없이 하나의 리스트로 되어 있습니다. 이 때 설정에서 이어 듣기 옵션을 켜두면 지금 듣고 있는 에피소드 종료 후에 직전 에피소드를 자동으로 재생합니다. 문제는 이걸 바꿀 수 있는 다른 옵션이 없다는 점입니다. 오직 켜고 끌 수만 있고, 특정 팓캐스트 내의 에피소드를 이어서 듣거나 시간의 역순으로 듣거나 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Castro의 개발자는 이 앱이 소수의 채널만을 구독하는 라이트 유저를 대상으로 한다고 합니다. 아마 그 말이 맞을 수도 있겠지만, 특히 우리나라에서 1, 2부 등으로 편집하여 제공하는 채널의 경우에는 실질적으로는 자동으로 이어들을 방법이 없고, 특정 채널의 에피소드만 연속으로 듣고 싶다고 해도 방법이 없는 문제가 있습니다.

Overcast는 이에 반해, 이러한 설정이 상당히 자유로운 편입니다. 일단 Castro를 구매했기 때문에 Overcast를 유료 결재하지 않고 살펴보고 있습니다만, 프리미엄 기능 중에 사용자가 직접 플레이리스트를 구성하는 기능이 있기 때문에, 기호에 맞게 이어듣기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Overcast 역시 시간 순서(Timeline)에 따라 에피소드를 나열해서 보여주는 화면이 있습니다.

알림(백그라운드 새로고침)

두 프로그램 모두 백그라운드 새로고침을 지원하고, 새로운 에피소드가 있을 때면 알라으로 알려줍니다. 알람 시간을 기반으로 할 때 상대적으로 Overcast의 새로 고침 시간이 지속적으로 더 빠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는 아무래도 Castro가 백그라운드 새로고침에만 의존하는 반면에 Overcast는 overcast.fm에 가입한 것을 기반으로 서버에서 푸시를 해주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에피소드가 나올 때마다 바로바로 들어야만 하는 성격은 아니라서 이부분은 크게 중요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알람을 보여주는 형식에서도 Castro는 어떤 채널에 새로운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정도라면 Overcast는 어떤 채널에서 이러이러한 에피소드가 새로나왔습니다 형식으로 알려주기 때문에 좀더 친절합니다.

동기화 (혹은 Back-up)

최근에 아이폰을 분해했다가 전화기가 말썽을 일으켜서 아이폰을 완전히 초기화하였는데, 이 과정에서 클라우드 서비스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절감했습니다. 최소 iCloud라도 제대로 동기화 또는 백업이 이루어지고 있던 어플리케이션의 경우에는 전화기를 완전히 초기화한 경우에도 정보가 그대로 들어있거나, 최악의 경우에도 몇 달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인데, 이게 제대로 안되어 있는 서비스의 경우에는 (직접 백업하는 기능이 있어도) 이제껏 쌓아온 데이터를 날려먹거나, 모든 설정을 새로 해줘야 했기 때문입니다. 팓캐스트 어플의 경우, 이 두 앱이 대비대는 두 경우에 해당됩니다. 앞에서도 잠시 언급했듯이 Overcast는 자체 동기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전화기를 초기화하고 난 이후에도 기존 구독 목록이 그대로 있었지만, Castro는 iCloud나 Dropbox 동기화도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초기화 이후에 구독 채널을 일일이 다시 입력해야 했습니다. 웃겼던 것은 현재 주력으로 쓰는 팓캐스트 앱이 Castro임에도 Overcast의 구독 내역을 보면서 하나하나 검색해 넣었다는 것입니다.

부가 기능

공통으로 있는 부가기능이라면 이어 듣기나 재생 속도 조정이 있는데, 이는 이런 종류의 모든 앱에 해당이 되기 때문에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여기에 추가해서 Overcast는 목소리 강화(Voice Booster) 기능이 있는데, 몇 번 체험해 본 느낌으로는 매우 훌륭했습니다. 대개의 경우 팓캐스트를 들을 때, 녹음된 목소리가 작아서 다른 음악 앱과 비교해서 볼륨을 상당히 높여서 듣는 편인데, 이 부스터 기능을 사용하면 심지어 빠르게 재생하고 있는 와중에도 목소리만 골라서 크고 또렷하게 들려줍니다. 그 외에 말이 없는 부분은 빨리 넘겨서 시간을 아껴주는 기능도 있다고 하지만, 팓캐스트를 들으면서 빨리 넘기고 싶을 때는 대개 아무 소리가 없을 때 보다는 광고를 들려주고 있을 때이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는 기능이라고 생각합니다.

결론

사실 Castro를 구매한 것은 이것은 처음부터 유료앱이었고, Overcast는 무료 + In-App 구매였기 때문에 한 번 써보려는 생각에 구입하게 된 것이 큽니다. 아마 둘 다 무료로 사용해 보고 선택했다면 저는 Overcast를 선택했을 것 같습니다. 다만 지금 Overcast를 구매하지 않고 있는 이유는 조만간 Castro 2가 나올 것이라는 소식(별도 판매)을 접했는데, Castro가 디자인은 무척 깔끔해서, 지금 제가 아쉬워하는 부분이 Castro 2에서 상당부분 해소된다면 한 번 고려해 볼 생각이 있어서 입니다. 하지만 Castro 2는 일단 언제 나올지 알 수 없는 상태이고, 현재 기준에서 선택한다면 Overcast를 추천합니다.

 

FiftyThree에 대한 작은 생각

FiftyThree라는 회사를 알게된 것은 Paper라는 아이패드용 그림 앱을 통해서였다. 이 Paper라는 앱은 무료로 다운 받을 수 있고, 펜 하나를 이용할 수 있는데 추가적인 도구는 돈을 더 내면 구매할 수 있다. 사실 나는 이런 식을 Freemium 앱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어지간히 마음에 들어도 인앱 구매가 필요하면 그냥 지워버리는 경우가 많다. 차라리 처음부터 제 값 치르고 사는 것이 마음이 편해서이다. 하지만 이 앱은 내가 몇 번 써보다가 반해서 추가적인 도구들을 구매한 몇 안되는 아이패드용 응용프로그램 중의 하나이다.

어떻게 발전해 오고 있나.

지우개를 포함하여 펜, 볼펜, 연필, 아웃라이너, 붓 등은 처음부터 미리 정해진 제한된 종류의 색과 함께 구매 후 사용할 수 있었다. 이후 여러가지 색을 조합할 수 있는 믹서 기능이 추가되었고, 확대 기능도 매우 세련된 방식으로 들어갔다. 이 앱은 감압 기능이 있는 터치펜 중에서 포고 플러그를 지원했는데, 일반적인 터치펜 만으로도 이미 이 회사가 추구하는 방향으로는 거의 완성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놀라운 것은 이 회사가 소프트웨어 제작자로 그치지 않고, 손에 잡히는 무언가를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첫 번째는 Book이었다.

맞다. 보통 명사로 책__이다. 책은 당연히 종이__로 이루어져 있을 것이고. Paper 내에서 인쇄를 원하는 그림 묶음을 골라서 그 중에 15장을 고르면 그걸 엮어서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 준다. 나도 하나 만들어서 여자친구에게 선물해 줬는데, 바로 우편으로 보내서 아쉽지만 실물을 보지 못했다. 중요한 것은 이 회사가 단순한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하드웨어까지 제작하는 — 직접 만드는 것은 아니더라도 — 실제로 Book도 Moleskin과의 협업으로 제작된다 — 회사가 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Book을 제작하기 시작한 다음에는 Pencil이란 것을 만들어서 발표하였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Paper에 최적화된 터치펜이다. 팜 리젝션 기능이 지원되며 뒷면은 지우개이고, 펜슬을 연결한 채로 손으로 그림을 문지르면 실제로 물감이나 펜을 손으로 문지른 듯한 효과(Blend)가 나타난다. 최근 iOS 업뎃으로 펜촉부분의 굵기가 다른 부분을 이용해서 감압기능 없이 굵기를 다채롭게 조정할 수도 있게 되었다.

최근에는 Mix라는 이름의 공유의 공간을 만들기도 했다. 이 곳에는 온전히 내가 그린 그림을 올려서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도 있고, 또 다른 사람이 만든 작품을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그 그림을 이용해서 새로운 그림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 나는 실력이 워낙 일천하여 믹스에 그림을 올리는 경우는 잘 없지만 다른 사람의 작품과 그 변주를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울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 자주는 아니지만 — 간혹 이것으로 나름대로 그림연습을 하며 요긴하게 사용하고 있다. 사용하는 동안 즐거운 기분을 안겨 주는 프로그램이다.

지금 하고 있는 일

FiftyThree는 최근의 업데이트로 페이퍼를 완전히 무료화하였다. 기존에는 인앱구매를 통해 돈을 내고 잠금을 풀거나 펜슬을 구매해서 동기화 해야만 모든 도구를 사용할 수 있었다. 모든 도구를 구매하고, 거기다가 펜슬까지 구매한 입장에서는 상당히 충격적인 발표였지만 이로서 이 회사가 무엇을 꿈꾸고 있는지 겉핥기 정도는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Platform: 식상한 단어이기도 한데,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입에 올리고 있고 또 중요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나도 한 자리 껴보려고 한다. 믹스는 창작품을 만들고 공유하는 아주 새로운 방식의 네트워크이다. 물론 사진이든 그림이든 내 작품을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은 적지 않다. 하지만, Creative Commons 정신에 이토록 충실하게 입각해서, 나와 다른 사람의 작품을 자유롭게 변주할 수 있는 공간을 열어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닐까 생각한다. (혹시 다른 예가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그리고 최근 트위터 피드를 보면 커다란 행사가 있을 때, 전문적인 카투니스트 등을 초빙해서 페이퍼를 통해 그림을 그리고 트위터와 믹스를 통해 공유하도록 하면서 사람들에게 페이퍼의 존재를 알리고 있다.
  • 유형의 회사: IT의 발전과 더불어 유형적인 것보다도 무형적인 것의 가치가 엄청나게 성장한 것처럼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니면 그렇기 때문에 유형적인 것의 가치는 여전히 엄청나다. 나만해도 잘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앱 하나가 10달러가 넘으면 심각하게 고민을 하지만, 손에 잡히는 무언가를 만원에 산다면 그만큼 고민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하나는 만질 수 없고 다른 하나는 만질 수 있으니까. 개인적으로는 그렇기 때문에 유형의 무언가를 만들어 낸다는 것은 한 기업의 성장에 있어서도 엄청난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Fiftythree가 소프트웨어 회사를 넘어 실물을 만들어 내기 시작한 것이 이 회사의 성장에도 많은 긍정적인 효과가 있으리라고 믿는다.

결론

모든 종류의 신생 기업들이 이런 성장 방식을 따라하긴 어려울 것이다. 그리고 스타트업 회사들의 특성을 생각해 보면 이런 성장방식이 다 맞다고 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Fiftythree의 성장 전략은 분명 의미가 있을 것이다. 만약 이 회사가 페이퍼라는 기반없이 펜슬을 개발해서 판매하고자 했다면, 그리 좋은 반응을 얻지는 못했을 것이다. 내 경험으로 펜슬은 분명 잘 만들어진 블루투스 터치펜이지만, 페이퍼 외에서는 기능이 상당히 제약된다. 물론 이 기능에 대한 API를 공개하지 않아서 일 수도 있으나, 페이퍼라는 앱이 없었다면 그러한 기능에 대한 수요조차도 접하기 어려웠으리라고 본다. 바로 얼마전에 53은 세 번 째 모델의 펜슬을 출시했다. 내부에 금 소재를 채택해서 성능이 더 좋아졌다고 한다. 누가 이 제품을 살까? 페이퍼를 이용해 그린 그림을 믹스에 열성적으로 올리는 사람들일 것이다. 왜냐면 다른 앱에서 쓸 수 있는 정도의 기능으로는 펜슬을 구매하는 것은 틀림없는 낭비일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나처럼 디자인에 꽂혔다면 논외다)

53은 페이퍼라는 앱을 통해서 $80에 달하는 펜슬이라는 블루투스 터치펜을 구매할 다수의 잠재고객을 확보하는 전략을 — 처음부터 의도했던 것은 아닐지라도 — 수립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앱을 유료로 판매했을 뿐 아니라, 간간이 Book을 판매할 수도 있었으니 여러모로 성공적인 전략이었다고 생각한다.

 

Fitbit Charge HR

3주 전쯤, 벼르고 벼르던 핏빗을 구매했습니다. 핏빗을 구매하기 전에는 작년 미국에 있을 때 아마존에서 나름 저렴하게 구입했던 1세대의 나이키 퓨얼밴드를 차고 다녔습니다. 퓨얼밴드는 만보계로서의 기능이나 퓨얼을 통해 활동량을 알려주는 것은 꽤 좋은데, 일단 수면 추적 기능이 없다보니, 정말 그저 비싼 만보계일 뿐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이번에 구매한 Fitbit Charge HR은 당연히 수면 추적도 가능하고, 24시간 심박수도 측정해 주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여러모로 만족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많고 많은 스마트 맨드 중에 무엇을 사는게 좋을까?

시중에는 이미 다양한 종류의 스마트 밴드가 나와있습니다. 삼성 등 대형 제조사의 제품 외에도 거의 처음 이런 류의 제품을 출시한 조본의 , 핏빗, 미스핏 샤인, 그리고 전통적인 아웃도어 악세사리 브랜드 중 하나인 Garmin이 출시한 Vivosmart도 있습니다.이들 제품 중에서 제가 후보로 생각한 것은 조본에서 출시예정인 UP3, Fitbit Charge HR, 그리고 Garmin의 Vivosmart였습니다.

선택의 기준은?

후보군을 정해 놓고 마지막으로 결정하려고 할 때 제가 중요하게 생각한 기능은 방수와 심박계였습니다. (사실 저 세 개의 후보군도 이 두 가지 기본 기능을 위주로 남겨둔 것입니다.)

  1. 방수: Vivosmart

    제조사에서 알려주는 정보만 놓고 봤을 때는 방수기능은 비보스마트가 가장 훌륭하다고 판단됩니다. 수치로 표시되는 방수성능도 더 높았고(50bar로 기억합니다.) 수영, 목욕 시에도 자유롭게 쓸 수 있습니다. 조본의 신제품인 업3도 수영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고 써져 있지만 방수 가능 수심은 10m로 되어 있었습니다.일반적으로 10m 방수라는 것은 생활 방수 정도의 수준이지 실제로 10미터 수심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기에 약간 미심쩍은 것은 사실입니다. 핏빗의 경우에도 방수 가능한 수심은 10미터입니다. 다만 수영은 할 수 없고 샤워는 괜찮다고만 써져 있습니다.

  2. 심박계: Fitbit Charge HR

    요즘엔 여건상 잘 못하지만 수영도 좋아하는 편이어서 방수기능만으로도 비보스마트에 많이 끌렸어요. 한 가지, 상당히 아쉬운 점이 밴드만으로는 심박수 측정이 불가능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명확하게 표현된 곳이 없어서 좀 헤맸는데, 비보스마트는 심박수 측정을 위해서 별도의 스트랩을 가슴부에 착용해야 됩니다. 고전적인 방식이지요. 그와달리 업3과 핏빗은 팔목에 차고 있는 것만으로 심박수를 측정해 줍니다. 여기서 정확도의 경우, 조본은 아직 제품이 나오지 않아서 알 수 없지만, 핏빗은 리뷰에서도 기존 순토, 가민 등의 사용자가 두 기기 비교 결과 거의 같게 나온다고 말해줬고, 저도 스마트폰의 심박 측정 어플로 측정한 결과와 비슷하게 나오기 때문에 제법 신뢰할 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여기서 핏빗에 점수를 준 것은 핏빗은 24시간 심박수를 측정하지만, 업3의 경우에는 안정시 심박수가 중요하므로, 안정시 심박수만 측정한다고 설명에 써져 있어서 입니다. 정작 운동할 때 어느 정도 강도인지 보기 어렵다면 비싼 밴드를 사는게 큰 의미가 없으니까요.

  3. 알람기능

    개인적으로 크게 중요하지는 않지만, 또 있으면 나름 요긴한 것이 이 알람기능 인 것 같습니다. 홈페이지에서 보면 가민은 통화 외에 문자나 다른 여러 알림을 밴드에서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안타깝게도 핏빗은 통화만 푸시해서 보여줍니다. 그나마도 아직 한글은 지원이 되지 않는지, 영어로 저장된 번호나, 저장되지 않은 번호는 이름이나 번호를 잘 보여주지만, 한글이름은 그냥 전화기 아이콘만 보여줘서 효용이 약간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괜히 알람 때문에 팔이 자꾸 웅웅 거리는 것도 별로이고, 묵음에 진동도 꺼둔 상황에서 전화 알람을 받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쓸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사기 전에 고려할 사항은?

저는 이 제품을 아마존에서 배송비 포함하여 155 달러 정도에 구매했습니다. 아주 비싼 것은 아닐지 모르지만,만보계 정도의 활용이라면 또 낭비인 것도 사실이니만큼 이걸 잘 활용할 수 있을지 먼저 생각해 볼 필요는 있습니다. 저같은 경우엔 자는 동안의 심박수(= 안정시 심박수)를 낮게 유지하는 것이 건강의 한 가지 지표라고 생각합니다. 잘 자면 그만큼 자는 동안 뒤척임도 적고 심박수도 낮게 유지된다고 보는 것이죠. 그런 관점에서 아침에 심박수를 체크해보고 그날 저녁에 좀더 잘 자기 위해서 약간은 더 신경을 씁니다. 예를 들어 자기 전에 약간이라도 명상을 하고나면 심박수가 더 낮아지는 경향이 있어서 도도록 명상을 빼먹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리고 평소에 더 많이 움직이려고도 하구요.

다만, 핏빗은 경쟁제품인 업에 비해서 수면체크 기능이 좀 약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지금 사용 중인 앱만 보더라도 다른 앱처럼 얕은 잠 깊은 잠을 구분해서 보여주지 않고, 그저 자는 중에 뒤척임이 어느 정도 있었는지만 보여줍니다. (물론 이걸통해 간접적으로 알 수있겠지만) 그리고 얕은 잠일 때 깨워주거나 하는 기능도 없습니다. 알람을 설정할 수 있지만, 정해진 시간에 그저 사정없이 팔에서 진동을 울려대요 구매 전에 이러한 부분은 고려해 두시는게 좋을 듯합니다.

결론

추천

몇 가지 단점에도 불구하고 지금 살 수 있는 스마트 밴드류 중에서 꽤 살만한 제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샤오미의 미밴드와 같은 초저가의 경쟁제품이 있긴합니다) 일단 디자인도 무난하고, 꽤 정확한 심박계와 기본은 되는 방수 기능 등등을 고려해보면 그래도 이 정도 가격에 이 정도 제품은 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SKINS A400에 대한 리뷰

구매 과정

SKINS 타이즈 구매에 대해서 고민을 하다가 하나 사려고 마음 먹었을 때, 자연스럽게 먼저 Amazon.com에서 검색을 해보았습니다. 물론 아마존에서의 구매가 한국보다 저렴하긴 했지만 그래도 바지 하나가 거의 $150이라 많이 망설였는데, 그나마도 구입하려고 보니 제게 맞다싶은 사이즈는 이미 물건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구글에서 검색을 해서 우연찮게 들어간 곳이 ChainReaction Cycles라는 싸이클 용품을 주로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이었습니다. 일단 가격이 개당 $80 정도로 무척 저렴했고, 제가 산 수량(위, 아래 각각 2개씩 총 $320 정도)에서는 무료 배송에다가 사이즈별 재고도 넉넉했기 때문에 한 번 도전해 보자는 생각으로 여기에서 물건을 구매했습니다.

구매하고 나서 3주 가까이 기별도 없었기 때문에 (USPS…) 조금 걱정이 되긴했지만, 다행히 3주 정도 지났을 때, 우편함에 꽂혀있는 물건을 확인해 볼 수 있었습니다. 일단 물건도 아무 문제 없이 잘 받았고, 처음 입으면서 봉제가 조금 뜯어져서 교환이 가능한지 문의했더니, 바로 새 상품을, 그것도 DHL 특송으로 보내줬기 때문에 무척 만족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운동용품을 살 때도 일단 여기서 먼저 검색해 보고 있으면 모두 여기서 구매할 생각이에요.

사용 후기

  1. 착용SKINS A400은 사이즈가 XS부터 XXL까지 있습니다. 제 같은 경우 사이즈 조견표에 따르면 S을 입는 것이 맞지만 인터넷으로 검색하다보니, 한 사이즈 정도 작게 입는 것도 좋다는 글을 읽어서 XS로 주문했습니다. 입어보지 못하고 주문한 것이라 약간 걱정은 되었지만 다행히 몸에 잘 맞습니다. 일단 몸에 딱붙는 형태의 옷이기 때문에 입기 약간 불편한 것은 입습니다. 바지는 그래도 쉽게 입고 벗을 수 있지만 웃옷은 어깨 부분이 걸리기 때문에 꽤나 번거롭습니다. 특히 운동이 끝나고 살짝 젖은 상태의 웃옷을 벗는 것은 시간이 꽤나 걸립니다. 저는 좀 익숙해지고도 5분 가까이는 걸리는 것 같아요.착용하고 나서 마음에 드는 부분은 하의든 상의든 관절 부분이 전혀 불편하지 않은 것입니다. 다른 타이즈의 경우 바지의 경우에도 스트레칭 하느라 다리를 좀 벌리다보면 걸리는 느낌이 나서 불편했고, 최근까지 입던 CW-X의 상의도 팔을 올리면 옷이 배꼽위까지 올라가서 불편했는데, 스킨스는 팔, 다리를 어떻게 움직여도 걸리적거리는 느낌이 전혀 없이 편합니다.

  2. 운동하며 느껴지는 것그래도 일단 입고나면 무척 편안합니다. 상당한 수준의 Compression(압박?)이 들어가지만 그냥 입고 있는 상태에서는 그냥 편안히 몸을 감싸고 있는 느낌이고, 달리기를 할 때도 가끔 바람이 불어오면 아무것도 입지 않고 뛰는 것처럼 편합니다. 운동을 아주 고강도로 오래하는 편은 아니어서 에너지를 많이 아껴주거나 하는 측면에서는 확신이 어렵지만 입고 운동하면서 다음과 같은 몇가지는 체감되는 면이 있었습니다.
    • 제가 하는 운동 프로그램 중에 한 쪽 다리로만 풀 스쿼트(앉았다 일어서기)를 하도록 요구하는 것이 있습니다. 평소에 일반 옷을 입고 있을 때 보다 스킨스를 입고 있을 때 좀더 수월하게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건 제가 평소 입는 옷이 운동하기 불편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요.
    • 무릎이 아주 튼튼한 편은 아니어서 달리기를 하면서 내리막길(계단이든 산비탈이든)을 내려오고 나면 무릎에 통증이 심한 경우가 꽤 있습니다. 예전에 그냥 반바지를 입고 뛰면 거의 매번 그랬는데, 스킨스류의 타이즈를 입고 서는 그런 일이 적습니다. 특히 이번에 스킨스를 구매하고 나서 근처 북한산 둘레길을 자주 달렸는데, 내리막길을 오랫동안 내려오고도 무릎이 멀쩡해서 무척 만족하고 있습니다.
  3. 결론
    • 입고나면 편안하게 몸을 감싸주는 느낌
    • 팔, 다리를 움직이기 편하다
    • 내리막길을 달리거나 할 때 관절부분의 부상을 잘 방지해 주는 것으로 보인다.
    • 입고 벗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 다른 브랜드의 타이즈 류에 비해서 가격이 비싼 편이다.

 

2Do vs Things

스마트폰을 구입한 이후, 일정이나 해야할 일을 스마트폰에 입력해서 관리하는 것을 더 편히 여기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구매한 앱이 바로 2Do와 Things인데요. 둘 모두 장단점이 있는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저 같은 경우 먼저 구입한 것은 2Do이고, 기능적인면에서 만족하고 사용하였습니다. 그러다가 반쯤은 실수로 반쯤은 호기심에 Things for iPhone을 구입하였는데, 단순하지만 딱 필요한 만큼은 있는 기능과 무엇보다 빠른 동기화가 마음에 들어 iPad버전까지 구매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Mac은 없기 때문에 이 글에서는 iOS버전에 대해서만 말씀드리려 합니다.

2Do

2Do는 GTD에 기반한 앱은 아니지만, 태그 등을 활용해서 GTD에 맞춰 사용할 수는 있습니다. 그리고 비록 컨텍스트는 지원하지 않아도, 새로운 버전에서는 인박스 개념은 도입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은 버전 3의 베타를 아이폰과 아이패드에서 사용 중인데, 베타이기 때문에 아이클라우드 리마인더를 이용한 동기화가 조금 불안정한 면이 있긴하지만 전반적으로 사용성과 비주얼 측면에서 대폭 향상되어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사실 이전 버전에서는 동기화가 마음에 들지 않아 Things로 옮겨 갔엇는데, 새로운 버전은 동기화도 제법 차분해 졌습니다. 더구나 완전히 갈아엎었다 싶은 수준의 업데이트도 무료로 제공된다는게 고마울 정도지요.

장점

  • 할일, 프로젝트, 체크리스트 간 변환이 매우 쉽고 빠름
  • 여러 리스트(폴더)를 다시 그룹으로 나누어 관리할 수 있음
  • 스마트 리스트로 검색 조건 저장
  • 다양한 동기화 수단. 특히 미리알림을 통하면, 태그까지 동기화하면서도 미리알림에서도 관리가 되기 때문에 맥을 사용못하는 경우에도 편의성이 높음

단점

  • 여전히 상대적으로 느린 동기화 속도. 특히 최초 동기화 시간은 무척이나 긴 편
  • 드롭박스를 이용해 동기화하면,미리알림에 있는 할일 가져오기가 안 되느는 듯

Things

Things는 단순하지만 나름 강력한 태그와 반복관리 등을 등에 업고 히트를 친 할일 관리 앱입니다. 이전 버전은 잘 모르겠지만, 두 번 째 버전에서 도입한 동기화 시스템은 지금 다시 봐도 감탄이 나올만 해요. 의식하기도 전에 완료된다는 느낌. 하지만 그에 반해 사용하기엔, 특히 iOS버전은, 조금 불편한 점이 있어요. 아이패드 버전의 경우에도 정말 화면만 좀 커졌다 뿐이지 아이폰 버전과 딱히 다를게 없는 사용성이고, 개발 속도도 할일 관리 도구를 만드는 곳치고는 무척이나 느린 편입니다. 그래서 중간에 Things를 한참 쓰다가 2Do 3.0의 베타에서 동기화를 지원하면서부터는 2Do를 주력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저만 그렇게 느낀게 아닌 듯, 트위터를 보면 1년 넘게 다음 버전을 개발한다면서도 의미있는 정보를 알려준 것이 없어서, 많은 사람들이 실망하고 Wunderlist나 OmniFocus같은 다른 앱으로 옮겨 가고 있어요. 그런데 오늘 일단 2.5 버전을 통해 iOS 8의 확장 기능을 쓰는 프리뷰를 발표해서 다시 사용자들을 설래게 하고 있네요. 일단 매우 가볍고 딱 필요한 기능은 다 있어서 좀더 고민해볼까합니다.

장점

  • 단순함과 필요한 기능 사이에서의 세련된 균형
  • 강력하고 빠른 동기화
  • 반복 주기를 지정할 때, 다양한 옵션을 선택할 수 있음 (예를 들어 매달 뒤에서 몇 번 째 요일 등)
  • 태그를 만들 때 다층의 폴더구조로 만들 수 있음

단점

  • 시간 또는 위치 기반의 알람 원하지 않음
  • 태그로 필터링할 때, 오직 하나의 태그만 선택 가능
  • 2Do나 OmniFocus와 달리 사진이나 녹음 등 파일 첨부 기능 없음
  • 2Do($9.9, 유니버설)와 달리 폰($9.9)과 패드($19.9) 버전 별도 판매하며, 유상 업데이트 예상됨

 

가난한 나라, 빈곤을 특화하다.

이 책은 “부자나라는 어떻게 부자가 되었고, 가난한 나라는 왜 여전히 가난한가(How Rich Countires Got Rich… and Why Poor Countries Stay Poor)”라는 제법 긴 제목을 가지고 있다. 아프리카 등 제 3세계 국가들이 경제적으로 오랫동안 성장을 하지 못하고, 오히려 선진국들과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설명하고자 하며, 대안으로 다른 전통의 경제학을 제시하고 있다. 내용 상으로는 예전에 읽었던 장하준 교수의 “나쁜 사마리아인들”의 심화된 버전이라는 느낌이 든다.

이 책은 먼저 지금의 선진국들이 부자가 될 수 있도록 이끌어준 지금과는 다른 유형의 경제학적 전통이 과거에 존재했음을 이야기한다. 그것은 일찍이 베네치아, 영국을 부유하게 했고, 이처럼 강대해 지기 전에 미국이 따랐던 원칙이며, 근래에는 아일랜드 등이 낮는 경제 수준을 타파하기 위해 적용한 이론이다. 안토니오 세라가 1613년에 자연 조건이 부족한 베네치아는 그토록 부강해진 반면에 여러 자원이 풍부한 고향 나폴리는 왜 가난한지에 대해 탐구했으며, 리스트 등 많은 학자들도 이에 대해 연구를 했었다. 이들이 탐구해 냈고, 현재의 많은 부국들이 따른 원리는 국내에 제조업을 유치한다는 것이다. 다른 나라에 비해서 기술 수준이 낮은 제조업이라 할지라도 국내에 존재하는 것과 존재하지 않는 것은, 해당 국가 사람들의 실질임금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단지 제조업 종사자의 생활 수준을 높일 뿐만 아니라, 그 주변 지역의 농업 또한 발달시킴으로써 농민의 소득을 향상시키고, 도시에 거주하는 서비스 종사자의 생황수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라이너트 교수는 이를 수확 체증을 불러일으키는 활동으로 표현한다. 즉 나라가 더 부유해지기 위해서는 문화, 관습, 정치 상황에 관계업이 수확 체증 산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리카도에 뿌리를 둔 자유무역에 대한 이론은 실제에 기반한 발전의 경제학을 인식 저편으로 몰아내고, 실제로는 세상을 정확하게 설명하지 못하는 엄밀하게 추상화된 환상에 현실을 끼워넣으려고 한다. 리카도의 비교우위설이란 어느 한 나라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생산에 우위를 가지는 분야에 생산을 특화함으로써 전체적인 부가 증대될 수 있다는 이론이다. 하지만 이 이론을 따를 경우, 현재 개발 수준이 낮은 국가들은 원자재 생산이나, 더 이상의 혁신이 불가능한 구식의 제조업 등 부가가치가 거의 없는 분야에 특화함으로써 이 후에도 계속 가난한 채로 남게 될 것이라는 점이 가장 큰 문제점이다.

리카도의 이론에 기반한 자유 무역이 위험한 점은, 아직 개발도상에 있는 국가들(충분히 효율적이 못한 제조업을 가진 나라들)의 제조업을 선진국과 강제로 경쟁하게 함으로써 계속 발전해야 할 나라들의 가장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부터 차례차례 파멸로 몰아간다는 것이다. 책에 의하면, 무조건적인 자유무역은 후진국의 가장 선진적인 부문부터 사라지게 만든다. 저자인 에릭 라이너트가 제시한 증거 중 몽골의 예시를 살펴보면, 그나마 매우 낮은 기술 수준에서라도 제조업을 보유하고 있던 시기에 비해서, 국제 기구의 권고에 따라 아무런 방어막 없이 몽골의 산업을 개방한 후, 제조업이 멸종되다시피 사라진 이후에 오히려 실질 임금이 하락하였다는 것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다.

라이너트는 기존의 경제학과 달리 경제활동에 품질 수준이 있다는 이론을 제시하였고, 지금 가난한 나라들이 경제적으로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식민주의에 다름 아닌 저개발국에 대한 원조로 그들의 소비를 선진국에 종속시킬 것이 아니라, 수확 체증을 일으키는 혁신이 가능한 산업을 가난한 나라가 유치학고, 경쟁력을 갖출 때까지 보호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책의 부록에 있는 부국을 모방하는 방법에 대한 회르니크의 9개 항목(1684년)을 요약하는 것으로 끝을 맺고자 한다.

  1. 토양에 대한 면밀한 관찰을 바탕으로 농업에 대한 세심한 육성
  2. 천연상태로 사용불가능한 모든 1차 상품은 해당 국가에서 가공
  3. 그 나라 부양 능력에 맞게 인구를 늘리도록 고민할 것
  4. 금과 은이 국내에 유입되면 금고나 외국으로 나가지않고, 유통되도록 할 것(현대에는 외환으로 봐도 될 듯)
  5. 어떻게든 국내 생산이 이루어지도록 할 것
  6. 외국에서 수입을 해오더라도, 금/은이 아닌 해당국 생산품으로 교환할 것(그마큼 수출에 신경쓸 것)
  7. 해외 상품을 수입할 때도, 최대한 가공전 상태로 수입하여 국내에서 최종 가공을 수행
  8. 국내의 잉여 제품을 외국에 완제품 형태로 팔 기회를 항상 찾을 것
  9. 국내에서 충분히 공급받고 쓸만한 품질의 물건은 수입을 금지(하지만 최대한 제한하는 정도가 타협점)

특히 두 번째 원칙에 대해선는 국내에서 가공함으로써, 원래 가치의 두배, 세배가 아니라 열배, 백배의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으며, 발전을 위한 중요한 통찰이라고 생각한다. 라이너트는 책 말미에 비록 이 책으로 당장 어떤 변화가 일어나지는 않더라도, 이제 사람들이 지금의 세계 경제 상황에 대한 원인을 알게 되었으니, 무척 긍정적이라고 말한다. 일단 원인을 알게 되었으니, 언제가는 그 해결책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라이너트의 이론적 통찰은 꼭 국가 간에만 쓰일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처럼 지역적으로 발전 수준이 다른 경우에도,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을 다른 발전된 지역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 적용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개인적인 측면에서도, 더 이상 혁신을 기대하기 어려운 기술적으로 낙후된 분야가 아니라, 지속적인 혁신이 가능한 분야를 개척한다면, 경제적으로 좀더 많은 여유를 누릴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